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141> 항우가 권토중래하지 않았음에 안타까워하는 시인 두목

흙먼지 일으켜 다시 도래했다면 승패 알 수 없었으리(捲土重來未可知·권토중래미가지)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2-01-23 19:07:04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이기고 지는 일은 병가지상사라 예측할 수 없으니(勝敗兵家事不期·승패병가사불기)/ 수치를 견디고 참는 것이 사내대장부로다.(包羞忍恥是男兒·포수인치시남아)/ 강동의 자제들 중 뛰어난 인재가 즐비하니(江東子弟多才俊·강동자제다재준)/ 흙먼지를 일으켜 다시 도래했다면 승패를 알 수 없었으리라(捲土重來未可知·권토중래미가지)

위 시는 당나라 시인 두목(杜牧·803~853)의 시 ‘題烏江亭(제오강정·오강정에서 쓰다)’으로, 그의 문집인 ‘번천문집(樊川文集)’에 있다. ‘역발산 기개세’의 무위를 떨친 서초패왕 항우(기원전 232~202)가 오강(烏江)에서 자결한 일에 대한 시인 두목의 심경이 담겼다. ‘권토중래’란 말이 이 시에서 나왔다.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는 ‘당서(唐書)’의 배도전(裵度傳)에 나온다. 당 황제가 싸움에 지고 온 배도에게 “한 번 이기고 한 번 지는 것은 병가에서 늘 있는 일이다(一勝一敗 兵家常事)”고 한 말에서 유래했다. 우리도 ‘한 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 하여,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으니 기죽지 마라”는 뜻으로 종종 쓴다.

오강 나루터에 ‘오강정’ 정자가 있다. 기원전 202년 겨울이었다. 유방의 대군에 포위된 해하성(垓下城)을 탈출한 항우가 남쪽으로 달려서 이른 곳이 오강이었다. 남은 병사들이 항우에게 “속히 강을 건너 강동으로 피신하십시오. 다시 군대를 길러 천하를 쟁취하십시오”라고 권했으나, 항우는 거절하고 쫓아온 유방의 군대와 싸워 장렬히 자결하고 만다. 두목은 시에서 항우가 분노와 수치심을 이기고 다시 군대를 길러 때를 기다렸다면 천하를 얻을 기회가 왔을지도 모른다며 안타까워한다. 월왕 구천(句踐)이 오왕 부차(夫差)의 변을 맛보는 굴욕을 참아 마침내 월나라를 재건하고 오나라를 없애는 기회를 얻었듯이 말이다.

필자가 하동 화개면에서 운영하는 서사(서당)에 고서와 함께 옛날 장기알과 장기판을 팔러 온 분이 있었다. 필자가 초등학생 때 많이 두던 장기(將棋)와 같은 것이었다. 초패왕 항우는 파란 글씨로 ‘초(楚)’, 한 고조 유방은 빨간 글씨로 ‘한(漢)’이라고 적혀있었다. 그분은 어찌 필자가 초한전쟁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았을까?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금정구·경남 통영시, 정부 인구감소지역 추가(종합)
  2. 2광안리보다 북항 먼저…부캉이가 바꾼 관광지도
  3. 3청소년 흡연장 된 사하구청 제2청사 옥상…구, 침입 사실도 몰랐다
  4. 4보일러 배기통 막혀 세입자 참변…法 “집주인 9억 배상”
  5. 5부산시 내년 생활임금 확정, 시간당 1만2729원…3.7%↑
  6. 6부산 트리플 환승 요충지, 43층 주거 랜드마크 ‘우뚝’
  7. 7신용점수 만점자도 이자 비상…마통 평균금리 5%대 ‘쑥’
  8. 8금융기관 해킹 IP 상당수 ‘세탁용’
  9. 9SMR 인허가 심사기준 2032년께 마련? 골든타임 놓칠판
  10. 10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 시대…‘머무는 관광’으로 질적 도약 모색
  1. 1암살자(들)·北 지뢰 여야 충돌…JYP ‘K-팝 축제 특혜’ 반박(종합)
  2. 2외모·학력차별…민간도 공공도 불공정 채용
  3. 3박형준, 퇴임 후 첫 공개 행보… 총선엔 “아직 생각 없다”
  4. 4[2026 국감 브리핑] 자격유지검사 않는 고령운수자 1400명
  5. 5박성훈, 부산 보훈의료 공백 해소 물꼬…보훈부 장관 “전면 조사해 대책 마련”
  6. 6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7. 7조희대 “국회·대통령의 제청 간섭은 위헌”(종합)
  8. 8부산 국힘, 가덕도특별법 개정방침에 “국회에 책임 떠미나” 비판
  9. 9송곳검증 벼르더니…교통·시설公도 싱거웠던 시의회 청문회
  10. 10‘홈플러스 사태’ MBK 김병주, 국감 불출석 “회사 경영 관여 안 해”
  1. 1부산 트리플 환승 요충지, 43층 주거 랜드마크 ‘우뚝’
  2. 2신용점수 만점자도 이자 비상…마통 평균금리 5%대 ‘쑥’
  3. 3SMR 인허가 심사기준 2032년께 마련? 골든타임 놓칠판
  4. 4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 시대…‘머무는 관광’으로 질적 도약 모색
  5. 5누리호 5차 발사…군집위성 5기 모두 교신 성공(종합)
  6. 6홈플러스, 희망퇴직 돌입…MBK 경영권도 사라져
  7. 7부울경 산학 기술력으로 누리호 성공 쐈다
  8. 8근무시간에 사주 상담…HUG 직원 면직 처분
  9. 9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0조 시대’ 임박
  10. 10주진모 B·GET 대표 “민관펀드로 K-팝 북항 아레나 조성해 관광수요 창출”
  1. 1부산 금정구·경남 통영시, 정부 인구감소지역 추가(종합)
  2. 2광안리보다 북항 먼저…부캉이가 바꾼 관광지도
  3. 3청소년 흡연장 된 사하구청 제2청사 옥상…구, 침입 사실도 몰랐다
  4. 4보일러 배기통 막혀 세입자 참변…法 “집주인 9억 배상”
  5. 5부산시 내년 생활임금 확정, 시간당 1만2729원…3.7%↑
  6. 6금융기관 해킹 IP 상당수 ‘세탁용’
  7. 7“북항 모빌리티, 원도심 연계해야…환승센터 전면 재설계를”
  8. 8전재수 “사직구장, 야구 중심 생활체육 메카로…북항엔 돔 아레나”
  9. 9농약·고혈압약 등 취수원 오염물질, 부산시 선제 차단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8일
  1. 1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2. 2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3. 3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4. 4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5. 5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6. 6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7. 7장애인AG 결단식…“金 21개 이상 목표”
  8. 8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9. 9“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10. 10레이예스 200안타 달성에도…롯데, 두산에 4안타 그치며 패배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