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할 지(至-0)클 대(大-0)없을 무(无-0)밖 외(夕-2)

노자는 누구보다도 언어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었다. 자신이 꿰뚫어본 세계와 우주의 실상을 가리킬 글자가 달리 없어 이미 널리 쓰던 ‘道(도)’를 썼고, 그것으로는 모자람을 느껴서 억지로 ‘大(대)’를 덧붙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문제는 남는다. 도대체 이 ‘대’는 얼마나 큰 것을 이른단 말인가?

‘문자’ ‘自然(자연)’에서는 “樸, 至大者, 無形狀; 道, 至大者, 無度量”(박, 지대자, 무형상; 도, 지대자, 무도량)이라고 말했다. “통나무는 지극히 커서 꼴이나 모양이 없고, 도는 지극히 커서 무엇으로도 잴 수 없다”는 뜻이다. 통나무는 도를 비유한 말이니, 둘을 형용한 표현 모두 도에 관한 것이다. 여기서 꼴이나 모양이 없다고 한 말은 참으로 꼴이나 모양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인간의 감각과 지각으로는 도무지 헤아리지 못하며 마음으로도 그려낼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뜻이다. 잴 수가 없다는 말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게 있다. 大(대)를 말했다고 해서 밖을 향해 무한히 뻗어 가거나 부풀어 있는 것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대는 至大(지대)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至小(지소)까지 아우르는 크기를 가리킨다.

오늘날 물리학에서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로서 거론하는 전자, 양자, 중성자, 광자 따위 素粒子(소립자)도 노자가 보기에는 ‘지극히 큰 것’이다. ‘문자’ ‘九守(구수)’에서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夫道, 大以小而成, 多以少爲主”(부도, 대이소이성, 다이소위주) “무릇 도는 지극히 크지만 작은 것으로 이루어지고, 지극히 많지만 적은 것을 바탕으로 삼는다.”

‘장자’ ‘天下(천하)’편을 보면 장자의 벗 惠施(혜시)가 했다는 말이 실려 있다. “至大无外, 謂之大一; 至小无內, 謂之小一. 无厚, 不可積也, 其大千里.”(지대무외, 위지대일; 지소무내, 위지소일. 무후, 불가적야, 기대천리) “지극히 커서 그 밖이 없는 것을 대일이라 하고, 지극히 작아서 그 안이 없는 것을 소일이라 한다. 두께가 없어서 쌓아 올릴 수가 없는 것도 소일에서 보면 그 크기는 천 리나 된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