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250> 소인(小人)들의 세상을 지적한 신흠

한 소인이 물러나면 다른 소인이 나온다네(一小人退, 一小人進·일소인퇴, 일소인진)

  • 조해훈 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3-03-05 19:06:13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군자가 소인을 다스림은 언제나 너그럽다네. 그러므로 소인은 틈을 엿보다 다시 일어난다네. 소인이 군자를 해침은 늘 무자비하다네. 그리하여 남김없이 일망타진하네. 쇠미한 세상에서는 소인을 제거하는 자 역시 소인이라네. 한 소인이 물러나면 다른 소인이 나온다네. 이기고 지는 자, 모두 소인들뿐이라네.

君子之治小人也, 常緩. 故小人得以何陗而復起. 小人之害君子也, 常慘. 故一網無遣. 及夫衰世, 則除小人者乃小人也. 一小人退, 一小人進. 勝負者, 小人而已.(군자지치소인야. 상완. 고소인득이하초이복기. 소인지해군자야, 상참. 고일망무견, 급부쇠세, 즉제소인자내소인야. 일소인퇴, 일소인진. 승부자, 소인이이.)

위 문장은 조선 선조와 인조 때의 문신이었던 신흠(申欽·1566∼1628)의 에세이집인 ‘휘언(彙言)’에 나온다. ‘휘언’은 그의 문집인 ‘상촌집(象村集)’이 아닌 ‘외집(外集)’에 들어있다.

그는 아마 조선 중기의 참혹한 당쟁을 보면서 이렇게 지적한 것 같다. 정권을 차지하기 위해 죽이고 유배 보내는 자들 모두 소인이었다. 당쟁은 조선 후기에도 계속 이어져 수많은 선비들이 희생되었다. 군자는 매사 너그럽지만 소인은 잔혹하다. 소인들은 공적인 대의(大義)보다는 오로지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침탈당할 것을 두려워한다. 국익에는 관심이 없고, 자신들의 생존과 이익만이 고려사항이기 때문이다.

신흠은 ‘휘언’에서 “亂世非無君子, 而世亂則君子不得行其志(난세비무군자, 이세란즉군자부득행기지)”라는 말도 했다. 즉 “어지러운 세상에도 군자는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세상이 어지러우면 군자가 그 뜻을 행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논어’ 학이(學而) 편에 “군자는 근본에 힘쓰니, 근본이 확립되면 도(道)가 생긴다(君子務本, 本立而道生·군자무본, 본립이도생)”고 했다.

세상이 너무 시끄럽다. 조선 시대나 지금이나 정치권에서 아귀다툼을 벌이는 사람들이 대인인지, 소인인지 필자로서는 판가름할 능력이 없다. 대인, 즉 고수는 세상이 어지러우면 숨어버린다. 목압서사가 위치한 지리산에도 곳곳에 고수들이 은일해 있다고 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시, ‘부산항선’ 이달 예타 신청…원도심~북항 잇는 24.21㎞ 트램
  2. 2“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3. 3부산 동래·금정구 하늘에 뜬 ‘쌍무지개’…희망과 행운의 메시지
  4. 4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5. 5[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6. 6[속보]돌아온 ‘부캉이’, 식지 않는 인기…누적 방문객 80만 넘어
  7. 7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8. 8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9. 9“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10. 10"친구가 총기 들고 탈영"…허위 신고한 20대 벌금 500만 원
  1. 1[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2. 2'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3. 3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4. 4[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5. 5與 “조희대, 국감 출석 불응 의사…불출석은 국회법 위반”
  6. 6李대통령, 금융기관 개인정보 유출에 “철저 조사 지시”
  7. 7'광대극' 조소 이어 미사일로 응답한 北. 좁아진 청와대 입지
  8. 8영화 '암살자(들)' 논란 속 장동혁, 고(故) 육영수 생가 방문
  9. 9국힘, 싱가포르영화제 ‘암살자(들)’ 상영 철회 서한…與 “영틀막”
  10. 10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1. 1“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2. 2[속보]돌아온 ‘부캉이’, 식지 않는 인기…누적 방문객 80만 넘어
  3. 3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4. 4"산업용 차등요금제, 기업의 지역이전 효과 극히 불투명"
  5. 5"차명계좌 적발, 작년 이후 총 3471건…NH농협 가장 많아"
  6. 6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둘러싼 한·미 불협화음 언제까지 이어지나
  7. 7정부의 농축산물 할인 지원 예산 급증… 재정 부담 가중될 듯
  8. 8카카오 월4900원 멤버십 출시…네이버 쿠팡과 3파전
  9. 9이억원 “AI 해킹 가능성…금융권 최고수준 경각심 가져야”
  10. 10미래대응기금, 국감 쟁점 부상…국회 "재원 지속가능 의문"
  1. 1부산시, ‘부산항선’ 이달 예타 신청…원도심~북항 잇는 24.21㎞ 트램
  2. 2부산시, ‘부산항선’ 이달 예타 신청…원도심~북항 잇는 24.21㎞ 트램
  3. 3부산 동래·금정구 하늘에 뜬 ‘쌍무지개’…희망과 행운의 메시지
  4. 4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5. 5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6. 6"친구가 총기 들고 탈영"…허위 신고한 20대 벌금 500만 원
  7. 7[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8. 8AI 성착취물 텔레그램방 ‘그놈’…잡고 보니 경찰관
  9. 9“술값 내라” 여러 차례 여자친구 때릴 듯 위협한 20대 집유
  10. 10울산바위 배경으로 사진 찍다 추락한 70대 등산객 숨져
  1. 1“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2. 2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3. 3‘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4. 4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5. 5[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6. 6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7. 7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8. 8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9. 9한국, AG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결승 한일전 1-0 승리
  10. 10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