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4> 언니의 꿈을 사 왕비가 되다

“내가 이 꿈을 살게” - 신라 태종무열왕비 문희

  • 조해훈 시인
  •  |   입력 : 2020-09-15 19:48:39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我買此夢·아매차몽

‘제29대 태종대왕은 이름이 춘추이고 성은 김 씨이다. 왕비는 문명황후 문희이니, 곧 김유신의 누이동생이다. 처음에 문희의 언니인 보희가 서악에 올라가 소변을 보니 경성(경주)에 물이 가득 차는 꿈을 꾸었다. 아침에 동생과 꿈 이야기를 하니 문희가 듣고 말하였다. “내가 이 꿈을 살게.” “그럼 무얼 줄래?” “비단치마를 주면 되겠어?” “좋아.” 동생이 옷깃을 벌려 받고, 언니가 말하였다. “간밤의 꿈을 너에게 준다.” 동생은 비단치마로 값을 치렀다.’

‘第二十九太宗大王(제이십구태종대왕), 名春秋(명춘추), 姓金氏(성김씨). 妃文明皇后文姬(비문명황후문희), 卽庾信公之季妹也(즉유신공지계매야). 初文姬之姉寶姬(초문희지자보희), 夢登西岳捨溺(몽등서악사뇨), 瀰滿京城(미만경성). 旦與妹說夢(단여매설몽), 文姬聞之(문희문지), 謂曰(위왈), 我買此夢(아매차몽). 姉曰(자왈), 與何物乎(여하물호). 曰(왈), 鬻錦裙可乎(죽금군가호). 姉曰(자왈), 諾(낙). 妹開襟受之(매개금수지), 姉曰(자왈), 疇昔之夢(주석지몽), 傳付於汝(전부어여). 妹以錦裙酬之(매이금군수지).’

‘삼국유사’의 ‘태종춘추공’에 실린 글의 앞부분이다. 김유신의 막내여동생 문희가 언니인 보희가 꾼 꿈을 사 신라 제29대 왕인 태종무열왕 김춘추(재위 654~661)의 왕비가 된 이야기다.

이어지는 내용에서는 김유신이 김춘추와 함께 공을 차다가 일부러 김춘추의 옷깃을 밟아 옷고름을 찢어 문희에게 꿰매게 했다. 그 후 김춘추가 자주 왕래했다. 어느 날 선덕여왕이 남산에 행차하던 중 김유신이 몰래 임신한 여동생 문희를 불에 태워 죽이려 한다는 것을 알고 김춘추에게 “가서 구하라” 했다. 물론 김유신은 여왕 행차를 알고 짐짓 그리 한 것이다. 그 일 뒤 두 사람은 혼례를 치렀다.

문희는 언니의 꿈이 왕비가 됨을 암시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신라 수도인 경주를 자기 오줌으로 잠기게 해버렸으니, 결국 신라 전체가 자기 것이 된다는 암시이지 않은가. 언니는 모르고 꿈을 팔았지만, 동생은 알아차려 왕비가 됐다. ‘삼국유사’는 정사(正史)인 ‘삼국사기’와 달리 이처럼 설화 전설뿐만 아니라 풍부한 고대 사료를 실었다. 시인·고전인문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기초연금 받으면 부자?…수급 상위 1% 근로소득 월 220만원
  2. 2부산·울산·경남 대체로 맑음…낮 최고 19∼21도
  3. 3트럼프 “이란과 대화 중…전쟁에 쓴 돈 베네수서 만회”
  4. 4기표소서 투표지 촬영해 단톡방 공개한 50대…벌금 50만원
  5. 5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0.5원 ↑
  6. 6무면허 음주 뺑소니에 제지하던 사람 다치게 한 40대 항소심도 실형
  7. 7한미일 외교장관 “北 완전한 비핵화 위한 의지 재확인”
  8. 8전조등 얼굴에 비췄다고 운전자 폭행한 50대 징역 6개월
  9. 9프로야구 입장권 부정구매 후 웃돈 붙여 되판 10대 검거
  10. 10“나 감방서 나왔다”…출소 나흘 만에 또 스토킹한 60대 징역형
  1. 1한미일 외교장관 “北 완전한 비핵화 위한 의지 재확인”
  2. 2李대통령 "다문화 지원 필요하나 역차별까지 정당화 안 돼"
  3. 3진성준 뒤늦게 美비자 발급, 野"한미동맹 균열 드러낸 외교 망신"
  4. 4“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5. 5“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6. 6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7. 7[속보]한동훈, "李 정권 막는 명분 같이라면 '훈훈연대' 힘을 모을 것"
  8. 8[속보] 장동혁 “투표지 육안으로도 많은 문제…특검, 진실 밝혀야”
  9. 9李 비판 유시민에 김민석 “대응 불필요”
  10. 10靑 “DMZ 지뢰폭발 사건 북한의 사과와 조치 요구”
  1. 1기초연금 받으면 부자?…수급 상위 1% 근로소득 월 220만원
  2. 2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0.5원 ↑
  3. 3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4. 4한화오션까지 동참… '조선사 빅3' 공동납품 체계 완성
  5. 5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6. 6‘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7. 7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8. 8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9. 9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10. 10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7조 역대 최대…반도체로만 106조(종합)
  1. 1부산·울산·경남 대체로 맑음…낮 최고 19∼21도
  2. 2기표소서 투표지 촬영해 단톡방 공개한 50대…벌금 50만원
  3. 3무면허 음주 뺑소니에 제지하던 사람 다치게 한 40대 항소심도 실형
  4. 4전조등 얼굴에 비췄다고 운전자 폭행한 50대 징역 6개월
  5. 5프로야구 입장권 부정구매 후 웃돈 붙여 되판 10대 검거
  6. 6“나 감방서 나왔다”…출소 나흘 만에 또 스토킹한 60대 징역형
  7. 7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8. 8“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9. 9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10. 10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1. 1“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2. 2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3. 3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4. 4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7. 7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8. 8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9. 9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10. 10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