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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41> 부산서 지리산 골짜기까지 찾아온 고교 반창생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온다면 즐겁지 않겠는가(有朋自遠方來不亦樂乎·유붕자원방래불역락호)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1-01-26 19:04:29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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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말씀하셨다. 때때로 배우고 익히면 기쁜 일이지 않겠는가.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온다면 즐겁지 않겠는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원망하지 않는다면 군자가 아니겠는가.”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 自遠方來 不亦樂乎.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자왈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유붕 자원방래 불역락호. 인불지이불온 불역군자호.)

‘논어’의 ‘학이(學而)’편에 나오는 말로, 대개의 사람이 알고 있는 내용이다. 논어의 첫 편으로 학문을 배우는 사람이 정진하고 힘써야 할 글이 많이 들어있다. 필자는 위 문장들이 논어의 내용을 잘 축약한다고 보고 있다. ‘배움’과 ‘우정’, 그리고 ‘생각이 너른 사람으로서의 자세’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필자는 이 가운데서 두 번째 문장인 ‘유붕 자원방래 불역락호’를 언급하고자 한다. 어제 오후에 고교 3학년 때 같은 반에서 함께 1년을 지낸 벗이 부산에서 먼 지리산 화개동을 찾은 것이다. 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면 필자의 마을과 가까운 쌍계사 앞까지 2시간40분이 소요된다. ‘유붕’에서 ‘붕’이란 일반적으로 함께 동문수학한 벗을 일컫는다. 그러니까 부산서 온 벗은 고교에서 함께 공부했으니, ‘붕’에 해당한다.

최근 필자는 건강이 악화돼 오전 내내 일어나지 못하고 누워있었다. 그런데 벗이 방문한다니 반가워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코로나19 상황으로 필자의 목압서사에서 재능기부로 운영하던 ‘인문학특강’과 목압고서박물관·목압문학박물관의 전시 등 모든 행사를 중단한 상태다. 물론 방문객도 없지만, 온다고 해도 “오지 마라”고 만류하고 있다. 그런데 벗은 몇 번이나 벼르다가 오고 있다고 연락한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요즘 어디든 쉽게 다니는 게 겁이 난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이 갑갑해한다. 자영업을 하는 벗 역시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혼자 훌쩍 지리산을 찾은 것이다. 벗은 혹시 필자에게 피해를 입힐까 봐 집에 들어오지도 않았을뿐더러 ‘2m 거리두기’가 아니라 4m가량 떨어져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루빨리 역병이 종식되기를 바랄 뿐이다.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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