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386> 연 따는 아가씨를 시로 읊은 당나라 시인 왕창령

연못 속에 섞여 있어 분간하기 어렵더니(亂入池中看不見·난입지중간불견)

  • 조해훈 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4-07-07 18:38:46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연잎과 비단 치마 하나의 색인데(荷葉羅裙一色裁·하엽나군일색재)/ 연꽃 얼굴과 마주하여 양쪽으로 피었네.(芙蓉向臉兩邊開·부용향검양변개)/ 연못 속에 섞여 있어 분간하기 어렵더니(亂入池中看不見·난입지중간불견)/ 노랫소리 들으니 사람 오는 줄 알겠네.(聞歌始覺有人來·문가시각유인래)

위 시는 중국 당나라 시인 왕창령(王昌齡·698~755?)의 ‘연 따며 부르는 노래’(采蓮曲·채련곡)로, 그의 문집인 ‘왕창령전집(王昌齡全集)’에 들어있다.

위 시는 이미지가 선명하다. 연못에 푸르스름한 연잎 및 흰색과 연분홍색 연꽃 색상이 아무 데서나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아리따운 처자가 연꽃과 섞여 있다. 연잎과 처자가 입은 비단 치마 색이 비슷하다. 처자 얼굴도 둥그스름하고 약간 홍조를 띤 모양이다. 처자 얼굴도 연꽃으로 피었다. 연꽃과 처자의 얼굴이 마주 보고 핀 것 같다. 그렇게 섞여 있으니 당최 분간이 잘 안된다. 그런데 연꽃 속에서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노래 부르며 연꽃 속에서 걸어 나오는 걸 보고 사람이 연밭에 함께 있었다는 걸 알았다.

물론 위 시에는 시인의 상상력과 비유가 버무러져 있다. 연잎과 연꽃이 연을 따는 처자의 치마 색과 얼굴빛, 노랫소리가 한데 어울려 아름다운 정취를 자아낸다. 당나라 시인들 시적 수법이 그랬다. 감성이 얼마나 잘 녹아 있는가.

요즘 연꽃이 곳곳에 많이 피어 있다. 필자가 종종 가는 화개골 백혜마을 루나카페에는 큰 고무통에 연을 심어 해마다 연꽃을 피워낸다. 필자의 지인이 함안 연밭에 들렀다가 화개로 찾아왔다. 그러면서 찍은 연꽃 사진을 보여주었다. 필자의 본향이 함안 군북면이어서 가끔 학인들과 답사 명목으로 서산서원과 생육신 중 한 분인 어계(漁溪) 조려(趙旅) 선생 고택을 찾는다. 그 외 함안 이곳저곳을 다니며 연밭을 종종 본다.

지인의 말로는 연꽃 이름이 아라홍련이라고 했다. 인근 성산산성에서 연꽃 씨앗 세 알을 발굴했는데, 고려 시대 것으로 판명됐다고 했다. 그 씨앗이 발아해 1년 뒤 꽃을 피운 게 아라홍련이라는 것이다. 씨앗이 700년 잠에서 깨어났다고. 함안이 고대에 아라가야 지역이어서 아라홍연으로 명명되었다고 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자갈치 관광버스 주차 숨통 트인다…롯데 부지 무상사용
  2. 2주 13.7시간(비정규직 평균 근로시간)…‘초단시간 노동’ 덫에 갇힌 부산
  3. 3HMM, 본사 부산 이전…120명 업무 시작
  4. 4부산이 원했던 금융위원회, 결국 세종으로 간다…지역 반발 거셀 듯
  5. 5비온 뒤 14일 기온 뚝…부울경 최저 8~14도
  6. 6PF ‘돈맥경화’…해운대 옛 홈플·세가사미 개발 잇단 좌초
  7. 7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8. 8부산~마닐라 하늘길 넓어진다…‘부산앓이’ 필리핀에도
  9. 9국힘 ‘골프 특검법’ 예고하며 공세…주진우 ‘명 끊을 때’ 댓글에 與 격분
  10. 10민주 부산시당 “국제신문 정상화, 대주주·법원 나서야”
  1. 1국힘 ‘골프 특검법’ 예고하며 공세…주진우 ‘명 끊을 때’ 댓글에 與 격분
  2. 2민주 부산시당 “국제신문 정상화, 대주주·법원 나서야”
  3. 3법정 이어 국감까지…LH, 명지 폐토사 처리 뭇매(종합)
  4. 4[속보] 민주, '신천지 당원 가입 정황' 공식 확인
  5. 5이 대통령 "북극항로 시대 대비하는 부산과 동남권 미래 함께 열어가야"
  6. 6[속보]李대통령-트럼프 골프 라운딩?…靑 ‘한미정상 골프회동’ 대비 TF 구성
  7. 7[뭐라노] 금메달을 향한 두 가지 시선
  8. 8강경화 “한미 정보공유 제한, 풀기 어려운 현안…백악관 소통도 한계”
  9. 9경찰청장 대행 “한동훈 딸 의혹, 재수사 가능성 배제 안 해”
  10. 10“북극항로 경제성 철저검증…후속계획 반영을”
  1. 1HMM, 본사 부산 이전…120명 업무 시작
  2. 2부산이 원했던 금융위원회, 결국 세종으로 간다…지역 반발 거셀 듯
  3. 3PF ‘돈맥경화’…해운대 옛 홈플·세가사미 개발 잇단 좌초
  4. 4부산~마닐라 하늘길 넓어진다…‘부산앓이’ 필리핀에도
  5. 5AI인재 양성 지원금 94% 수도권 쏠림…부산 1.5% 불과(종합)
  6. 6올해 쌀 6만6000t 남아돈다… 농식품부, 대책 마련 나서
  7. 7“항만공사 통합 목적·절차 불투명” 여야 없이 질타
  8. 8상호금융 339곳 대출 연체율 10%
  9. 9코스피 급락…2달만에 ‘매도 사이드카’ 발동
  10. 10국세청 '체납관리단' 실적 보니…절반은 100만원 미만 소액체납
  1. 1자갈치 관광버스 주차 숨통 트인다…롯데 부지 무상사용
  2. 2주 13.7시간(비정규직 평균 근로시간)…‘초단시간 노동’ 덫에 갇힌 부산
  3. 3비온 뒤 14일 기온 뚝…부울경 최저 8~14도
  4. 4‘청문 부적격 2인’ 임명 고심…전재수 “치명적 흠결 못 찾아”
  5. 5남해 대장군지, 삼별초 이전 ‘위계 높은 건물지’ 확인
  6. 6김지용 중수청장 후보 “임은정 공개 비판,부적절 행위”
  7. 7홈플러스 인천 구월점서 칼부림 신고…6∼8명 부상
  8. 8“시민 1인 1스포츠가 일상인 부산으로”
  9. 9‘100원 등하교 버스’ 경남 전역 확대…기초학력전담교사도 늘려
  10. 10“복지시설 몇 년 일했지만 퇴직금 0원”…공공부문도 꼼수 채용
  1. 1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2. 2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3. 3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4. 4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5. 5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6. 6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7. 7차준환, 이번 시즌 국가대표·대회 출전 중단…서울시청과도 결별
  8. 8과감한 샷 2R 버디 11개 폭발…유현조 ‘부산의 퀸’(종합)
  9. 9울주군, 삼남읍 교동리에 ‘울주실내테니스장’ 개장
  10. 101부 승격 향한 마지막 질주…부산아이파크, 막판 승점 쌓기 총력전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