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101> 고려 때 채홍철이 원로 모신 잔치에서 지은 시

봉래산 선인도 풍류가 이보단 못할 것이오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1-08-24 20:33:32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蓬萊仙人却是未風流·봉래선인각시미풍류

송산 자하동에 집이 있고(家在松山紫霞洞·가재송산자하동)/ 중화당은 구름과 안개 서로 맞닿네.(雲煙相接中和堂·운연상접중화당)/ … / 한잔 술에 천 년의 수명 얻을 수 있으니(一杯可獲千年·일배가획천년)/ 한잔 또 한잔 드시옵소서.(願君一杯復一杯·원군일배부일배)/ … 월류금으로 ‘태평년’ 연주하니(月留琴奏太平年·월류금주태평년)/ 공들께서는 많이 드시고 취하는 것 사양치 마시길(願公酩酊莫辭醉·원공명정막사취)/ 인생이란 술 단지 앞처럼 좋은 곳 없다오.(人生無處似尊前·인생무처사존전)/ … / 백발에는 꽃을 얹고(白髮載花·백발재화)/ 금 술잔 손에 잡고 서로 술을 권하니(手把金觴相勸酒·수파금상상권주)/ 봉래산 선인도 풍류가 이보단 못할 것이오.(蓬萊仙人却是未風流·봉래선인각시미풍류)

고려 충렬왕 때 문과에 급제하고 찬성사(贊成事)·삼사사(三司使) 등을 지낸 관료이자 문신인 채홍철(蔡洪哲·1262~1340)의 시 ‘자하동(紫霞洞)’으로 ‘고려사’ 71권 악지(樂志)에 전한다. 그는 만년에 벼슬에서 물러나 개성 송악산 아래 자하동에 집을 지어 책과 거문고를 즐기며 살았다. 집 남쪽 경치 아름다운 곳에 별채를 지어 중화당(中和堂)으로 이름하고 음악회를 자주 열었다. 위 시 초봄 어느 날 읊었다. 중화당에 영가군(永嘉郡) 권부(權溥·1262~1346)를 비롯한 국가 원로 여덟 명을 초청해 음악회를 열었다. 그 내용은 ‘고려사’ 열전 21, 채홍철 편에 나온다.

이날 행사에 노래 두 곡이 준비됐다. 한 곡은 음악인들이 준비한 당악 ‘태평년’이었다. 이 곡은 당시 국가 행사나 귀족이 모인 자리에서 많이 연주됐는데, 현악기 월류금이 반주했다. 또 한 곡은 채홍철이 직접 부른 노래로 대곡(大曲)의 하나인 ‘만년환(萬年懽)’이었다. 그 노랫말은 ‘고려사’ 악지에 나와 있다. 채홍철은 이때 지은 시로 음악을 작곡했는데, 그 악보는 ‘대악후보(大樂後譜)’ 권 7에 전한다. 이날 행사의 화려함은 짐작되는 바, 봉래산의 신선이 부러워할 정도였던 모양이다. 목압서사 맞은편 마을에 사는 거문고 연주가인 율비 김근식 선생과 자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거문고를 사랑한 시인이자 음악가 채홍철이 떠올랐다.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원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회 마을버스뿐
  3. 3[도청도설] 발가벗겨진 사우디
  4. 4[시민기자] ‘핑크 가을’ 내려앉은 대저생태공원
  5. 5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6. 6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7. 7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8. 8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9. 9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10. 10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1. 1與, 추미애 ‘재정 빨대’ 진화 안간힘인데 기름 부은 부승찬(종합)
  2. 2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3. 3언론노조·국제 비대위 “대주주 엄벌” 청와대 간다
  4. 4여도 야도 시중은행 연쇄 해킹 사태 집중 질타
  5. 5“통합 진에어, 처음 취지대로 부산 이전해야”
  6. 6박철우 서울공소청장 “李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검토한 적 없다”
  7. 7“‘재정빨대’ 사과 바라시니 사과” 秋 순직 소방관 빈소 발언 파장(종합)
  8. 8[속보] 강화도 해안서 '北 유실 추정' 대인지뢰 또 발견…이달에만 4번째
  9. 9퐁피두 중단에 국힘 박수영 1인 시위…시민사회 “토건 논리 부활 시도” 반발
  10. 10이 대통령 지지율 3주만에 반등한 37.3%…민주 36.2%·국힘 40.9%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3. 3부산 명물 삼진어묵, 상하이 입맛 잡는다
  4. 4부산 몸집 키우는 해양금융 생태계
  5. 5선원노련 김두영 위원장, ITF(국제운수노련) 집행위 선출
  6. 6이번엔 할리스…고객 개인정보 276만 건 유출(종합)
  7. 7기술유출 엄단…산업부 ‘특사경’ 도입 추진
  8. 8양현재단 20년, 해운·항만 새 항로 모색
  9. 9해양진흥공사, 상임이사 공개 모집
  10. 10노르웨이 북극권 누빈 부산 청소년, 극지경험 공유의 場
  1. 1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회 마을버스뿐
  2. 2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3. 3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4. 4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5. 5태종대 집와이어 안전 괜찮나…시험탑승 정상도착 40% 그쳐
  6. 6어린이집 앞 석면지붕 빼곡…소유주들 빈집 등 이유로 방치
  7. 7상습 음주운전 꼼짝마…후 불어야 시동 걸린다
  8. 8주 15시간 넘기면 인건비 30%↑…생존 위해 쪼개기 고용
  9. 9재개발 조합장 수사 정보 채팅방 올린 공무원 벌금
  10. 10“경남 강점 활용한 SMR 특구 만들자”
  1. 1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2. 2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3. 3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4. 4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5. 5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6. 6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7. 7‘통산 최다안타 3위’ 손아섭, 두산에서 방출…선수 생명 이어갈까
  8. 8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 여자 단식 최다우승 기록세워
  9. 9부산시청 고은, 전국체전 金…女사격 비공인 세계신기록
  10. 10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