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65> 知之至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03-20 20:24:37
  •  |   본지 2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알 지(矢-3)갈 지(丿-3)지극할 지(至-0)

다음은 2-3이다.

"自天子以至於庶人, 壹是皆以修身爲本. 其本亂而末治者否矣. 其所厚者薄而其所薄者厚, 未之有也. 此謂知本, 此謂知之至也."(자천자이지어서인, 일시개이수신위본. 기본란이말치자부의. 기소후자박이기소박자후, 미지유야. 차위지본, 차위지지지야)

"천자로부터 서인에 이르기까지 하나같이 모두 몸을 닦는 것을 뿌리로 삼는다. 그 뿌리가 어지러운데도 그 우듬지가 다스려지는 일은 없다. 두터워야 할 데를 얄팍하게 하고, 얄팍하게 할 데를 두텁게 하는 일은 아직 없었다. 이것이 뿌리를 안다고 하는 것이고, 이것이 앎이 지극하다고 하는 것이다."

庶人(서인)은 도성에 사는 사람들로, 대체로 귀족층에서 가장 낮은 자리를 차지하는 士人(사인)들을 가리킨다. 壹(일)은 오로지, 한결같이라는 뜻이다. 薄(박)은 엷다, 얇게 하다는 뜻이다.

천자부터 서인에 이르기까지 나랏일을 맡아 하는 계층이 먼저 해야 할 것으로 몸을 닦는 修身(수신)을 말하고 있는데, 이는 뿌리이기는 하나 몸통은 결코 아니다. 뿌리가 없어서는 몸통도 없지만, 뿌리만 깊게 내리고 몸통이 없다면 이 또한 온전한 나무가 아니다. 따라서 몸을 닦는 일은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태평하게 만들기 위한 뿌리지 몸통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 뿌리가 어지러운데도 그 우듬지가 다스려지는 일은 없다"고 한 말이 그런 뜻을 담고 있다. 그럼에도 몸을 닦는 일이 사대부가 할 일의 전부인 것처럼 여긴다면, 이는 '대학'의 본뜻을 심각하게 곡해하는 것이어서 통치술로 활용할 수 없다.

여기에서 구태여 몸을 닦는 일을 뿌리로 삼는다는 것과 그 뿌리를 아는 것이 곧 '앎의 지극함'이라 말한 데에는 그만한 까닭이 있다. 고대에 천자나 제후, 귀족은 태어나면서부터 백성을 지배하는 신분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통치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헤아리거나 고민할 필요를 그다지 느끼지 않았다. 몇몇 뛰어난 인물은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펴야 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었지만, 그 또한 스스로 철저하게 사유해서 깨달은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거의 800여 년을 이어간 주 왕조에서 聖君(성군)은커녕 明君(명군)조차 드물었다는 사실, 춘추전국시대 수많은 제후 가운데 覇者(패자)로 불리거나 현명하다고 일컬어진 군주가 또한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했다는 사실에서도 확인된다.

타고난 신분이 통치 계층에 속한다 해서 그 신분에 따른 책무를 저절로 해낼 수 있는 게 아니다. 신분 질서 자체가 인위적인 것이니, 그 질서를 유지해나가는 일 또한 인위적인 노력을 더해야 가능하다. 수신을 정치와 통치의 뿌리라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3. 3사망사고 1년 만에…부산구치소 수감자 집단폭행 재발
  4. 4‘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5. 5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6. 6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7. 7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8. 8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9. 9‘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10. 10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1. 1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2. 2‘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3. 3부산시 국감서 전재수 시장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설전
  4. 4부산교통공사 사장 임명, 시설공단은 보류… 협치 여지 남긴 전재수
  5. 5'소장품 셀프 출품'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사의 표명
  6. 6제미나이에 물었다는 이 대통령, 野 "제미나이에 국정 의존, 처참한 수준"(종합)
  7. 7울산시 국감, 시장 발언에 국힘 의원들 퇴장
  8. 8교육위 국감 화두 ‘교부금 축소’…“교육감 대응도 안일” 질타
  9. 9부산회생법원 국감 “지역언론 가치 고려 국제신문 살펴야”
  10. 10李 대통령, AI에 물었다…“중수청장 국무회의 배석불가는 억지”
  1. 1‘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2. 2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3. 3송도 바다서 만난 융드립 커피 한 잔
  4. 4부산에 둥지 수산무역협회…김 등 수출 드라이브
  5. 5가덕 6200억 증액 확약 절실…국회는 특별법 개정안 논의
  6. 6"세무조사 때 금품·향응 수수"…국세청 직원 5년간 31명 징계
  7. 7올해 부산 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다'…1년새 2만5000명↑
  8. 8부산은행, 불꽃축제 등 지역축제 발전에 2억 후원
  9. 9관광과 지역민 함께 성장을…세계가 부산서 묘책 찾는다
  10. 10“친환경 항만 투자 100억 당, 부산 124억 생산유발”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사망사고 1년 만에…부산구치소 수감자 집단폭행 재발
  3. 3‘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4. 4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5. 5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6. 6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7. 7[속보]20일 부산서 70대 남성 무궁화호 열차에 치여 사망
  8. 8“기존 공부량 유지하며 취약점 공략…남은 주말 수능처럼 모의고사를”
  9. 9APEC공원·금련산역 러너지원공간 문 열어
  10. 10‘부캉이’ 수로 출구 부근까지 유도…그물 주위 맴돌며 바다로 안 떠나
  1. 1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2. 2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3. 3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4. 4"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5. 5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6. 6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7. 73연승 KIA, LG 꺾고 23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
  8. 8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9. 9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10. 10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