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266> 안서로 떠나는 원이와 이별하며 읊은 왕유의 시

서쪽 양관을 나가면 아는 사람도 없을 테니(西出陽關無故人·서출양관무고인)

  • 조해훈 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3-04-30 19:18:30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위성의 아침 비가 가벼운 먼지를 적시니(渭城朝雨浥輕塵·위성조우읍경진)/ 객사 앞 버드나무의 푸른빛이 새롭구나.(客舍靑靑柳色新·객사청청유색신)/ 다시 술 한 잔 더 드시게(勸君更進一杯酒·권군갱진일배주)/ 서쪽 양관을 나가면 아는 사람도 없을 테니(西出陽關無故人·서출양관무고인)

위 시는 중국 당나라 때 왕유(王維·699?~759)의 ‘원이가 안서로 가는 것을 전송하며(送元二使安西·송원이사안서)’로, ‘악부시집(樂府詩集)’에 ‘위성곡(渭城曲)’ 제목으로 실려 있다. 이별의 정한을 최대한 살려 그려낸 시로 잘 알려졌다. 시제의 원이(元二)는 원(元) 씨 집안 둘째 아들을 뜻한다. 중국 신강성 투루판(吐魯蕃)에 있던 안서도호부(安西都護府)로 조정의 명을 받아 떠나는 원이를 전송한 시이다. 감숙성에서 신강성으로 들어가는 곳에 옥문관(玉門關)이 있고, 그 남쪽에 양관이 있다.

위성은 장안(지금의 서안) 북쪽 교외인 위수 건너편 도시이다. 원이가 떠나는 아침에 비가 내려 먼지가 가라앉았고, 여관 앞 버드나무들은 푸른빛을 낸다. 원이에게 왕유는 “서쪽 양관을 나서면 아는 사람 없지 않은가?”하면서 술을 또 권했다. 이전에 중국인들이 술자리에서 “서쪽 양관을 나가면 아는 사람도 없을 테니”를 세 번 외치면서 마셨다고 한다. 이를 ‘양관삼첩(陽關三疊)’이라 한다. 술을 더 마시자는 의미로 그랬다는 것이다.

필자는 실크로드를 다닌 적이 있다. 위 시를 외우고 있었으므로 양관을 지날 때 읊조려 보기도 했다. 640년 당나라는 투루판의 고창국(高昌國)을 멸망시키고, 서주(西州)를 경영하기 위해 안서도호부를 설치했다. 투루판은 뜨거운 사막 오아시스 도시다. 필자가 투루판에서 쓴 시 ‘포도를 따먹는데’(시집 ‘실크로드 사람들’ 중)가 있다. “투루판박물관 마당 의자에 앉아 쉬는데/ 그늘을 만들어 주는 게 포도나무였다/ … / 앉은 채로 손을 뻗어/ 하나 따 먹어보니/ 단물이 줄줄 배난다/ … / 한참 그렇게 맛있게 포도를 따먹으며/ 한낮 뜨거운 열기를 식히는데/ 경비 아저씨 가만히 지켜보다 심했다 싶었는지/ 다가와 나무라니/무안하다 …” 투루판을 다녀온 지인에게서 연락이 왔다. 실크로드를 다니며 시집 ‘실크로드 사람들’을 읽었다고.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금정구·경남 통영시, 정부 인구감소지역 추가(종합)
  2. 2광안리보다 북항 먼저…부캉이가 바꾼 관광지도
  3. 3금융기관 해킹 IP 상당수 ‘세탁용’
  4. 4청소년 흡연장 된 사하구청 제2청사 옥상…구, 침입 사실도 몰랐다
  5. 5부산시 내년 생활임금 확정, 시간당 1만2729원…3.7%↑
  6. 6보일러 배기통 막혀 세입자 참변…法 “집주인 9억 배상”
  7. 7부산 트리플 환승 요충지, 43층 주거 랜드마크 ‘우뚝’
  8. 8[포토에세이] 국사봉 전망대서 본 옥정호 물안개
  9. 9신용점수 만점자도 이자 비상…마통 평균금리 5%대 ‘쑥’
  10. 10부울경 산학 기술력으로 누리호 성공 쐈다
  1. 1암살자(들)·北 지뢰 여야 충돌…JYP ‘K-팝 축제 특혜’ 반박(종합)
  2. 2외모·학력차별…민간도 공공도 불공정 채용
  3. 3[2026 국감 브리핑] 자격유지검사 않는 고령운수자 1400명
  4. 4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5. 5조희대 “국회·대통령의 제청 간섭은 위헌”(종합)
  6. 6송곳검증 벼르더니…교통·시설公도 싱거웠던 시의회 청문회
  7. 7부산 국힘, 가덕도특별법 개정방침에 “국회에 책임 떠미나” 비판
  8. 8‘홈플러스 사태’ MBK 김병주, 국감 불출석 “회사 경영 관여 안 해”
  9. 9[속보] 여야, 문체위 국감서 ‘암살자(들)’ 공방…국힘 “감독 나와야” vs 민주 “창작 자유 억압”
  10. 10김정호 “부산·경남 맑은 물 공급을 위해 낙동강 수질개선·취수 다변화 해야”
  1. 1부산 트리플 환승 요충지, 43층 주거 랜드마크 ‘우뚝’
  2. 2신용점수 만점자도 이자 비상…마통 평균금리 5%대 ‘쑥’
  3. 3부울경 산학 기술력으로 누리호 성공 쐈다
  4. 4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 시대…‘머무는 관광’으로 질적 도약 모색
  5. 5SMR 인허가 심사기준 2032년께 마련? 골든타임 놓칠판
  6. 6누리호 5차 발사…군집위성 5기 모두 교신 성공(종합)
  7. 7홈플러스, 희망퇴직 돌입…MBK 경영권도 사라져
  8. 8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0조 시대’ 임박
  9. 9근무시간에 사주 상담…HUG 직원 면직 처분
  10. 10주진모 B·GET 대표 “민관펀드로 K-팝 북항 아레나 조성해 관광수요 창출”
  1. 1부산 금정구·경남 통영시, 정부 인구감소지역 추가(종합)
  2. 2광안리보다 북항 먼저…부캉이가 바꾼 관광지도
  3. 3금융기관 해킹 IP 상당수 ‘세탁용’
  4. 4청소년 흡연장 된 사하구청 제2청사 옥상…구, 침입 사실도 몰랐다
  5. 5부산시 내년 생활임금 확정, 시간당 1만2729원…3.7%↑
  6. 6보일러 배기통 막혀 세입자 참변…法 “집주인 9억 배상”
  7. 7“북항 모빌리티, 원도심 연계해야…환승센터 전면 재설계를”
  8. 8전재수 “사직구장, 야구 중심 생활체육 메카로…북항엔 돔 아레나”
  9. 9농약·고혈압약 등 취수원 오염물질, 부산시 선제 차단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8일
  1. 1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2. 2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3. 3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4. 4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5. 5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6. 6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7. 7장애인AG 결단식…“金 21개 이상 목표”
  8. 8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9. 9“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10. 10레이예스 200안타 달성에도…롯데, 두산에 4안타 그치며 패배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