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408> 점필재 김종직이 지리산 유람 중 고열암 승려에게 준 시

세간의 흙먼지는 그대를 배부르게 하지 못한다네(世間塵土不饒君·세간진토불요군)

  • 조해훈 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4-09-29 18:46:20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명예를 구하고 이익을 좇는 것 둘 다 어지러우니(求名逐利兩紛紛·구명축리양분분)/ 지금은 승려와 속인을 구분하기 어렵구나.(緇俗而今未易分·치속이금미이분)/ 모름지기 두류산 최고봉 정상에 올라보시게(須陟頭流最高頂·수척두류최고정) / 세간의 흙먼지는 그대를 배부르게 하지 못한다네.(世間塵土不饒君·세간진토불요군)

위 시는 점필재 김종직(金宗直·1431~1492)의 ‘고열암 중에게 주다’(贈古涅僧·증고열승)로, 그의 문집인 ‘점필재집(佔畢齋集)’권 10에 있다. 김종직은 함양군수로 재임하던 42세 때인 1472년(성종 3) 음력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4박 5일간 지리산 유람을 했다. 유호인·조위·임대동·한인효와 승려 해공·법종, 아전인 옥종과 용상 등과 동행했다. 덕봉사(德峯寺) 승려 해공(解空)이 길안내를 맡았다. 김종직은 이 유람 뒤 유람록인 ‘유두류록(遊頭流錄)’과 11편의 시를 남겼다. 위 시는 그중 한 수이다.

첫날인 8월 14일 함양관아를 출발해 고열암까지 갔다. 고열암에서 첫날 잠을 잤다. 위 시는 이튿날인 8월 15일 고열암을 출발하며 그곳 승려에게 준 시이다. 그날 천왕봉에 오르고 성모당까지 갔다. 사흘째인 16일 통천문을 거쳐 향적사까지 갔고, 17일에는 향적사에서 다시 천왕봉을 거쳐 증봉(촛대봉)과 저여원(세석)으로 해서 영신사에 갔다.

18일에는 영신사에서 백무동으로 내려가 등구재를 거쳐 함양관아로 돌아갔다. 첫 구에서 고열암 스님과 김종직 자신은 세상 명예와 이익을 좇는 사람이 아니라고 밝힌다. 그리하여 속인인 자신과 속세를 떠난 승려가 구분이 안 된다고 했다. 셋째 구와 마지막 구에서는 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에 올라서면 세상 욕심은 부질없이 느껴질 것이라고 말한다. 위 시를 쓰기 전날 그는 고열암에 도착하였다. 그곳에서 자면서 ‘고열암에서 자다’(宿古涅庵·숙고열암) 제목의 시를 남겼다. 현재 고열암은 터만 남아있다.

어제 도솔산인 이영규(67) 선생과 통화하였다. 이 선생은 고교 한문 교사를 지낸 분으로, 오랫동안 지리산 각석(刻石) 등을 연구한다. 그를 주축으로 몇 사람이 지리산국립공원공단과 김종직의 550년 전 지리산 유람길을 복원했다. 조만간 그와 필자는 김종직의 유람길을 걷기로 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2. 2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3. 3“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4. 4[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5. 5‘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6. 6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7. 7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8. 8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9. 9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10. 10“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1. 1‘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2. 2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3. 3[속보]우크라 외무 “한국 중요해…외교적 오해 해결바라”
  4. 4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5. 5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6. 6靑 “이 대통령 ‘불의의 사고’ 표현, 부상 장병 위로한 것…북한 면죄부 주려는 것 아냐”
  7. 7이 대통령,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청문요청안 재가
  8. 8전국 교정시설 수용률 126%…윤상현 “형사사법개편 앞두고 교도소 과밀 방치”
  9. 9정동영 “DMZ 지뢰 사고, 불행한 일…평화공존 더 절실해져”
  10. 10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3. 3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4. 4신한은행 해킹 서버서 “‘중국어 AI 침투도구’ 흔적 발견”
  5. 5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6. 6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7. 7BPA, 5번째 해외 물류거점 구축…베트남 사업 본궤도
  8. 8리사이클링·항만운영·담수화…부산 미래산업 이끌 혁신기술
  9. 9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우수학술 부문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1일
  1. 1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2. 2“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3. 3‘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4. 4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5. 5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6. 6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7. 7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8. 8“기관장 인선, 유능하면 지역 불문…산은 유치 채널 총동원”
  9. 9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10. 10부산 동구, 돔구장 유치 협의체 출범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3. 3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4. 4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5. 5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6. 6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7. 7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8. 8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9. 9윤규성, 태권도 품새 금메달…한국 남자 개인전 3연패
  10. 10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속사권총 우승…한국 25번째 金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