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戈-3) 있을 유(月-2) 한일(一 -0) 낱개(人-8) 꿈몽(夕-11)

때는 1963년 8월 28일, 미국 워싱턴 DC 링컨기념관 앞.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자유 시위로 기록될 오늘 이 시간, 여러분과 함께 있으니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100년 전, 지금 우리 위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저 동상의 주인공 에이브러햄 링컨이 노예해방선언에 서명했습니다… 그로부터 10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흑인들은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10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흑인들은 차별의 족쇄를 찬 채 절름거리고 있습니다. 10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흑인들은 물질적 풍요의 바다에서 가난의 섬 안에 고립되어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 흑인 노예들의 자유를 위한 행진은 이미 100년 전부터 시작되었으나, 여전히 답보 상태에 있었다. 아니, 흑인들의 처지는 더욱더 어려워졌다. 바라던 자유를 얻었으나, 현실은 그 자유를 누리지 못하게 가로막고 있었다. 자유와 함께 차별과 억압도 더욱 교묘하게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던 것이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이 연설도 갑작스레 이루어진 게 아니다. 1955년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 운동 이후 10여 년 동안 흑인 해방과 인권 운동의 경험과 고심에서 나온 것이다. 그 연설은 이렇게 이어졌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이글거리는 불의와 억압이 존재하는 미시시피 주가 자유와 정의의 오아시스가 되는 꿈입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내 아이들이 피부색을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고 인격을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나라에서 살게 되는 꿈입니다. 지금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

我有一個夢(아유일개몽) 즉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그때는 누구도, 연설한 자신조차 이 연설이 흑인들과 인류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칠 줄을 몰랐다. 아닌 게 아니라 이미 두 달 전에 디트로이트에서도 했던 연설을 다시 한 것이다. 꿈을 이루는 것만큼 꿈을 갖기도 쉽지 않다는 것을,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 꿈이 가슴에, 온 몸에 사무쳐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그 연설이 지금도 커다란 울림을 주는 것은 그 꿈이 누구나 바라는 것이면서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