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136> 우언(寓言)의 글쓰기로 자녀 훈계한 강희맹

증자는 노둔했기 때문에 그 경지에 올랐다

  • 조해훈 시인
  •  |   입력 : 2022-01-04 19:33:56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曾子竟以魯得之·증자경이로득지

노(魯)나라 백성에게 아들 세 명이 있었다. 갑은 성실했으나 다리를 절고, 을은 기이한 걸 좋아했지만 온전하며, 병은 경솔하고 가볍지만 남보다 민첩하고 용감했다. 집에서 힘쓰는 일은 병이 언제나 으뜸이고 을이 다음이었다. 갑은 열심히 일해야만 겨우 제게 주어진 걸 채워 나태할 수 없었다. … 아버지(노나라 백성)가 말씀하셨다. “참으로 그런(세 형제가 등산한 것) 일이 있었구나. 자로는 용맹했고, 염구는 재주가 있었지만 끝내 공자의 경지에 도달하지 못했다. 증자는 노둔했기 때문에 그 경지에 올랐다. 너희는 명심해라.”

魯民有子三人焉, 甲沈實而跛, 乙好奇而全, 丙輕浮而捷勇過人, 居常力作, 丙居常最, 而乙次之, 甲辛勤服役, 僅得滿課而無所怠. … 父曰: “信有若等事也. 子路之勇, 冉求之藝, 而竟未達夫子之墻, 曾子竟以魯得之, 小子識之.”(노민유자삼인언, 갑심실이파, 을호기이전, 병경부이첩용과인, 거상력작, 병거상최, 이을차지, 갑신근복역, 근득만과이무소태. … 부왈: “신유약등사야. 자로지용, 염구지예, 이경미달부자지장, 증자경이로득지, 소자식지.”

위 문장은 조선 전기 문신인 강희맹(1424~1483)의 ‘등산설(登山說)’로, 그의 문집인 ‘사숙재집(私淑齋集)’ 권9에 수록된 내용 중 앞부분과 뒷부분이다. 가운데 빠진 내용을 요악하면 다음과 같다. ‘이솝 우화’처럼 능력이 떨어지더라도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이 먼저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형제가 중국 태산의 일관봉(日觀峰)에 오르는 내기를 했다. 그런데 다리를 저는 큰 형인 갑이 먼저 봉우리에 올라 일출을 봤다. 딴 곳에 정신을 파는 동생들과 달리 자신의 부족함을 알기에 쉬지 않고 산을 올랐기 때문이었다.

