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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122> 목민관의 기본 정신을 강조한 다산 정약용

목민관 노릇을 잘 하려면 반드시 자애로워야(善爲牧子 必慈·선위목자 필자)

  • 조해훈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1-11-16 18:55:46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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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관 노릇을 잘하려면 반드시 자애로워야 하며, 자애로우려면 반드시 청렴해야 하고, 청렴하려면 반드시 절약해야 하니 관청의 비용을 절약해서 쓰는 것이 목민관의 으뜸가는 임무이다.

善爲牧子, 必慈, 慾慈者, 必廉, 慾廉者, 必約, 節用者, 牧之首務也.(선위목자, 필자, 욕자자, 필렴, 욕염자, 필약, 절용자, 목지수무야.)

다산 정약용(1762~1836)의 그 많은 저서의 집약이자 결론에 해당한다는 ‘목민심서’의 ‘율기육조(律己六條)’ 가운데 제5조 ‘절용(節用)’의 내용이다. 목민관은 지방관청 수령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이다. 다산의 말대로 수령이 되려면 자애로워야 하고, 청렴해야 하고, 관청 비용을 절약해야 한다. 그것이 수령의 첫째 의무이다. 다산이 위 글에 붙인 해설에 “(목민관이) 탐욕하면 아전들과 공모하고, 아전들과 공모하면 그 이익을 나누어 먹으니, 이는 백성의 살과 피를 깎는 것이다. 그러므로 비용을 절약하는 것은 백성을 아끼고 사랑하는 첫째 임무가 되는 것이다”고 했다. 수령뿐만 아니라 중앙정부의 장 그리고 한 나라를 다스리는 왕(대통령)에게도 해당하는 가르침이다.

다산은 백성을 다스릴 때 예(禮)에 근본을 둬야 하며, 법(法)으로 다스림은 차선책일 뿐이라 했다. 천자문에 ‘何遵約法 韓弊煩刑(하준약법 한폐번형)’이란 말이 있다. 법가사상을 창시한 한비자가 번거롭고 가혹한 형벌을 써서 진(秦)이 피폐해졌지만, 한(漢)의 훌륭한 재상 소하(蕭何)는 한 고조 유방이 법을 간략히 반포한 약법삼장(約法三章)을 잘 지켜 다스렸다는 뜻이다. 다산이 목민심서 서문에서 썼듯 부친의 임지인 전라도 화순, 경상도 예천· 진주 등지로 따라다니며 보고 들은 바가 많았고, 자신도 병조참지·부호군·형조참의 등 벼슬을 지내며 경험한 게 적지 않았다.

조선 후기 삼정문란이 심해져 백성의 살림살이가 너무 어려워졌다. 다산의 유명한 시 ‘애절양(哀絶陽)’도 이 과정에서 나온다. 이 시는 1803년 유배지 강진에 있을 때 한 장정이 군정 횡포에 저항해 자신의 생식기를 자른 이야기를 듣고 개탄하여 지은 시다. 요즘 각종 비리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니 목민심서가 생각났다.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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