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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265> 왜는 또 쳐들어오니 방비해야 한다는 신흠

왜는 신라 혁거세 왕 때부터 이미 우리나라의 걱정거리였다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3-04-25 19:37:01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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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倭自新羅赫居世時, 已爲東國患·왜자신라혁거세시, 이위동국환

왜는 신라 혁거세 왕 때부터 걱정거리가 되었다. 신라 말엽부터 점점 드세어지더니 고려 말에 이르러 더욱 포악해졌다. 고려의 쇠약한 틈을 타 한 해라도 침범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멀리 변경 고을부터 가까이 경기 지역까지 모두 그 해독을 입었다. 우리 태조께서 실로 이를 자르고 꺾어 왕업을 여시자. 왜의 우환은 즉시 끊겨 해마다 조공을 바치는 하나의 바깥 부서가 되었다.

倭自新羅赫居世時, 已爲東國患. 羅李漸熾, 至高麗末益强. 乘麗之衰, 無歲不來侵. 遠而邊郡, 近而畿輔, 皆被其毒. 我太祖實翦薙之, 及啓王業, 倭患卽絶, 爲歲貢之一外府.(왜자신라혁거세시, 이위동국환. 나이점치, 지고려말일강. 승려지쇠, 무세불래침. 원이변군, 근이기보, 개피기독. 아태조실전치지, 급계왕업, 왜환즉절, 위세공지일외부.)

위 문장은 조선 시대 영의정을 지낸 신흠(申欽·1566~1628)의 ‘왜적에 방비해야 한다는 이야기(備倭說)’ 중 앞부분으로, 그의 문집인 ‘상촌집(象村集)’ 권33에 수록돼 있다. 그는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신립(申砬·1546~1592)을 따라 조령 전투에 참가했다.

위 글 전체 내용은 왜적의 침략에 대비해야 하는 이유와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할 필요성이다. 신흠은 임진왜란과 1624년 이괄의 난, 그리고 1627년 정묘호란 등 내우외환을 두루 겪었다. 그리하여 나라의 절체절명 위기 상황을 수 차례 헤쳐 나가면서 방비(防備)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실감했다. 신흠은 왜의 침략사를 고대에서 바로 이전 시대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참혹한 피해를 입은 것이 임진왜란이다. 그는 조정이 안일에 빠져 정황을 살피지 않고 수수방관하는 동안 왜가 틈을 노렸기 때문에 임란이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고질화된 안일과 타성은 훗날 일제의 식민통치를 불렀고, 한일 간 갈등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100년 후에 다시 돌아오겠다며 조선을 떠났던 조선총독부의 마지막 총독 아베 노부유키의 말을 새삼스레 떠올리게 하는 글이다. 마지막 단락의 첫 문장인 “이를 고쳐 바로잡지 않으면 나라에는 반드시 왜로 인한 근심이 다시 생긴다”가 이 글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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