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419> 황강을 지나며 시 읊은 조선 후기 숙종 대 문신 홍우원

돛배에 부는 가벼운 바람에 물보라 이는구나(輕風一棹浪花開·경풍일도낭화개)

  • 조해훈 고전인문학
  •  |   입력 : 2024-11-10 18:43:21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눈 같은 모래사장을 푸른 강물이 휘감아 돌고(平沙如雪綠江回·평사여설녹강회)/ 갈매기는 훨훨 날아 갔다 왔다 하네.(白鳥飛飛去復廻·백조비비거부회)/ 홀연히 조각배 뱃노래 부르며 옆으로 지나고(忽有小船欹側過·홀유소선가측과)/ 돛배에 부는 가벼운 바람에 물보라 이는구나.(輕風一棹浪花開·경풍일도낭화개)

위 시는 숙종 때 문신 南坡(남파) 홍우원(洪宇遠·1605~1687)의 ‘황강으로 가는 도중에’(黃江道中·황강도중)로, 그의 문집인 ‘남파집(南坡集)’ 권 1에 수록돼 있다. 본관이 남양인 그는 1645년 문과에 급제한 뒤 여러 벼슬을 했다. 남인이었던 그는 이조판서와 예조판서 등을 지냈다. 1680년(숙종 6년) 경신대출척으로 남인이 몰락하자 파직당하고, 함경북도 명천으로 유배되었다가 함경북도 길주로 이배되었으며, 다시 함경남도 문천으로 이배되었다. 1687년 유배지에서 병사했다.

위 시를 읽고 있으면 잔잔하게 문인화 한 점이 머릿속에 그려질 것이다. 이런 시를 서경시(敍景詩)라고 한다. 하얀 모래펄에 푸른 강물이 휘감아 흐른다. 갈매기는 왔다 갔다 날고, 돛을 단 조각배 하나가 바람에 일렁거리며 떠간다. 시가 아주 유려하고, 운자와 평측을 잘 맞췄으면서도 묘사력이 뛰어나다. 황강은 경상남도 거창군 고제면의 삼봉산(三峰山·1,254m)에서 발원해 거창군과 합천군을 흘러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강이다. 충주호(忠州湖) 주변에도 황강이란 곳이 있다고 하는데, 어느 강을 말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 위 시에서는 어느 곳에 있는 강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홍우원이 타고 가며 보는 풍광과 이를 느끼고 묘사하는 시인의 감성이 중요하다.

필자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글이 실리자 지인들이 문자를 많이 보내온다. 대부분 ‘나도 꼭 한번 걷고 싶은 길이다’고 한다. 다녀가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순례길은 풍광이 좋다. 현재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 중 국적을 보면 한국 사람이 가장 많다. 순례자 대부분은 뛰다시피 빨리 걷는다. 필자는 느린 편이라 늘 꼴찌로 걷는다. 걸으면서 종종 쉰다. 들고양이를 보면 같이 논다. 도시에 들어가면 하루나 이틀 정도 쉬면서 그곳 살아가는 모습과 사람 구경도 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5. 5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6. 6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7. 7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8. 8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9. 9[사설] 신세계타운, 센텀시티의 새 도약과 부산의 미래 이끌길
  10. 10“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1. 1820조 예산전쟁 개막…여야 ‘3대 메가·미래기금’ 격돌 예고
  2. 2주민자치회 정식 출범 원년…유럽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3. 3박수영 ‘국쫌만’ 300회…888건 민원 풀어
  4. 4‘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5. 5“7개 정당 19명 치열하게 토론…대화·설득으로 의견 일치 봐”
  6. 6민주, 조희대 ‘계엄 동조’ 여부 정조준
  7. 7서범수 의원, 농지 훼손·환경오염 막는 강화 법률 개정안 발의
  8. 8이 대통령 '순방 외교' 공방, '돼지 눈엔 돼지" 표현 논란도
  9. 9사천 공군기지 훈련기 공중 충돌 뒤늦게 알려져…부상자 없어
  10. 10北, 집속탄두 위력 과시…‘축구장 18개 면적’ 초토화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5. 5편의점 번진 요거트 인기…세븐일레븐 ‘요즘’과 맞손
  6. 6부산은행 김해공항점 계속 운영
  7. 7중산층 10명 중 4명 벌이 줄었다
  8. 8조선 빅3 공동납품망 완성…부산 기자재 플랫폼 안착(종합)
  9. 9롯백 편집숍 ‘시시호시’ 부산 감성 입었다
  10. 10캐릭터로 동심 공략하고, 어른 향수도 자극하고
  1. 1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2. 2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3. 3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4. 4“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5. 5“국제신문 위기는 민의 위기” 지역사회 잇단 지지
  6. 6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7. 7여전한 특수학교 님비 “주민체육시설 끼워 짓자” 고육책
  8. 8국힘 과반 양산시의회, 민감한 3개 안건 부결 왜?
  9. 9대학·마을에 스며든 이전 기관…지자체는 정주지원 화답
  10. 10“부산형 상병수당, 고령노동자도 줘야”
  1. 1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2. 2“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3. 3“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4. 4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5. 5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6. 6‘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7. 7“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8. 8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9. 9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10. 10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