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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234> 混沌七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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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10-10 2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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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섞일 혼(水-8)어두울 돈(水-4)일곱 칠(一-1)구멍 규(穴-13)

‘장자’ ‘應帝王(응제왕)’에 다음 이야기가 나온다.

“南海之帝爲儵, 北海之帝爲忽, 中央之帝爲混沌. 儵與忽時相與遇於混沌之地, 混沌待之甚善. 儵與忽謀報混沌之德, 曰: “人皆有七竅, 以視聽食息, 此獨無有, 嘗試鑿之.” 日鑿一竅, 七日而混沌死.”(남해지제위숙, 북해지제위홀, 중앙지제위혼돈. 숙여홀시상여우어혼돈지지, 혼돈대지심선. 숙여홀모보혼돈지덕, 왈: “인개유칠규, 이시청식식, 차독무유, 상시착지.” 일착일규, 칠일이혼돈사)

“남쪽 바다의 임금을 숙이라 하고, 북쪽 바다의 임금을 홀이라 하며, 중앙의 임금을 혼돈이라 했다. 숙과 홀은 때때로 혼돈의 땅에서 만났는데, 혼돈은 그들을 극진하게 대접했다.

숙과 홀은 혼돈의 은덕을 어떻게 갚을까 의논하다가 말했다. “사람에게는 모두 일곱 구멍이 있어서 그것으로 보고 듣고 먹고 숨을 쉬는데, 이 혼돈에게만은 그게 없으니 구멍을 뚫어줍시다.” 그리고는 하루에 구멍 하나씩을 뚫어 주었는데, 이레가 되자 혼돈이 죽어버렸다.”

혼돈의 죽음에 대한 유명한 우화다. 여기 나오는 숙과 홀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는데, 숙은 밝음을, 홀은 어둠을 대표하는 것으로 보거나 숙은 재빨리 나타나는 모양을, 홀은 재빨리 사라지는 모양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어쨌든 숙과 홀은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차별이나 분별을 가리킨다고 말할 수 있다.

숙과 홀이 혼돈에 일곱 개의 구멍을 뚫은 것은 구분을 짓는 일이고 분명하게 하는 일이며 질서를 지우는 일이다. 이로 말미암아 본래 아무런 구분이 없이 뒤섞여서 한 덩어리로 있던 혼돈이 죽어버렸다.
이것과 저것, 나와 너, 위와 아래, 선과 악 따위의 분별적 의식이 작동하자 미분화, 무차별의 渾然(혼연)한 세계가 감각과 의식 저편으로 아득히 멀어져버렸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혼돈은 죽었으나 죽지 않았다. 그 혼돈은 숙과 홀이 만든 차별적 세계, 질서 있는 세계 저 아래에서 여전히 숨 쉬고 있으면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질서가 흐트러지는 때를 기다리고 있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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