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418> 당나라 시인 이백이 늦가을 고향 생각에 읊은 시

고향 생각에 늦가을의 슬픔에 잠기누나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4-11-05 19:22:23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懷歸傷暮秋·회귀상모추

고향을 떠나 이 누각에 오르니(去國登玆樓·거국등자루)/ 고향 생각에 늦가을의 슬픔에 잠기누나.(懷歸傷暮秋·회귀상모추)/ 하늘은 끝없고 해는 멀리 지려는데(天長落日遠·천장낙일원)/ 강물은 깨끗해 찬 물결 일며 흐르네.(水淨寒波流·수정한파류)/ 장안 쪽 구름은 산마루 나무에서 일고(秦雲起嶺樹·진운기영수)/ 북쪽 오랑캐 땅에서 날아온 기러기 모래톱에 있누나.(胡雁飛沙洲·호안비사주)/ 넓고도 아득하네! 몇만 리 밖의 고향인가(蒼蒼幾萬里·창창기만리)/ 바라보이지 않는 그곳이 나를 시름겹게 하누나.(極目令人愁·극목영인수)

위 시는 당나라 시인 이백의 ‘신평루에 올라’(登新平樓·등신평루)로, ‘한시작가작품사전’(국학자료원 출판)에 수록돼 있다. 신평루는 이백의 고향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누각이다. 거기 올라 늦가을에 고향을 그리워하는 심경을 읊었다. 이백 작품답게 감성이 묻어나면서도 유려하다. 신평루는 당나라 때 신평군(新平郡)에 있던 누각으로, 지금의 섬서성 빈현(彬縣)이다. 고향인 촉과는 아주 멀다. 다섯째 구의 ‘진운(秦雲)’은 진 지방 곧 서울인 장안 쪽 구름을 뜻한다. 여섯째 구 ‘호안(胡雁)’은 오랑캐 땅의 기러기, 즉 북쪽 기러기이다. 이백은 촉나라 금주 창륭현 출생으로, 지금의 사천성 강유(江油)시 청련이다. 그는 유람하기를 좋아했다. 현종의 부름을 받아 잠시 벼슬하다 장안을 떠나 낙양·개봉 등지를 돌며 여행했다. 이때 낙양에서 두보와 만났다. 그러다 이백은 안휘성 당도현에서 61세에 병사했다.

위 시는 어렵지 않다. 둘째 구의 ‘고향 생각에 늦가을의 슬픔에 잠기는구나’와 마지막 구의 ‘더 바라보이지 않는 거기가 나를 시름겹게 하네’에서 만추에 고향을 그리는 그의 마음이 가장 잘 드러난다.

필자가 걷는 산티아고 순례길에도 늦가을 흥취가 가득 묻어난다. 어제 걷던 길에서는 유난히도 은행나무와 포플러나무 이파리가 많이 떨어져 뒹굴었다. 이백의 위 시 둘째 구와 마지막 구가 생각났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생각이 나면서 김치찌개와 삼겹살을 먹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여기서는 한국이 보이지 않는다. 무려 8시간 차이가 난다. 걷다 보면 온갖 생각이 다 난다. 역시 대한민국이 살기좋은 나라라는 걸 절절하게 느끼면서 말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재수 금품수수 의혹 증거인멸 前 보좌진 4명 유죄…1명 법정구속
  2. 2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3. 3위용 드러낸 기장촬영소…부산 대작영화 길 열렸다
  4. 4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5. 5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6. 6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7. 7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8. 8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9. 9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10. 10“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1. 1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2. 2“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3. 3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4. 4[속보] 김여정, ‘DMZ 북한 지뢰’ 발표 전면부인…“서울의 자작광대극”
  5. 5예상보다 무뎠던 검증 칼날…TP원장 후보 기술고도화 초점
  6. 6軍 “향후 발생 상황 모든 책임 전적으로 北에…책임있는 조치 강력 촉구”
  7. 7유엔사 “DMZ 지뢰 폭발, 정전협정 위반 판단”
  8. 8“北 김주애 후계 내정자 입지 강화…키 160cm·몸무게 50kg 이상”
  9. 9‘핵잠수함 특별법’ 국무회의 통과(종합)
  10. 10與 “미래기금으로 지방정부 지원 축소될 일 없어”
  1. 1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2. 2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3. 3부산지역 건축물 노후화 심각… 63.3%가 지은 지 30년 이상
  4. 4삼정기업·삼정이앤시 회생계획 법원 인가…정상화 첫발(종합)
  5. 5亞·유럽게임 대거 참가…지스타 판 커진다
  6. 6부전~마산 복선 전철 터널 붕괴 원인 조사 기간 7주간 연장
  7. 7공정위, 5개 항공사의 부산~괌 노선 공급 좌석 축소 요구 거부
  8. 8정부 '발전 5사 통합준비委' 발족…내년 10월 단일법인 출범
  9. 9도토리 숲 언덕서 ‘휴식 한 모금’…바리스타과 겸임교수 깊은 손맛
  10. 10해양·AI 중심 ‘플라이아시아’ 내달 개최
  1. 1전재수 금품수수 의혹 증거인멸 前 보좌진 4명 유죄…1명 법정구속
  2. 2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3. 3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4. 4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5. 5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6. 6영도구 문화도시 사업, 간부간 소송다툼도 확인
  7. 7혈세 쓴 도시재생 거점시설 2년간 텅텅
  8. 8부산·울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6명뿐
  9. 9교실로 들어온 ‘북극항로’…지구본 만들며 배워가요
  10. 10윤산터널 돌발상황, AI 실시간 감지
  1. 1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2. 2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3. 3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중국에 역전승 거두고 결승 진출
  4. 4일본 대회운영 왜 이러나…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판정 논란 딛고 동메달 지켰다
  5. 5고성군, 통영시 거제시와 손잡고 2029년 도민체전 공동개최
  6. 6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7. 7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8. 8큰 日낸 女핸드볼…결승서 일본 꺾고 8년 만에 우승
  9. 9중국에 두 번 진 이민성호, 이번엔 벼른다
  10. 10‘세계 최강’ 안세영, 배드민턴 女단식 금메달…아시안게임 첫 2연패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