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327> 벗의 아내를 애도하는 시를 지은 조선후기 문사 조태억

부인이 음식 장만 잘한다는 것 훤히 알고 있으니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3-12-03 19:24:18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深識孺人能主饋·심식유인능주궤

일찍이 낭군과 산속 서재에서 이야기를 나누면서(曾從夫子話山齋·증종부자화산재)/ 촛불 밝혀놓고 찬 밤 내내 속마음을 터놓았다지.(秉燭寒宵展好懷·병촉한소전호회)/ 부인이 음식 장만 잘한다는 것 훤히 알고 있으니(深識孺人能主饋·심식유인능주궤)/ 술 데우고 고기 구워내면 그 맛이 좋았다지(煖醪燒肉味皆佳·난료소육미개가)

위 시는 조선 후기의 문신인 조태억(趙泰億·1675~1728)의 ‘태인현감 이렴의 아내를 애도하며(李泰仁濂內挽·이태인렴내만)’로, 그의 문집인 ‘겸재집(謙齋集)’ 권11에 들어 있다.

조태억이 벗의 아내가 내조를 잘하고 현모양처로 남편과 금슬이 좋았는데 죽자 만시를 지어 애도했다. 그 부인은 음식도 잘하였던 모양이다. 조선 시대 선비들은 아내가 죽어도 만시를 잘 짓지 않았는데 벗의 아내를 위해 만시를 지은 것은 드문 일이다. 그만큼 벗인 이렴의 부부와 각별한 친분이 있었을 것이다. 조태억이 그 부인으로부터 음식 대접도 받고, 사람 됨됨이도 유심히 관찰하였기에 이런 시가 나왔으리라.

2023년 마지막 달인 12월에 접어들었다. 영하의 날씨가 이어져 이미 겨울이 시작된 느낌이다. 따뜻한 난로, 뜨거운 국물이 생각난다. 불가에 둘러앉아 삼겹살을 구워 소주 한잔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드는 때이다. 먹을 게 귀하던 시절엔 콩국이나 뜨거운 뜨물국을 마시며 몸과 마음을 데웠다.

어제와 그제 주말에 관광지인 지리산 화개골에는 집집마다, 펜션마다 삼겹살 굽는 연기와 냄새가 담을 넘어 왔다. 본격 추위가 시작되기 전인 초겨울 주말이어서 외지 사람이 많이 찾았다. 불가에서 가족·벗들과 삼겹살을 구워 먹는 재미는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낭만과 그 속에 흐르는 정을 알지 못할 것이다.

그제 필자의 형제들도 화개골에 모여 삼겹살을 구워 먹었다. 퇴직 후 필자가 있는 화개골에 내려와 지난달부터 쉼표하나 카페를 운영하는 남동생 조병훈의 환갑날이었다. 그의 아내와 딸 둘, 부산에 사는 여동생 내외가 왔다. 숯불에 고기를 구워 먹고 늦게까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웃음꽃을 피웠다. 오는 17일 결혼식을 올리는 필자의 큰아들 조현일은 사정이 있어 참석하지 못하였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4. 4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5. 5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8. 8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9. 9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10. 10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1. 1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2. 2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3. 3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4. 4[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5. 5'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6. 6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7. 7[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8. 8與 “조희대, 국감 출석 불응 의사…불출석은 국회법 위반”
  9. 9영화 '암살자(들)' 논란 속 장동혁, 고(故) 육영수 생가 방문
  10. 10李대통령, 금융기관 개인정보 유출에 “철저 조사 지시”
  1. 1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2. 2‘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3. 3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4. 4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5. 5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6. 6나들이객 마음에 쏘~옥…유통가 의류·와인 행사 가을대전
  7. 7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8. 8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9. 9부산銀, 산업 전문성 더해 지역기업 금융 강화
  10. 10“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6. 6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7. 7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8. 8[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9. 9돔 최상층 ‘스카이홀’ 길이 600m 컨벤션 場
  10. 10“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1. 1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2. 2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3. 3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9. 9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10. 10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