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此若水所以成其志·차약수소이성기지
대개 한 사람의 몸이지만 한 몸의 이해(利害)에 관계되는 자가 있고 한 나라의 이해에 관계되는 자가 있으니, 이것이 전약수(錢若水)가 그 뜻을 이룬 까닭이고 군석(君奭)이 그 떠남을 멈춘 까닭입니다.
蓋一人之身, 而有係一身之利害者, 有係一國之利害者. 此若水所以成其志, 而君奭所以留其行也.(개일인지신, 이유계일신지리해자, 유계일국지리해자. 차약수소이성기지, 이군석소이류기행야.)
위 문장은 ‘정조실록’ 8권, 정조 3년(1779년) 10월 21일 기사로, 대사헌 서유녕이 역모를 꾀한 정치달의 처와 김귀주, 어유귀의 처벌을 청하자 서유녕을 파직한 내용의 일부이다. 서유녕이 상소 뒷부분에서 “국세가 날로 외롭고 위태로워지는데 봉조하(奉朝賀) 신(臣) 홍국영이 이런 때에 벼슬을 그만두고 물러간 것은 무슨 일입니까?”라고 물으며, 전약수(錢若水) 이야기를 했다.
전약수는 중국 송나라 태종 때 사람이다. 그가 젊었을 때 관상가 마의도자(麻衣道者)를 만나 상을 보았다. 그랬더니, “소용돌이치는 벼슬길에서 과감하게 물러날 사람”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관상가의 말대로 그는 40세에 벼슬에서 물러났다. 전약수는 벼슬에서 물러나는 데서 표본이 된 인물이다.
전약수를 인용한 것은 관상 이야기를 하고자 함이다. 배우 송강호가 주연한 영화 ‘관상’으로 관상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고 한다. 어제 경남 하동 청학동 묵계 출신으로 시인이자 사진가인 휴암(休岩) 양영욱(64) 선생이 음양오행과 결부해 사람들에게 관상 이야기를 했다. 요지는 ‘반드시 일치하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그 사람 마음이 얼굴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살아온 자취가 얼굴에 고스란히 반영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마음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면 얼굴이 바뀌고, 바뀐 얼굴은 다시 인생을 바꾸게 된다.
동양의 고전 관상서인 ‘마의상법’에 “잘난 관상은 몸이 튼튼한 신상(身相)만 못하고, 몸이 좋은 신상은 마음씨 좋은 심상(心相)만 못하다. 심상이 좋으면 관상이나 신상이 좋은 것보다 낫다”고 했다. 관상을 과학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빤히 보인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