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9> 피 토하는 심경으로 아내 애도한 추사 김정희

내가 죽고 당신이 살아서(我死君生·아사군생)

  • 조해훈 시인
  •  |   입력 : 2020-10-06 18:50:41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어떻게 하면 월하노인을 시켜 저승에 하소연하여(那將月姥訟冥司 나장월노송명사)/다음 세상에서는 당신과 내가 바꿔 태어나(來世夫妻易地爲 내세부처역지위)/내가 죽고 당신이 천리 밖에 살아서(我死君生千里外 아사군생천리외)/이 마음 이 슬픔을 당신이 알도록 했으면(使君知我此心悲 사군지아차심비)



‘완당전집’ 권10에 나오는 추사 김정희(1786~1856)의 시 ‘도망(悼亡)’이다. 말 그대로 아내의 죽음을 애도하며 읊은 작품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도망시의 백미로 일컬어진다. 현대에 와서도 박남수의 ‘하관(下棺)’, 도종환의 ‘봉숭아’, 신경림의 ‘비’ 등이 절절한 도망시로 알려져 있다.

추사는 왜 이 시를 지었을까? 추사는 제주도 유배 시기인 1842년 11월 18일 예안 이씨인 아내의 병을 걱정하며 편지를 보냈다. 하지만 추사가 편지를 보내기 전 아내는 그보다 5일 앞선 11월 13일 세상을 떠났다. 그 사실도 모르고 편지를 쓴 것이다. 추사가 아내의 부음을 들은 것은 한 달 더 지난 12월 15일이었다.

추사는 부음을 듣고 오열하며 피를 토하는 심경으로 시를 지었다. 외롭기 그지없는 귀양살이에 온갖 애를 다 써준 아내였으니, 오죽하면 ‘내가 죽고 당신이 나로 살았다면 내 심정을 알아줄 터인데’라고 비통해했을까? 이 대목에선 눈시울이 붉어진다.

추사는 경주 김씨 월성위 가문의 종손이었다. 그는 유배된 뒤로 각종 질병에 시달렸다. 음식이 맞지 않아 아내에게 민어를 연하고 무름한 것으로 가려 사 보내 달라, 겨자도 보내 달라, 어란도 구하여 보내 달라는 등 갖은 요구를 해 하인들이 추사의 본가와 제주도를 부지런히 오가며 편지와 음식, 옷 등을 전달했다.

추사는 10년 전 윤상도의 옥사에 연루돼 1840년부터 1848년까지 9년간 제주도에서 귀양살이를 한 뒤 풀려 돌아왔다. 유배된 지 5년째인 1844년 59세 때 그 유명한 ‘세한도’(국보 제180호)를 완성했다. 그의 독특한 추사체도 이 유배 시기에 확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1851년 친구인 영의정 권돈인의 일에 연루돼 다시 함경도 북청으로 유배됐다가 2년 만에 풀려났다.

시인·고전인문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울산·경남 영하권 초겨울 추위…일교차 유의
  2. 2[속보] 트럼프 “UFC 회장에 백악관 대변인 제안, 광기 어린 좌파로부터 우리 지켜야”
  3. 3부산서 부탄가스 난로 폭발 사고... 2명 화상
  4. 4부산시, 국제e스포츠연맹에 임대료 유상 전환 통보... 사무국 해외 이전 우려
  5. 5금관가야 왕도 김해, 내년 '고도' 지정 도전
  6. 61249회 로또복권 1등 14명…당첨금 20억2505만 원
  7. 7[속보]미 애리조나서 60년 만의 민주당 주지사 당선, 상하원까지 다 장악
  8. 8겨울시작 '입동'인 7일, 부울경 맑고 쌀쌀… 외출땐 따뜻한 옷 필수
  9. 9올가을 첫 얼음 관측… 오전 7시 설악산 영하 9도, 횡성 영하 6.8도
  10. 10[속보]대구서 자신 도우려던 구급대원 얼굴 때린 60대 벌금 700만 원 선고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청와대 정무수석에 최인호 HUG 사장 지명
  3. 3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4. 4홍익표 정무수석 사의 표명…후임에 최인호 HUG 사장 거론
  5. 5김민석, 신천지 논란에 “죄송…조사결과 공개해도 문제”
  6. 6회생인가 촉구 시민 목소리 1차분 6일 법원 제출
  7. 7이 대통령, 법무장관 후보자에 이용철 지명…국세청장엔 안덕수
  8. 8[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소폭 반등한 41%…민주36%·국힘 28%
  9. 9김민석, 신천지 논란 재차 사과…“상처 입은 모든 분께 죄송”
  10. 10'조작기소 특검법' 오늘 與 주도 국회 본회의 처리 전망
  1. 11249회 로또복권 1등 14명…당첨금 20억2505만 원
  2. 2[속보]"'블루웨이브 쇼크'에 세계증시 시총 하루만에 4800조 원 증발"
  3. 3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1원… 전주보다 0.2원 ↓
  4. 4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5. 5‘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6. 6비에 화약 젖을라 손길 분주…400m 대형 불꽃 ‘카운트다운’
  7. 7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시대 성큼... 카드소비 1조 돌파
  8. 8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9. 9비수도권 미분양 적체…LH 매입 신청 86% 탈락
  10. 10팔란티어 AI와 함께 만든다…부산 신발업체 창신 ‘혁신 점프’
  1. 1부산·울산·경남 영하권 초겨울 추위…일교차 유의
  2. 2부산서 부탄가스 난로 폭발 사고... 2명 화상
  3. 3부산시, 국제e스포츠연맹에 임대료 유상 전환 통보... 사무국 해외 이전 우려
  4. 4금관가야 왕도 김해, 내년 '고도' 지정 도전
  5. 5겨울시작 '입동'인 7일, 부울경 맑고 쌀쌀… 외출땐 따뜻한 옷 필수
  6. 6올가을 첫 얼음 관측… 오전 7시 설악산 영하 9도, 횡성 영하 6.8도
  7. 7[속보]대구서 자신 도우려던 구급대원 얼굴 때린 60대 벌금 700만 원 선고
  8. 8[속보] 도로 온수관 파열로 생긴 구멍에 행인 빠져…전신 60% 화상
  9. 9[속보] 만천하스카이워크 집라인 운행 중 멈춰…승객 30분간 공중에 매달려 있다 구조
  10. 10미래에셋증권도 해킹 사고… 고객 3800여명 임직원 3만5255명 개인정보 흘러나가
  1. 1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2. 2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3. 3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4. 4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5. 5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6. 6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7. 7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8. 8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9. 9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10. 10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