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12> 불운한 초패왕 항우, 죽음 앞에서 부른 노래

힘은 산을 뽑을 수 있고, 기개는 세상을 덮을 만한데(力拔山兮氣蓋世·역발산혜기개세)

  • 조해훈 시인
  •  |   입력 : 2020-10-18 18:46:58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힘은 산을 뽑을 수 있고, 기개는 세상을 덮을 만한데(力拔山兮氣蓋世·역발산혜기개세)/ 때가 불리하여, 오추마가 나아가지 않는구나.(時不利兮騅不逝·시불리혜추불서) / 오추마가 달리지 않으니, 이를 어찌할 것인가(騅不逝兮可奈何·추불서혜가나하)/ 우희야, 우희야, 그대를 어찌해야 하는가?(虞兮虞兮奈若何·우혜우혜나약하)”

사마천이 지은 ‘사기’의 ‘항우본기’에 나오는 노래 ‘해하가(垓下歌)’다. 초나라 패왕 항우가 지금의 중국 안휘성 영벽현 해하에서 한나라 연합군에 포위된 채 이 노래를 불렀다. 사랑하는 연인 우희와 늘 타고 다니던 오추마를 부르짖으며, 헤쳐나갈 가망이 없는 상황을 괴로워하는 장면이다.

항우는 몇 번 이 노래를 부르다 비통함을 견디지 못하고 마침내 우희의 목을 쳤다. 이어 애마에 올라타 군사를 이끌고 달아났으나, 곧 한나라 군사들에게 포위돼 안휘성 화현 동북쪽 오강(烏江) 근처에서 자결했다. 우희와 헤어지는 장면에서 패왕별희(覇王別姬)라는 고사가 생겨났다.

또한 해하에서 포위되었을 때, 사방을 에워싼 한나라 군사 속에서 항우의 고향인 초나라 노랫소리가 들려오자 그는 크게 놀란다. 이것은 유방이 꾸며낸 심리작전이었다. 사면초가(四面楚歌)라는 말이 여기서 유래됐다.

당나라의 장수절은 ‘사기정의(史記正義)’를 펴내면서 우희가 화답했다는 이른바 ‘화해하가(和垓下歌)’를 실었다.

“한나라 군사가 이미 초 땅을 차지했으니(漢兵已略地·한병이략지)/ 사방이 항복한 초나라 병사 노래뿐이군요(四方楚歌聲·사방초가성)/ 대왕의 뜻과 기개가 이미 소진되었으니(大王意氣盡·대왕의기진)/ 소첩은 장차 어찌 홀로 살아갈 수 있으리오(賤妾何聊生·천첩하료생)”

항우의 이야기에서 ‘역발산기개세’라는 말도 지금까지 회자된다. 강한 힘을 가진 영웅, 또는 그에 상당한 재주와 능력을 자신 사람을 비유하는 말로 전한다.

“난세인데 영웅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역사에서 언제 어지럽지 않은 적이 있던가? 그리하여 난세의 최고 영웅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항우에 대해 잠시 생각해봤다.

시인·고전인문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회 마을버스뿐
  3. 3[도청도설] 발가벗겨진 사우디
  4. 4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5. 5[시민기자] ‘핑크 가을’ 내려앉은 대저생태공원
  6. 6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7. 7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8. 8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9. 9태종대 집와이어 안전 괜찮나…시험탑승 정상도착 40% 그쳐
  10. 10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1. 1與, 추미애 ‘재정 빨대’ 진화 안간힘인데 기름 부은 부승찬(종합)
  2. 2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3. 3언론노조·국제 비대위 “대주주 엄벌” 청와대 간다
  4. 4여도 야도 시중은행 연쇄 해킹 사태 집중 질타
  5. 5[속보] 진영승 합참의장 “北 적반하장 용납 못해…추가 도발 감행시 단호하게 대응”
  6. 6[2026 국감 브리핑]조경태 “최고 시스템 갖춘 건기연이 가덕도신공항 부지 침하 연구해야”
  7. 7"법령 검토해 결정하겠다"던 김지용 중수청장, 국무회의 참석
  8. 8이 대통령 "관행·절차 얽매이지 말고 주택 공급 전격전 펼치길"
  9. 9통일부. 北 대남확성기 재개 위협에 “문제 해결 노력에 호응” 촉구
  10. 10“통합 진에어, 처음 취지대로 부산 이전해야”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3. 3부산 명물 삼진어묵, 상하이 입맛 잡는다
  4. 4부산 몸집 키우는 해양금융 생태계
  5. 5선원노련 김두영 위원장, ITF(국제운수노련) 집행위 선출
  6. 6이번엔 할리스…고객 개인정보 276만 건 유출(종합)
  7. 7기술유출 엄단…산업부 ‘특사경’ 도입 추진
  8. 8양현재단 20년, 해운·항만 새 항로 모색
  9. 9해양진흥공사, 상임이사 공개 모집
  10. 10노르웨이 북극권 누빈 부산 청소년, 극지경험 공유의 場
  1. 1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회 마을버스뿐
  2. 2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3. 3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4. 4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5. 5태종대 집와이어 안전 괜찮나…시험탑승 정상도착 40% 그쳐
  6. 6어린이집 앞 석면지붕 빼곡…소유주들 빈집 등 이유로 방치
  7. 7상습 음주운전 꼼짝마…후 불어야 시동 걸린다
  8. 8주 15시간 넘기면 인건비 30%↑…생존 위해 쪼개기 고용
  9. 9재개발 조합장 수사 정보 채팅방 올린 공무원 벌금
  10. 10“경남 강점 활용한 SMR 특구 만들자”
  1. 1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2. 2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3. 3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4. 4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5. 5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6. 6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7. 7‘통산 최다안타 3위’ 손아섭, 두산에서 방출…선수 생명 이어갈까
  8. 8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 여자 단식 최다우승 기록세워
  9. 9부산시청 고은, 전국체전 金…女사격 비공인 세계신기록
  10. 10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