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13> 성호 이익이 순흥에서 들은 은행나무노래(鴨脚謠)

순흥이 회복되면 노산도 복위된다(順興復魯山復位·순흥복노산복위)

  • 조해훈 시인
  •  |   입력 : 2020-10-20 20:10:18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옛날 단종이 손위(遜位·임금 자리를 내놓음)할 때 안평대군 이용은 즉각 죽임을 당했고, 금성대군 이유는 순흥으로 귀양 가서 격문을 돌리고 군사를 일으키려다가, 거사를 앞두고 고발한 자가 있어 역시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순흥이란 고을을 폐해 없애게 되었는데, 그 고을 백성이 이렇게 노래했다. “昔端宗之遜位(석단종지손위), 安平大君瑢被誅(안평대군용피주), 錦城大君瑜謫順興(금성대군유적순흥), 傳檄起兵未發而有告者亦誅(전격기병미발이유고자역주). 扵是革廢順興府(어시혁폐순흥부), 居民謡曰(거민요왈)”

압각이 다시 살아나면 순흥이 회복되고(鴨脚復生順興復·압각부생순흥부)

순흥이 회복되면 노산도 복위된다(順興復魯山復位·순흥부노산부위)

위 글은 성호 이익(1681~1763)의 문집인 ‘성호사설’ 권6 ‘만물문(萬物門)’에 실린 ‘입각(鴨脚·은행나무)’이란 제목의 글이다. 수양대군이 단종의 왕위를 찬탈할 때 형제인 안평대군과 금성대군도 죽였다. 금성대군이 순흥에서 거사하려다 실패했으므로 세조는 순흥이란 고을을 폐했다. 그러자 그 고을 백성 사이에서 위의 노래가 불리어졌다는 것이다.

이어지는 글을 보면, 노래가 불린 지 230년이 넘어서 순흥부 동쪽에서 은행나무가 갑자가 절로 자라나기 시작했고, 얼마 되지 않아 순흥(경북 영풍군 순흥면)에 부(府)를 다시 설치하게 되었다. 또한 이때(숙종 시기) 신규(申奎)란 자가 단종은 복위돼야 한다는 상소를 올리자 조정의 신하도 모두 찬동하게 됐다. 그래서 옛날 순흥 백성들이 노래한 말이 과연 들어맞았다고 했다. 이익이 순흥에 갔을 때 그 지방 사람들이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직접 들었다고 했다.

금성대군의 죽음을 애도하고, 순흥부와 단종의 복권을 바랐던 민중이 유포한 노래였다. 이처럼 백성이 현실에 대한 어려움이나 정치에 대한 불만을 음악적 언어로 표현한 것을 요(謠)라고 한다. 아이 노래 형식이면 동요(童謠)라 일컬었다. 우리가 아는 ‘서동요’(삼국유사 무왕조)를 비롯해 나라가 혼란할 때마다 수많은 요가 유행했다.

시인·고전인문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5. 5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6. 6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7. 7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9. 9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10. 10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1. 1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4. 4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5. 5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6. 6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7. 7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8. 8[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9. 9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10. 10우크라 공관원 추가 철수에 국힘 반발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5. 5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6. 6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7. 7[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8. 8흑백요리사 셰프, 국내산 수산물 해외 홍보 나섰다
  9. 9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10. 10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3. 3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6. 6취임하자마자…도시철 파업 막기 숙제
  7. 7특검팀, 마산합포구선관위 등 투표자수 허위 입력 6곳 추가 확인
  8. 8구조하다 놓친 익수자 숨진 채 발견
  9. 9부산 다문화 고교생 5년새 2배…정작 한국어학급 ‘0’
  10. 10부산청년 취업 등 여전히 팍팍하네 “맞춤형 정보 절실”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5. 5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6. 6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7. 7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8. 8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9. 9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10. 10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