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249> 봄 풍광을 호기롭게 묘사한 당나라 두목의 시

강마을 산마을에는 주점 깃발이 펄럭이네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3-02-28 19:43:45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水村山郭酒旗風·수촌산곽주기풍

천리에 꾀꼬리 울고 신록과 꽃 아름다운데(千里鶯啼綠映紅·천리앵제록영홍) 강마을 산마을에는 주점 깃발이 펄럭이네.(水村山郭酒旗風·수촌산곽주기풍) 남조 때엔 사찰이 사백 팔십 개 있었다는데(南朝四百八十寺·남조사백팔십사) 그 많은 누대가 안개 속에 비를 맞고 있네(多少樓台烟雨中·다소루대연우중)

위 시는 당나라 시인 두목(杜牧·803~853)의 ‘강남의 봄(江南春·강남춘)’으로, 그의 문집인 ‘번천문집(樊川文集)’에 있다. 강남 천리에 봄이 와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 모습을 그렸다. 남조 시대 사찰 등을 시에 잘 버무려 상상력이 확장된다. 이곳은 당나라 때 양주(揚州)로 불린 남경이다. 두목은 회남절도사 우승유의 서기로 일하면서 이곳에 3년 정도 머물렀다. 두목이 31세 때인 833년에 위 시를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대체로 강남이라면 장강(양쯔강) 아래 지방인 상해·남경·항주·소주·영주·양주·소흥 등을 일컫는다.

남조는 남북조시대 중 하나로 420년에 동진(東晉)이 망한 뒤 세워진 송(宋)·제(齊)·양(梁)·진(陳) 네 왕조를 아울러 일컬으며, 진나라가 망한 589년까지를 가리킨다. 이 시기 모두 건강(建康)을 수도로 삼았다. 건강은 오나라 손권이 도읍한 건업(建業)으로 오늘날 남경이다.

두목은 풍채와 외모가 준수했다고 한다. ‘춘향전’에 “취과양주(醉過揚洲) 귤만거(橘滿車)의 두목지(杜牧之) 풍채로구나”라는 구절이 있다. 두목이 술에 취해 양주의 기루 거리를 지나가면 아가씨들이 귤을 던져 수레에 가득했다는 말이다. 인기가 대단했던 모양이다. 위 시에도 주점 깃발이 바람에 펄럭인다고 했다. 그는 시 ‘청명(淸明)’에서 “술집이 어디냐고 물으니(借問酒家何處在·차문주가하처재)/ 목동이 살구꽃 핀 마을을 가리키네.(牧童遙指杏花村·목동요지행화촌)”라고 썼다. 술을 무척 좋아했던 것 같다. 하기야 당나라 때 유명 시인치고 술을 안 좋아한 이가 어디 있던가?

우리는 두목처럼 술 한잔 걸치고 호기롭게 봄 풍광을 시로 읊을 수는 없다. 하지만 좋은 사람들과 막걸리 한 사발 마시고, 매화·산수유·영춘화 등 사방에 피고 있는 봄꽃을 구경하고 즐길 수는 있다. 봄이 온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2. 2간부 줄이고 예산 반납 미루고…사하구 힘겨운 적자 경영
  3. 3부산 동물원(옛 삼정더파크) 정비 착수…안전 등 꼼꼼히 챙겨 2029년 개장
  4. 4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5. 55월 3.84대 1 이었는데…부산 청약경쟁률 사상 첫 미달
  6. 6가덕 내달초 착공 여부, 이번주가 최대 분수령
  7. 7김해 국제선 지난해 대비 석달 빠른 1000만…외신도 부산 조명(종합)
  8. 8‘YS 영원한 오른팔’ 최형우 전 장관 별세…향년 91세(종합)
  9. 9시내버스·우유팩·유튜브로…양보·배려운전 동참 호소
  10. 10막판까지 조희대·김현지 정국…쇼츠 경쟁 오명도
  1. 1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2. 2‘YS 영원한 오른팔’ 최형우 전 장관 별세…향년 91세(종합)
  3. 3막판까지 조희대·김현지 정국…쇼츠 경쟁 오명도
  4. 42심 무죄 오세훈, 장동혁·한동훈과 보수 재편 주도권 경쟁(종합)
  5. 5부산시의회 회의일수 연장 추진…김태효 “충분한 심의 시간 필요”
  6. 6與, 국감 이후 ‘조작기소 특검법’ 본격화
  7. 7[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다시 하락해 35.3%…민주 36.0%·국힘 42.6%
  8. 8北도 유엔 안보리 의장에게 서한…“지뢰 폭발 사건은 한국 자작극”
  9. 9법무장관 박균택·양부남 유력, 野 "李 죄 지우기 인선이냐"(종합)
  10. 10[속보] 한동훈 “오세훈 무죄 판결에 참 다행스럽다 생각”
  1. 15월 3.84대 1 이었는데…부산 청약경쟁률 사상 첫 미달
  2. 2가덕 내달초 착공 여부, 이번주가 최대 분수령
  3. 3“SMR 제작·운영·인재양성 부산허브 구축 속도를”
  4. 4해상풍력 육성, 정부·동남권 공조가 ‘키’
  5. 5스마트링부터 부산 새 패션 브랜드까지…백화점 신수요 공략
  6. 6청년 55% “조건 맞으면 지역 중소기업 갈 것”
  7. 7FOMC에 반도체 실적까지…널뛰기 장세에 이벤트 촉각
  8. 8도로정보 실시간 공유, 운전석 없는 車…교통올림픽 달군 국내기술
  9. 9김창수 위스키 마리골드 52.2도, 롯데마트 268병 한정 단독 판매
  10. 10견과류 한 봉지에 980원
  1. 1간부 줄이고 예산 반납 미루고…사하구 힘겨운 적자 경영
  2. 2부산 동물원(옛 삼정더파크) 정비 착수…안전 등 꼼꼼히 챙겨 2029년 개장
  3. 3김해 국제선 지난해 대비 석달 빠른 1000만…외신도 부산 조명(종합)
  4. 4시내버스·우유팩·유튜브로…양보·배려운전 동참 호소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6일
  6. 6해양·양자 미래산업 닻 올린 부산…청년 인재 끌어당긴다
  7. 7부산도시철 현장안전인력 산정 TF 구성 잠정합의(종합)
  8. 8생굴의 계절…통영굴수협 초매식
  9. 9수로입구서 사라졌던 부캉이, 국제여객터미널 인근서 관측(종합)
  10. 10[한 손 뉴스] ‘부캉이 이모티콘’ 나왔다…부산시, 선착순 무료배포
  1. 1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2. 2불가능을 가능케…亞패러게임 5위
  3. 3‘올림픽 3연패 주역·AG 金6’ 펜싱 구본길 칼 내려놓다
  4. 4은퇴 앞둔 최민정, 시작부터 금빛질주
  5. 5태풍 ‘참피’영향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취소
  6. 6안세영, 시즌 10번째 우승…프랑스오픈 3연패
  7. 7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8. 8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9. 9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10. 10‘성폭행 의혹 제기’ 초교후배…기성용에 1억 배상해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