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438> 변하지 않는 건 산(山)뿐이라고 읊은 이백의 시

마주 보아도 질리지 않는 건(相看兩不厭·상간양불염)

  • 조해훈 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5-01-19 18:31:50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뭇 새들 높이 날아 가버리고(衆鳥高飛盡·중조고비진) / 외로운 구름만 한가로이 흘러가네.(孤雲獨去閒·고운독거한) / 마주 보아도 질리지 않는 건(相看兩不厭·상간양불염) / 오직 경정산뿐이로구나.(只有敬亭山·지유경정산)

위 시는 시선(詩仙)으로 일컬어지는 당나라 시인 이백(李伯)의 ‘홀로 앉아 경정산을 보며’(獨坐敬亭山·독좌경정산)로, 그의 문집인 ‘이태백시집(李太白詩集)’에 수록돼 있다. 위 시에 나오는 경정산은 지금의 안휘성 선주시(宣州市)에 있다. 시인이 강호를 떠돌 때인 753년 가을 선주에서 지은 시로 알려져 있다. 뭇 새들(衆鳥)은 하늘 높이 날아 사라져 버렸다. 외로운 구름만 흘러간다. 보고 또 보아도 질리지 않는 건 경정산뿐이다. 그가 현실 정치에 발붙이지 못하고 외로운 처지에 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필자는 그제(18일) 고향(대구시 달성군 논공읍 노이동 갈실마을)에 갔다. 오후 5시 읍내 돼지국밥집에서 ‘함안 조씨 동계공파(東溪公派) 갈실 종친회’ 회의가 열렸다. 지난 15일 남대구 세무서장에게서 ‘고유번호증’을 받은 데 따른 것이었다. 즉 종친회의 부동산과 현금 등에 대한 법인 등기를 마쳤다는 증명서를 받았다.

조호곤(66) 총무가 경과보고를 했다. 또 문중 묘소의 땅을 기꺼이 법인에 내준 집안 동생 조민규(63)에게 인사도 겸하는 자리였다. 그 자리에서 조민규의 아들이 곧 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받는다는 소식을 듣곤 모두 축하했다. 총무는 “우리 문중에 돈 많은 사람은 없고 박사들만 수두룩하면 어쩌잔 말이고!”라며 농담을 했다. 그 행사가 열리기 1시간 전에 필자는 문중 묘소에 묻혀 계시는 5대조 이상 조상님과 고조부모님·증조부모님·조부모님·부모님을 찾아 고(告)를 한 후 절하였다. 산으로 둘러싸인 묘소는 연(蓮) 봉우리처럼 가운데에 있다.

필자는 묘소 아래에 있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절을 마친 후 사방을 둘러보았다. 산은 항상 그 자리에 있고 변함이 없다. 계절에 따라 산 색깔이 변할 뿐 언제 보아도 질리지 않는다. 평생 천하를 유랑하며 외로움과 고독감에 시달린 이백이 경정산을 통해 많은 위안을 받았으리라. 사람한테는 배신을 당해도 산은 그를 한 번도 외면하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북항복합환승센터 3.3m 단차분쟁, 법원 조정안 확정
  2. 2산청 대원사계곡길, 3.5㎞에서 5㎞로 연장 개통
  3. 3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내일까지 10∼60㎜
  4. 4김장철 앞두고 재룟값 희비… 주요 채소는 내렸으나 양념은 올라
  5. 5IMF, 韓잠재성장률 2년 연속 상승 전망…40년 만에 처음
  6. 6북울산역세권 개발 본격화
  7. 7아궁이 불 지핀 후 방치…김해 목조 단독주택서 불
  8. 8'여론조사비 대납 혐의' 오세훈 2심 내주 선고
  9. 9[속보] 부캉이 ‘북항살이’ 한 달째…누적 방문객 150만명 넘었다
  10. 10롯데 ‘러브 패밀리 페스티벌’ 부산서 첫 개최
  1. 1울주군의원 의정비 8.3% 인상
  2. 2국힘, 秋 ‘재정 빨대’ 발언 사과에 “‘사과 바라시니까’…끝까지 오만”
  3. 3李대통령, 부천 화재 순직 소방관 조문…“영원히 기억할 것”
  4. 4[속보] 추미애 '소방 재정 빨대' 발언 사과…“폄훼 의도 없어”
  5. 5김민석, '재정 빨대' 발언 사과... "추미애에게도 사과 요청했다"
  6. 6[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7. 7[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8. 8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9. 9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10. 10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1. 1김장철 앞두고 재룟값 희비… 주요 채소는 내렸으나 양념은 올라
  2. 2IMF, 韓잠재성장률 2년 연속 상승 전망…40년 만에 처음
  3. 3롯데 ‘러브 패밀리 페스티벌’ 부산서 첫 개최
  4. 4효성중공업, 창원 초고압차단기 신공장 준공…AI 전방수요 폭증 영향
  5. 51246회 로또 1등 16명…당첨금 각 18억 8,103만 원씩
  6. 6"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7. 7"통합 앞둔 발전5사, '8020억 자회사 부채' 승계계획 전무"
  8. 8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1.2원 ↓
  9. 9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10. 10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1. 1북항복합환승센터 3.3m 단차분쟁, 법원 조정안 확정
  2. 2산청 대원사계곡길, 3.5㎞에서 5㎞로 연장 개통
  3. 3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내일까지 10∼60㎜
  4. 4북울산역세권 개발 본격화
  5. 5아궁이 불 지핀 후 방치…김해 목조 단독주택서 불
  6. 6'여론조사비 대납 혐의' 오세훈 2심 내주 선고
  7. 7[속보] 부캉이 ‘북항살이’ 한 달째…누적 방문객 150만명 넘었다
  8. 8교도소에 자리 없어서…올해 형집행률 60% 미만 가석방자 급증
  9. 9함양군의회, 외유성 국외 출장 근절 나서…임기 만료 1년 전부터 금지
  10. 10'내란 중요임무 종사' 박성재 2심 내주 선고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