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414> 조선 전기 문사인 강희량이 조령을 넘으며 쓴 시

바로 시인이 골짜기에서 나오는 그림이라네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4-10-22 19:21:24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此是詩人出峽圖·차시시인출협도

단풍 든 조령을 나귀 타고 넘노라니(一路秋山三尺驢·일로추산삼척려)/ 삼 년 된 해진 베옷에 몸종 하나뿐이네.(三霜古褐一奚奴·삼상고갈일해노)/ 짝지어 나는 새를 바라보며 솔바람 맞노라니(翩翩獨望松風過·편편독망송풍과)/ 바로 시인이 골짜기에서 나오는 그림이라네.(此是詩人出峽圖·차시시인출협도)

위 시는 조선 전기 문사인 허암(虛庵) 강희량(姜希良·1469~1502)의 시 ‘조령에 올라’(登鳥嶺·등조령)로, 그의 문집인 ‘허암유집(虛庵遺集)’ 권 2에 들어 있다. 그는 김종직(金宗直)의 문인으로, 1495년(연산군 1) 문과에 급제해 예문관병교 등을 지냈다. 무오사화 때 의주에 유배됐다가, 1500년 5월 김해로 이배됐다. 그가 정확히 언제 조령(문경새재)을 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아마 불운한 시기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삼 년 된 해진 베옷’과 ‘몸종 하나뿐’인 신세에서 알 수 있다.

조령은 태종 13년(1413) 개통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령의 주산인 주흘산은 높이가 1108.4m로, 백두대간의 허리이자 조선 시대 한강과 낙동강 유역을 잇는 영남대로에서 가장 높고 험준한 고갯길이다. ‘나는 새도 쉬어 가는 고개’라고 했다. 경북 문경읍과 충북 괴산군 연풍면 경계에 있다. 영남 선비들이 한양으로 과거시험 보러 가는 관문이어서 과거길로도 불렸다.

필자는 지난 18일(현지 시간)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에 있는 피레네산맥을 넘었다. 예수님 열두 제자 중의 한 분인 야고보가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넘었던 고개이자, 나폴레옹이 스페인을 공략하러 가던 길이라고도 한다. 산티아고 순례자들이 넘는 이 길의 높이는 1427m이다. 피레네산맥을 넘은 이야기를 하려고 조선 시대에 가장 험준한 고갯길로 알려졌던 조령을 넘으며 쓴 시를 골랐으나, 두 길의 높이가 문제가 아니라 성격이 좀 다르다. 독자들은 필자의 이런 고민을 이해하여 주시길 바란다.

가톨릭 신자들의 순례 목적지이자, 스페인의 기독교가 이슬람교와 벌인 국토회복운동의 상징적 의미를 지닌 도시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까지 완주를 목표로 걷고 있다. 야고보의 무덤을 모신 대성당이 있는 곳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철마 한우 싸다 싸
  2. 2“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3. 3[속보]‘부캉이’ 차단 그물 뚫고 되돌아와
  4. 4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5. 5창원 병원 혈액투석실 C형 간염 14명 집단감염
  6. 6[포토에세이] 노랗게 물든 문광저수지 은행나무길
  7. 7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8. 8“우리가 알던 그 시절 SM 맛” 이수만표 흥행 공식 또 적중…돌풍 속 잡음도
  9. 9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대…부산 노동자의 42%(종합)
  10. 10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1. 1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2. 2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3. 3[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4. 4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5. 5우크라 공관원 추가 철수에 국힘 반발
  6. 6[2026 국감 브리핑] 박홍배 “국회부산도서관 지역서점 구매 0.3%”…제도 개선 필요
  7. 7‘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8. 8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9. 9부산교통공사 사장 임명, 시설공단은 보류… 협치 여지 남긴 전재수
  10. 10부산시 국감서 전재수 시장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설전
  1. 1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2. 2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대…부산 노동자의 42%(종합)
  3. 3SB선보, 대선조선 인수 마침표…‘SB대선’ 닻 올렸다
  4. 4한화오션, 부산 R&D 확대…설계·연구인력 채용도
  5. 5市, 불꽃축제 앞둔 광안리서 바가지 근절 캠페인
  6. 6타 지역 줄어드는데 부산 5.9%↑…고령화 여파도
  7. 7동남권 해양ICT 육성…해운AX·북극항로 개척 협력
  8. 8선박 배기가스 저감·밸브제어로 두각…AI 관제 신사업으로 영토 확장
  9. 9‘모두의 창업’ 2기 가동…부울경 1135명 레이스
  10. 10의료AI 신기술 총망라 ‘키메스 부산’ 23일 개막
  1. 1“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2. 2[속보]‘부캉이’ 차단 그물 뚫고 되돌아와
  3. 3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4. 4창원 병원 혈액투석실 C형 간염 14명 집단감염
  5. 5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6. 6부산대·교대 통합 온도차…부실 보고 질타도
  7. 7데이터센터 몰리는 사하구…주민 갈등 줄일 조례 탄생
  8. 8생곡소각장·퐁피두 등 전·현 시정 공방…울산 국힘 퇴장 파행
  9. 9부산도시철 7년 만에 멈춰서나…22일 노사 최종교섭
  10. 10부산시 신임 기획조정실장, 하민상 공수처 담당관 임용(종합)
  1. 1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2. 2‘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3. 3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4. 4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5. 5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6. 6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7. 7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8. 8"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9. 9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10. 10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