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425> 큰 눈이 오자 조선 중기 문사인 신흠이 읊은 시

골을 메우고 산을 덮어 보이는 모든 게 같으니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4-12-01 19:49:56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塡壑埋山極目同·전학매산극목동

골을 메우고 산을 덮어 보이는 모든 게 같으니(塡壑埋山極目同·전학매산극목동)/ 아름다운 옥의 세계이자 수정으로 만든 궁궐이네.(瓊瑤世界水晶宮·경요세계수정궁)/ 인간 세상에 화가가 무수히 많다는 걸 알지만(人間畵史知無數·인간화사지무수)/ 음양을 변화시키는 공을 그려내긴 어렵다네.(難寫陰陽變化功·난사음양변화공)

위 시는 조선 중기 문사인 상촌(象村) 신흠(申欽·1566~1628)의 ‘큰 눈이 내리고’(大雪·대설)로, 그의 문집인 ‘상촌고(象村稿)’에 들어 있다.

그는 좌의정 영의정을 지낸 문사이자 문장에 뛰어나 이정귀 장유 이식과 함께 조선 중기 문장 4대가로 불렸다. 이항복 이수광 등과 교유했다. 아마 큰 눈이 내린 모양이다. 그 모습을 보고 읊은 시이다. 첫 구는 온 세상이 눈으로 덮인 모습을 묘사한다. 둘째 구 ‘極目同(극목동)’이란 눈에 보이는 만물이 흰 눈으로 덮였음을 뜻한다. 셋째 구·넷째 구에서는 세상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많지만 이처럼 자연의 조화를 그리기는 힘들다는 내용이다. 즉, 화가는 보이는 사실은 잘 그려낸다. 하지만 살아있는 자연이 만드는 음양 조화를 그려내지는 못한다는 말이다.

대설이 내린 상황을 묘사하면서 인간이 어쩌지 못하는 자연의 조화를 읊고 있다. 겨울인 12월 들어서기 전인 11월에 우리나라에 눈이 많이 내렸다고 한다. 서울엔 1907년 근대적인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117년 만에 11월에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고 한다. 서울에 대설경보가 발효된 건 2010년 1월 이후 14년 만이라고 한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가 대거 결항하거나 지연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필자는 어제인 12월 1일 파리 드골공항에서 45일 만에 귀국했다.

걱정했으나 별다른 지장은 없었다. 필자는 원래 10일 뒤 귀국하려 했으나 여러 일 때문에 일찍 돌아왔다. 비행기를 타기 전 거울을 보니 웬 할아버지가 보였다. 머리는 더 허옇게 변해 있고, 흰 눈썹도 많이 생겼다. 수염까지 일주일 정도 깎지 않아 더 늙어(?) 보였다. 꼬박 40일간 생장~콤포스텔라 산티아고 순례길을 완주했다고 그런가. 앞으로 부분적으로 걸었던 지리산 둘레길과 제주도 올레길 등도 완주할 생각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2. 2“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3. 3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4. 4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5. 56일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사상 첫 화요일 개막
  6. 6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7. 7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8. 8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9. 9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10. 10“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1. 1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2. 2‘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3. 3부울경 펀드인데 절반가량은 수도권 투자…제도취지 무색
  4. 4軍 “北 지뢰 터져 장병 부상” 결론…군사분계선 이남 제거작전 돌입(종합)
  5. 5장동혁, 육영수 생가 방문…‘암살자(들)’로 진보 맹공
  6. 6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7. 7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8. 8[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9. 9[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10. 10‘盧 수사’ 與-한동훈 논쟁 확전…“석고대죄하라”-“성역화 말라”
  1. 1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2. 2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3. 3지역상품 우선구매 ‘부산이 삽니다’ 민간 확산 드라이브
  4. 4증권·산업계도 AI 해킹 포비아…휴일 반납 하고 긴급 점검
  5. 5누리호 7일 발사 앞두고 6일 기립(종합)
  6. 6SNS레시피가 제품으로…농심 스낵 ‘너구링’ 선봬
  7. 7“북항 더 핫하게” 시민과 명소화 모색
  8. 8[한 손 뉴스] 양양 송이 ㎏당 171만 원…생산량 줄어 역대 최고가
  9. 9주민번호 대량 유출 빈번, 최근 6년 505만 건 털려…‘온라인 번호’는 278만 건
  10. 10어선원 직불금, 60일 승선하면 받는다
  1. 1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2. 2“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3. 3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4. 4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5. 5“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7. 7김해시의원 활동비는 1만 원 깎였다
  8. 8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9. 9출소 한 달 만에 또…유치장 난동 40대 징역형
  10. 10“디지털농업·특화브랜드로 청년농부 유입 이끌 것”
  1. 1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2. 2“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3. 3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4. 4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5. 5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8. 8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9. 9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10. 10‘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