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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134> 제나라 명재상 안자가 탄식하며 한 말

내가 만일 임금에게 충성하고 나라를 이롭게 하지 않는다면 하늘이 내려다볼 것이다

(嬰所不惟忠于君利社稷者是與, 有如上帝·영소불유충우군리사직자시여, 유여상제!)

  • 조해훈 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1-12-28 19:01:08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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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축일에 최서는 경공을 왕으로 세우고 자신은 재상이 되고 경봉으로 좌상을 삼았다. 나라 사람들을 대궁에 모아놓고 맹세하기를 “우리 최씨와 경씨의 편에 서지 않는 자는”이라고 말할 때에 안자가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며 말하기를 “내가 만일 임금에게 충성하고 나라를 이롭게 하지 않는다면 하늘이 내려다볼 것이다”고 하고는 삽혈(歃血)했다.

丁丑, 崔杼立(景公)而相之, 慶封爲左相. 盟國人于大宮, 曰: “所不與崔, 慶者 ―” 晏子仰天嘆曰: “嬰所不惟忠于君利社稷者是與, 有如上帝!” 乃歃.

(정축, 최서립(경공)이상지, 경봉위좌상. 맹국인우대궁, 왈: “소불여최, 경자 ― ” 안자앙천탄왈: “영소불유충우군리사직자시여, 유여상제!” 내삽.)

위 문장은 ‘좌전(左傳)’ 양공(襄公) 25년에 나온다. 공자의 ‘춘추’를 해설한 주석서인 좌전은 모두 30권 약 20만 자로, 노의 은공 원년(기원전 722)부터 노의 애공 27년(기원전 468)에 이르는 254년 동안의 춘추열국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최서는 춘추시대 제나라 영공(靈公)·장공(莊公) 시기 권신이다. 자신의 손으로 옹립한 장공이 자신의 후처를 계속 농락하는 데 원한을 품고 기원전 548년 난을 일으켜 장공을 시해한 후 경공(景公)을 세워 전권을 휘둘렀지만, 경봉(慶封)에 의해 멸문을 당했다. 위 문장을 보면 최서는 경공을 옹립했다. 맹세의 말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시점에 임금(國君)에 충성하던 안자가 하늘을 바라보며 탄식하면서 맹세를 중단시켰다. ‘慶者’ 뒤에 사용된 표점(標點)인 ‘-(말늘임표)’가 상황을 반영한다.

안자 역시 제나라 정치가로 관중(管仲)과 함께 훌륭한 재상으로 이름을 떨쳤다. 정치가이자 사상가로, 이름은 안영(晏嬰)이다. 안자는 그를 기리는 존칭이다. 안삽혈이란 맹서의 표시로 개나 돼지, 말 따위의 피를 서로 나누어 마시거나 입에 바르는 일을 일컫는다.

중국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모 스님이 어제 목압서사를 방문해 표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필자가 오랫동안 공부해도 아직 오류가 많은 표점은 한문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도록 부호를 표기하는 것을 말한다.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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