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388> 세상살이 욕심 내지 말고 살라고 읊은 해원 선사의 시

부족함을 만족할 줄 알지 못한다네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4-07-14 19:46:39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不知不足足·부지부족족

여러 가지 부족한 것 받아들이면(摠收諸不足·총수제부족)/ 부족함이 도리어 족함이 된다네.(不足還爲足·부족환위족)/ 만족만 추구하는 세상 사람들은(求足世間人·구족세간인)/ 부족함을 만족할 줄 알지 못한다네.(不知不足足·부지부족족)

위 시는 함월 해원(函月 海源·1691~1770) 선사의 ‘만족할 줄 알아라’(知足·지족)로, 그의 문집인 ‘천경집(天鏡集)’에 들어있다.

세상일에 만족하는 게 쉽지 않다. 늘 부족하고 또 부족해 채우려고만 한다. 그러면 욕심이 끝없고, 줄지도 않는다. 욕심 버리고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만족하고 살면 거기서 새로운 행복이 펼쳐진다. 해원 선사가 말하려는 핵심은 평생 부나방처럼 욕망을 좇아 살다가 종말에 가서야 헛된 욕망의 실체를 깨닫지만 그때는 너무 늦었다는 것이다. 채울수록 더 채우고 싶은 것이 인간 속성일지 모른다. 해원 선사는 탐진치(貪瞋癡) 삼독(三毒)을 경계하라고 지적하는 것 같다.

위 시를 들여다보면 ‘足(족)’자를 여섯 번이나 쓴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면 선사가 말하는 ‘足’은 옛 선비들이 말한 ‘경계(警戒)’와 맥이 통하는 단어일 수 있다.

엊그제 하동 서재마을 남곡(南谷) 여기성(76) 선생님과 하동 금남면 덕천리 지산(智山) 문홍수(84) 어르신을 모시고 점심 식사를 했다. 지산 선생님은 근래 위암 수술을 받으셔서 음식을 거의 드시지 못했다. 하동향교에 30년 가까이 출입하시며 초하루와 보름에 하는 분향(焚香)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그마한 오토바이를 타고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신 분이다.

태어난 고향집에서 평생 농사짓고 사시는 지산 선생님은 “사람이 욕심을 부리면 안 돼. 내가 배운 게 없고 가진 게 없어도 만족하고 사니 누구에게라도 떳떳해”라고 하셨다. “욕심 많이 내는 사람은 말로가 좋지 않아”라고 덧붙이셨다. 수입이 없는 지산 선생께서 미리 식당에 오시어 밥값을 내셨다.

필자의 큰아들이 직장을 옮기는 중이다. 어제 그 문제로 이야기하다 필자가 “욕심내지 말고 살거라. 욕심내는 만큼 몸이 상한다”고 말했다. 필자의 선친께서 늘 하시던 말씀이다. 필부들은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큰 욕심 없이 살아간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5. 5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6. 6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7. 7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8. 8“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9. 9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10. 10“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1. 1[와이라노] “한국은 단검” 美 안보청구서 점점 커진다
  2. 2주민자치회 정식 출범 원년…유럽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3. 3박수영 ‘국쫌만’ 300회…888건 민원 풀어
  4. 4820조 예산전쟁 개막…여야 ‘3대 메가·미래기금’ 격돌 예고
  5. 5민주·혁신 합당론 재부상…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6. 6‘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7. 7국회 최다선 국힘 조경태 의원, 국제신문 회생 노력 지지하고 지광 스님에게 회생 동의 촉구
  8. 8李대통령 “경제 뚜렷한 회복세…모두의 성장으로 대전환해야”
  9. 9北 해커, 비트코인만 1만8270개(약 1조8701억원 ) 훔쳤다
  10. 10“7개 정당 19명 치열하게 토론…대화·설득으로 의견 일치 봐”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5. 55월에 놓친 근로·자녀장려금, 다음 달 1일까지 신청 가능
  6. 6[뭐라노] 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
  7. 7부산은행 김해공항점 계속 운영
  8. 8김장철 앞두고 배추 등 원산지 속이면 7년 이하 징역
  9. 9편의점 번진 요거트 인기…세븐일레븐 ‘요즘’과 맞손
  10. 10에어부산, 부산~광저우 신규 취항 특가… 편도 14만9900원부터
  1. 1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2. 2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3. 3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4. 4“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5. 5여전한 특수학교 님비 “주민체육시설 끼워 짓자” 고육책
  6. 6“국제신문 위기는 민의 위기” 지역사회 잇단 지지
  7. 7광주 ‘통합’·부산 ‘연합’…영호남 시민단체, 초광역 상생 대안 모색
  8. 8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9. 9국힘 과반 양산시의회, 민감한 3개 안건 부결 왜?
  10. 10[속보] 철원 육군 전방부대서 20대 하사 숨진 채 발견
  1. 1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2. 2“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3. 3“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4. 4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5. 5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6. 6‘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7. 7“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8. 8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9. 9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10. 10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