어제 우리나라 최고 대학을 나온 지인이 방문해 차를 한잔 했다. 아들과의 대립적인 다툼과 감정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아들은 재수해 등위가 낮은 대학에 겨우 들어갔고 졸업한 뒤에도 탄탄한 직장을 구하지 못해 화가 난다고 했다. 위 글을 지은 강희맹도 아들 때문에 걱정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는 직접 야단치지 않고 우언의 글을 통해 교육했다. 부모라도 자식에게 바로 타이르면 감정이 서로 상하고 사이가 틀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원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우리는 출근 어떡하라고…” 부암·당감 주민 17번 버스 폐지 반발
  2. 2부산추모공원 포화율 88%…1개 층 확충 땐 2040년까지 충분
  3. 3“철거 막고 지하수 파고…생존 몸부림이 공동체 시작이었지”
  4. 440대 때 운전대 놓고 흑염소 몰이…연매출 15억 농장 일궈
  5. 5“대중교통 통합할인 대신 무상요금제를”
  6. 6석면도시 부산, 검진예산 증액
  7. 7도시첨단산단 조성 급물살…풍산·반여시장 이전 마지막 난제
  8. 818세기 서구도 ‘한국해’ 인정…당시 영국 지구모형에 선명한 증거
  9. 9더 파워풀한 변신, ‘걷는 사람들’이 셔플댄스 추며 돌아왔다
  10. 10“제2 이대호는 나” 경남고 선배들 보며 프로 꿈 ‘쑥쑥’
  1. 1“대중교통 통합할인 대신 무상요금제를”
  2. 2과방위원장 선출 장제원, "민주당 의원들께 감사" 뼈 있는 인사
  3. 3도심융합특구 특별법 법안소위 통과, 센텀2지구 등 사업 탄력
  4. 4태평양도서국 잇단 “부산엑스포 지지”(종합)
  5. 5북한 정찰위성 카운트다운…정부 “발사 땐 대가” 경고
  6. 6파고 파도 나오는 특혜 채용 의혹에 선관위 개혁방안 긴급 논의, 31일 발표
  7. 7北 군부 다음달 위성 발사 발표, 日 잔해물 등 파괴조치 명령
  8. 8괌 발 묶인 한국인, 국적기 11편 띄워 데려온다
  9. 9국힘 시민사회 선진화 특위 출범…시민단체 운영 전반 점검
  10. 10전현희 권익위원장 "특혜채용 선관위, 국회의원 가상자산 전수조사"
  1. 1도시첨단산단 조성 급물살…풍산·반여시장 이전 마지막 난제
  2. 2대마난류·적도열기 유입에 고온화 ‘숨 막히는 바다’ 예고
  3. 3해양수산부- 국적선 무탄소 선박으로 단계적 전환…해양 기후변화 연구 강화
  4. 4金겹살·고등어 가격 내릴까…내달 7개 품목 할당관세 ‘0%’(종합)
  5. 5한국해양대학교- 고급 해기사 요람…첨단 장비로 실전 교육, 원양항해 통해 실습
  6. 6부경대학교- 해양환경 감시용 형광물고기 개발…수산물 이용한 대체육도 연구
  7. 7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탄소 제로 ‘차도선’ 시범운항…암모니아·SMR 추진선 개발 진행
  8. 8주가지수- 2023년 5월 30일
  9. 9부산광역시- ‘메이드 인 부산’ 위성 쏘아올린다, 해양데이터 수집해 신산업 육성
  10. 10동원개발- 재개발·재건축 사업 강자…센텀·북항 초고층 ‘SKY.V’도 박차
  1. 1“우리는 출근 어떡하라고…” 부암·당감 주민 17번 버스 폐지 반발
  2. 2부산추모공원 포화율 88%…1개 층 확충 땐 2040년까지 충분
  3. 3“철거 막고 지하수 파고…생존 몸부림이 공동체 시작이었지”
  4. 440대 때 운전대 놓고 흑염소 몰이…연매출 15억 농장 일궈
  5. 5석면도시 부산, 검진예산 증액
  6. 6수가 30% 더 받는 비대면 진료…소아과 초진 허용, 처방은 불가
  7. 7경찰, 한동훈 개인정보 유출 의혹 MBC 기자 압수수색
  8. 8[포토뉴스] 이제 다 자랐어요…둥지 떠나는 새끼 따오기
  9. 9“양질의 기장 철마 한우, 저렴하게 맘껏 드세요”
  10. 10태도국 정상들, 부산과 해양수산 협력 한뜻
  1. 1“제2 이대호는 나” 경남고 선배들 보며 프로 꿈 ‘쑥쑥’
  2. 2야구월드컵 티켓 따낸 ‘그녀들’…아시안컵 우승 향햔 질주 계속된다
  3. 3김은중호 구한 박승호 낙마…악재 딛고 남미 벽 넘을까
  4. 4수영 3개 부문 대회新…부산, 소년체전 85개 메달 수확
  5. 5‘매치 퀸’ 성유진, 첫 타이틀 방어전
  6. 6부산고 황금사자기 처음 품었다
  7. 7과부하 불펜진 ‘흔들 흔들’…롯데 뒷문 자꾸 열려
  8. 8부산, 아산 잡고 2연승 2위 도약
  9. 9한국 사상 첫 무패로 16강 “에콰도르 이번엔 8강 제물”
  10. 10도움 추가 손흥민 시즌 피날레
  • 부산항쟁 문학상 공모
  • 부산해양주간
  • 부산엑스포키즈 쇼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