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236> 누릴 복을 아껴 다른 이들과 나눠야 한다는 이야기

마땅히 복 아낄 일 해야겠지(宜行惜福事·의행석복사)

  • 조해훈 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3-01-10 20:05:43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나는 본래 박덕한 사람이니, 마땅히 덕 쌓을 일을 해야겠지. 나는 본래 박복한 사람이니, 마땅히 복 아낄 일 해야겠지.

(我本薄德人, 宜行積德事. 我本薄福人, 宜行惜福事.·아본박덕인, 의행적덕사. 아본박복인, 의행석복사.)

위 글은 중국 명(明)나라 문학가인 진계유(陳繼儒·1558~1639)의 ‘眉公十部集’(미공십부집)에 나온다. 사람마다 타고난 팔자(?)가 다르다. 다른 사람보다 타고난 덕이 부족하다고 치자. 지혜롭지 못한 사람은 “남들보다 타고난 덕이 부족하니, 대충 살면 되리라”며, 별 노력하지 않는다. 지혜로운 사람은 “남들보다 덕이 부족하니, 열심히 노력해 덕을 쌓는 일을 많이 하리라”며 더 부지런하게 살며 덕을 쌓는다. 복도 마찬가지 이치다. 타고난 복이 부족하면 그 복이 다 없어지지 않도록 아껴가며 살아야 한다. ‘석복(惜福)’은 복을 아낀다는 뜻이다. 옛사람은 복을 다 누리지 않고 아껴 다른 이들과 나눴다. 대부분 사람은 복을 덜어 아껴 나누며 살아가는 게 쉽지 않다.

조선 전기 영의정을 역임한 이극배(李克培·1422~1495)는 자제들에게 ‘사물은 성대해지면 반드시 쇠하게 된다. 너희는 혹시라도 자만해서는 안 된다’(物盛則必衰 若等無惑自滿’·물성즉필쇠 약등무혹자만)고 말했다. 그는 손자의 이름을 수겸(守謙)과 수공(守恭)으로 지었다. 무슨 의미겠는가? 석복을 위해 겸손하게, 공손하게 살아야함을 강조했다.

소동파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입과 배의 욕망이 어찌 다함이 있겠는가? 늘 절약하고 검소함을 더하는 것이 또한 복을 아끼고 수명을 늘리는 길이다(口腹之欲 何窮之有? 每加節儉 亦是惜福延壽之道·구복지욕 하궁지유? 매가절검 역시석복연수지도). 송나라 때 승상 장상영(張商英)도 ‘공여일록(公餘日錄)’에서 “ … 말은 다 해서는 안 되고, 복은 끝까지 누리면 못 쓴다(… 言不可道盡 福不可享盡)”고 했다.

요즘은 아버지가 자식에게 사람 도리, 세상 사는 이치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 오늘 아침 산에 가 지난해 잘라놓은 잡목을 지고 내려와 목압서사 연빙재 아궁이에 불을 넣었다. 가만히 앉아 불을 때다 보니 지리산 깊은 골짝 훈장다운(?) 생각들이 들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2. 2위용 드러낸 기장촬영소…부산 대작영화 길 열렸다
  3. 3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4. 4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5. 5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6. 6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7. 7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8. 8“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9. 9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10. 10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1. 1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2. 2“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3. 3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4. 4[속보] 김여정, ‘DMZ 북한 지뢰’ 발표 전면부인…“서울의 자작광대극”
  5. 5예상보다 무뎠던 검증 칼날…TP원장 후보 기술고도화 초점
  6. 6‘핵잠수함 특별법’ 국무회의 통과(종합)
  7. 7軍 “향후 발생 상황 모든 책임 전적으로 北에…책임있는 조치 강력 촉구”
  8. 8유엔사 “DMZ 지뢰 폭발, 정전협정 위반 판단”
  9. 9與 “미래기금으로 지방정부 지원 축소될 일 없어”
  10. 10전국 지자체 63곳, 미래기금 관련 지방교부세 축소에 우려 및 반대
  1. 1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2. 2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3. 3삼정기업·삼정이앤시 회생계획 법원 인가…정상화 첫발(종합)
  4. 4부산지역 건축물 노후화 심각… 63.3%가 지은 지 30년 이상
  5. 5亞·유럽게임 대거 참가…지스타 판 커진다
  6. 6도토리 숲 언덕서 ‘휴식 한 모금’…바리스타과 겸임교수 깊은 손맛
  7. 7해양·AI 중심 ‘플라이아시아’ 내달 개최
  8. 8정부 '발전 5사 통합준비委' 발족…내년 10월 단일법인 출범
  9. 9“기장에 양성자 치료센터 짓자…우주산업 활용도 가능”
  10. 10파생상품·해양금융 미래, 부산서 답 찾는다
  1. 1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2. 2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3. 3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4. 4영도구 문화도시 사업, 간부간 소송다툼도 확인
  5. 5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6. 6혈세 쓴 도시재생 거점시설 2년간 텅텅
  7. 7전재수 금품수수 의혹 증거인멸 前 보좌진 4명 유죄…1명 법정구속
  8. 8부산·울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6명뿐
  9. 9교실로 들어온 ‘북극항로’…지구본 만들며 배워가요
  10. 10윤산터널 돌발상황, AI 실시간 감지
  1. 1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2. 2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3. 3일본 대회운영 왜 이러나…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판정 논란 딛고 동메달 지켰다
  4. 4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5. 5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6. 6중국에 두 번 진 이민성호, 이번엔 벼른다
  7. 7큰 日낸 女핸드볼…결승서 일본 꺾고 8년 만에 우승
  8. 8‘세계 최강’ 안세영, 배드민턴 女단식 금메달…아시안게임 첫 2연패
  9. 9수영·탁구·사격 부진…양궁이 ‘금빛 갈증’ 풀어줄까
  10. 10이소희·백하나 배드민턴 女 복식 24년 만에 금빛 스매시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