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10> 허균이 시우(詩友)로 사귄 기생 매창에게 준 詩

누가 설도의 무덤을 지나갈까?

  • 조해훈 시인
  •  |   입력 : 2020-10-11 20:08:26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誰過薛濤墳·수과설도분

절묘한 시구는 비단을 펴놓은 듯하고(妙句堪擒錦 묘구감금금) / 맑은 노래는 흩어지는 구름도 멈추게 하네.(淸歌解駐雲 청가해주운)/ 복숭아 훔친 탓에 인간 세계 내려왔다가(偸桃來下界 투도래하계) / 불사약 훔쳐 인간무리를 떠나버렸네.(竊藥去人群 절약거인군) / 규방엔 등불이 어둑하고 (燈暗芙蓉帳 등암부용장) / 비취색 치마엔 향내 남아있네.(香殘翡翠裙 향잔비취군) / 내년에 복사꽃 피면(明年小桃發 명년소도발) / 누가 설도의 무덤을 지나갈까?(誰過薛濤墳 수과설도분)



교산 허균(1569~1618)이 전북 부안의 기생 매창(梅窓·1573~1610)을 기리며 ‘계량의 죽음을 슬퍼하며’를 제목으로 지은 시 두 수 중 첫수로, 그의 문집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에 있다.

시에서 허균은 매창의 시가 뛰어났음을 상기한다. 복사꽃 피는 봄철이면 누가 무덤을 찾아갈 것인지 애절한 심정을 토로했다. 또한 그를 당나라의 이름난 기생으로, 원진·백거이·두목 등과 시를 주고받은 설도에 비유한다. 매창 역시 허균·유희경·이귀·권필·심광세·임서·한준겸 등 많은 문인과 시를 주고받지 않았던가.

두 사람은 1601년 6월 무렵 허균이 충청도·전라도 세미(稅米)를 거둬들이는 해운판관으로 갔을 때 만났다. 그해 7월 23일 매창을 처음 만나, 부안의 객사에서 둘은 종일 술을 마시며 시를 주고받았다. 기생들과 숱한 염문을 뿌린 허균이었지만, 시에 뛰어난 매창을 알아보곤 잠자리를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10년이나 시우로서 사귀었다. 송도삼절(황진이·서경덕·박연폭포)과 비견되는 부안 삼절이 있다. 매창과 그의 정인으로 알려진 촌은(村隱) 유희경 그리고 직소폭포다. 매창은 부안현 아전 이탕종의 서녀로 태어나 어머니 신분을 따라 기생이 돼 38세에 세상을 떠났다. 매창은 조선 시대 기생 중 유일하게 개인 시집을 출간한 인물이다. 그가 죽은 뒤 1668년 구전으로 전해지던 시 58수를 모아 개암사에서 판각했다.

시인인 부산 감천문화마을 관음정사 주지 보우 스님이 낸 한 시집 ‘감천에서 매창을 만나다’에 매창과 관련한 시 6수가 있다. 스님은 틈만 나면 매창의 무덤을 찾는다고 한다. 시인·고전인문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은행점포 영업시간 30분 단축…내년 4월부터 9시30분 개점(종합)
  2. 25배까지 뛴 불꽃축제 숙박료…지긋지긋한 ‘바가지’
  3. 3기장의 1/10…부산 북구 참전수당 월 2만 원 ‘서러운 대접’
  4. 4‘부캉이’ 보낸다…29일 선박·워터펌프로 외해 유도(종합)
  5. 5“보조금 심의 결정권자는 나” 부산 중구 부구청장 논란
  6. 6에코델타시티 마을버스…강서 17년 만에 새 노선
  7. 7찜질방·호텔 빈대 출몰에 화들짝…관광도시 부산 이미지 훼손 우려
  8. 8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9. 9방호복·지뢰덧신 살펴보는 국회 국방위원들
  10. 10靑 “北포로 비공개 합의 부인 강력 유감” 우크라에 사과 요구(종합)
  1. 1靑 “北포로 비공개 합의 부인 강력 유감” 우크라에 사과 요구(종합)
  2. 2“BPA, 1년간 1조원대 채권 발행…항만공사 통폐합 강행 땐 빚 전가”
  3. 3“피지컬AI 항만 실증사업, 광양항 아닌 부산항서 해야”
  4. 4李 지지율 2주째 상승 37.9%…양당 지지도 오차범위 접전
  5. 5여야 만난 강신철 국방부 장관 “北 지뢰 확인 땐 상응 조치…은폐 없다”(종합)
  6. 6靑 재제청 요구 거부 조희대 “국감서 밝히겠다”(종합)
  7. 7부산시 ‘도시계획’ 조직개편 여파…시의회 상임위 간 신경전
  8. 8‘인천대 교수 임용 특혜 의혹’ 유승민 딸, 입건없이 10개월째 수사만
  9. 9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10. 10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1. 1은행점포 영업시간 30분 단축…내년 4월부터 9시30분 개점(종합)
  2. 2부산서 하루 더…오버나잇 크루즈 성황
  3. 3HJ중공업 조선업계 첫 올해 임단협 타결
  4. 4안주고 덜준 보험금, 5년간 1000건 육박
  5. 53년물 국고채 4.1% 돌파…美 금리 급등 여파
  6. 6빚 갚으려고 또 빚…카드론 대환 23%↑
  7. 7“금융위 경험·네트워크로 부산 금융생태계 강화”
  8. 8부산 유주택 신혼 반토막…‘6억 초과’ 보유는 2.5배 급증(종합)
  9. 9시중銀, 부울경 전략산업 금융 확대…지역銀 영역침범 우려도
  10. 10AI로 ‘해상 교통 혼잡도’ 예측한다
  1. 15배까지 뛴 불꽃축제 숙박료…지긋지긋한 ‘바가지’
  2. 2기장의 1/10…부산 북구 참전수당 월 2만 원 ‘서러운 대접’
  3. 3‘부캉이’ 보낸다…29일 선박·워터펌프로 외해 유도(종합)
  4. 4“보조금 심의 결정권자는 나” 부산 중구 부구청장 논란
  5. 5에코델타시티 마을버스…강서 17년 만에 새 노선
  6. 6찜질방·호텔 빈대 출몰에 화들짝…관광도시 부산 이미지 훼손 우려
  7. 7약발 없는 바가지 대책…인센티브·숙박세로 실효성 키워야
  8. 8김해 아이돌봄 대기 5개월…부모 속타네
  9. 9부산대 양산캠 유휴부지, 양산시도 나섰다…개발 TF 꾸려 대응
  10. 10약사 면허 빌려 28억 부당이득…환수 거부에 法 “토해내라” 쐐기
  1. 1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2. 2중국에 두 번 진 이민성호, 이번엔 벼른다
  3. 3큰 日낸 女핸드볼…결승서 일본 꺾고 8년 만에 우승
  4. 4수영·탁구·사격 부진…양궁이 ‘금빛 갈증’ 풀어줄까
  5. 5오상욱 끝냈다…펜싱 男 단체 우승…승마 남동헌, 12년 만에 정상 탈환(종합)
  6. 6안세영, 천위페이도 가볍게 압승…결승 진출
  7. 7K-농구 황금시대…남녀 동반 우승, 3대3도 첫 金(종합)
  8. 8이강인·황인범 활용법 찾아라
  9. 9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10. 10[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