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91> 盛德至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04-19 20:29:33
  •  |   본지 2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대단할 성(皿-7)덕 덕(彳-12)지극할 지(至-0)착할 선(口-9)

군주가 아니라도 누구나 바라는 일은 살아서는 칭송을 받고 죽어서는 사람들이 그리워하는 존재가 되는 것이리라. 그리되려면 '盛德至善(성덕지선)' 즉 대단한 덕을 갖추어 지극한 선을 이루어야 한다. 대단한 덕은 자신의 내면에 갖춘 힘이고, 지극한 선은 그 힘을 발휘하여 세상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과정과 결과다. 그저 덕만 갖추어서는 아무도 칭송하지 않고 그리워하지 않는다. 그 덕을 사람들에게 베풀어야 하고, 베풀어서 그들을 좋게 해주어야 한다. 그게 지극한 선이다.

덕이 있음에도 그 덕을 쓰지 않는다면, 그 덕은 무용지물이다. 아무 데도 쓰이지 않는 덕은 한낱 허울이고 겉치레일 뿐이다. 그런 허울이나 겉치레는 남은커녕 자신에게도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는다. 사실 누구에게도 보탬이 되지 않는 덕은 덕이 아니다. 그런 덕은 착실하게 배우고 익혀서 얻은 것이 아니라 그저 보고 들은 것을 바탕으로 저 홀로 생각만 거듭해서 얻은 관념적인 덕에 지나지 않으며, 僞善(위선)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학문을 한다면서 그런 수준에서 그치는 이들이 숱하게 많다.

대단한 덕과 지극한 선은 안과 밖의 관계에 있다. 덕은 내면에 쌓은 것이고, 선은 밖으로 베푼 것이다. 배움과 스스로 닦음이 덕을 쌓는 과정이다. 배우면 갈무리해야 하는데, 갈무리는 암송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야만 제대로 된다. 머리가 아닌 몸에 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몸에 갈무리하는 일이 곧 닦음이다.

닦는 일에서 반드시 지니게 되는 마음이 두려운 듯 삼가는 마음이다. 사람들을 대하거나 일을 할 때면 비로소 닦은 것이 드러나므로 자칫 모자라고 서툰데도 나선 것이 아닐까 두려워서 삼가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마냥 머뭇거리며 사람들을 꺼리고 일을 피할 수도 없다. 그래서는 닦은 덕을 쓸 수도 없을 뿐더러 무엇이 얼마나 미흡한지 알 길도 없어서 더 나아질 수도 없기 때문이다. 두렵더라도 실행하면서 배우는 마음이 곧 삼가는 마음이다.

스스로 두려워하며 삼가면서 한결같이 배우고 닦으면 저절로 갖추어지는 것이 위엄이다. 위엄은 권위와 다르다. 권위는 높은 지위나 명성 따위 '자신 밖'에 있는 것으로부터 주어지는 위세다. 반면에 위엄은 그 사람의 '안'에 갈무리되어 있는 덕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세다. 권위는 갖기 쉬우나 쉽게 사그라질 수 있고, 위엄은 드러내기 어려우나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 그런 위엄이라야 참으로 환하게 느껴져서 사람들이 기꺼이 따르거나 가까이한다. 그리고 그가 떠나면 그를 그리워한다. 맹자가 말한 天爵(천작) 곧 하늘이 준 벼슬이 위엄이다.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3. 3[시사난장] 풀숲에 버려진 ‘영도다리의 뼈’
  4. 4“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5. 5“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6. 6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7. 7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8. 8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9. 9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10. 10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1. 1“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2. 2“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3. 3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4. 4李 비판 유시민에 김민석 “대응 불필요”
  5. 5李 대통령 지지율 1%p 하락 39%…민주 국힘 경합
  6. 6[속보] 장동혁 “투표지 육안으로도 많은 문제…특검, 진실 밝혀야”
  7. 7靑 “DMZ 지뢰폭발 사건 북한의 사과와 조치 요구”
  8. 8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9. 9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등 동구 주요 당직자, 북항 돔구장 정부 공모 참여 환영
  10. 10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1. 1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2. 2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3. 3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4. 4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5. 5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6. 6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7조 역대 최대…반도체로만 106조(종합)
  7. 7롯데, 영도대교 복원 인연 축제로 잇는다
  8. 8AI드론으로 참치 찾는 선박 부산 출항
  9. 9‘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10. 10가계대출 금리 5% 턱밑…고정형 주담대 사상 첫 5% 뚫어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3. 3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4. 4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5. 5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6. 6기말고사에 EBS 유사 문항, 처음 아니었다
  7. 7착취 당한 男 장애인 구조해도…부산엔 임시거처조차 없다
  8. 8검증 체계 없는 유가보조금…줄줄 샌다
  9. 9국회 복지위 ‘침례병원 정상화’ 정부 결단 촉구
  10. 10본사 비대위·퇴직자, 지광 고소…실질경영자에 ‘체불 책임’ 추궁
  1. 1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2. 2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3. 3“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4. 4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7. 7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8. 8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9. 9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10. 10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