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449> 조선 중기의 선비 곽진이 산수유꽃을 읊은 시

도리화와 같은 시기에 봄을 다툴 수 있겠는가?(爭春桃李肯同時·쟁춘도리긍동시)

  • 조해훈 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5-03-04 18:35:10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꿋꿋한 지조와 고고함이 백이와 같은데(勁節高孤似伯夷·경절고고사백이)/ 도리화와 같은 시기에 봄을 다툴 수 있겠는가?(爭春桃李肯同時·쟁춘도리긍동시)/ 고요한 산속 화원에 이르는 사람 없어도(山園寂寞無人到·산원적막무인도)/ 부드러운 맑은 향기에 그저 절로 알겠구나.(藹藹淸香只自知·애애청향지자지)

위 시는 단곡(丹谷) 곽진(郭瑨·1568~1633)의 ‘수유꽃’(茱萸花·수유화)으로, 그의 문집인 ‘단곡문집(丹谷文集)’ 권 1에 수록돼 있다. 곽진은 25세에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의병을 모집해 화왕산성 전투에 참전했으며, 진사시에 합격한 후 평생 학문에만 전념한 선비였다.

알다시피 백이(伯夷)는 아우인 숙제(叔齊)와 함께 주(周)나라의 녹으로 먹고살지 않겠다며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캐 먹다 굶어 죽은 이다. 굳은 절조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산수유는 겨울에 꽃봉오리를 맺는다. 그리하여 매서운 강추위가 이어지더라도 봄이 되면 반드시 꽃을 피운다. 그것도 다른 꽃들에 앞서 피어난다. 위 시는 이처럼 아무리 추워도 꽃을 피우는, 즉 뜻을 굽히지 않는 산수유꽃의 절조와 고고함을 백이에 빗댄 내용이다. 복숭아꽃과 자두꽃이 울긋불긋하게 핀 봄에는 꽃향기로 어지럽다. 하지만 산수유꽃은 그런 꽃들보다 먼저 피는 데다 향기도 맑다.

시인은 위 시의 서문을 통해 산수유꽃이 추위를 견디어내 일찍 피고, 또 오래도록 지지 않아 사랑한다고 밝혔다. 산수유꽃은 대개 4월 초까지 한 달 넘게 피어 있다. 산수유나무는 가을에는 붉은 열매를 맺는다.

어제 오후 읍내에 나가 모 어르신으로부터 한문 해석을 부탁받은 후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는 중이었다. 필자 고향의 함안 조씨 갈실문중(대구시 달성군 논공읍 노이리) 조호곤 총무가 고향 친구로 인테리어 목수인 김조양과 함께 화개 도심촌에 있는 ‘산새소리펜션’에 왔다고 전화가 왔다. 고향 친구 최한익이 이곳으로 와 펜션을 운영한다. 화개 정금마을 버스정류장에 내려 펜션으로 걸어갔다. 이들 세 사람은 죽마고우다. 필자와도 동갑 고향 친구들이다.

펜션으로 걸어가는데, 도로 옆 산 쪽으로 산수유꽃이 노랗게 피어 있었다. 나무가 그다지 크지는 않으나 노랑꽃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3. 3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4. 4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5. 5“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6. 6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7. 7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8. 8“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9. 9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10. 10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1. 1“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2. 2“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3. 3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4. 4李 비판 유시민에 김민석 “대응 불필요”
  5. 5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6. 6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7. 7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등 동구 주요 당직자, 북항 돔구장 정부 공모 참여 환영
  8. 8[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9. 9李 대통령 지지율 2%p 오른 46%…조희대 탄핵 반대 45%
  10. 10부울경 광역의회 협력강화 선언 “미래산업 함께 육성”
  1. 1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2. 2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3. 3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4. 4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5. 5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7조 역대 최대…반도체로만 106조(종합)
  6. 6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7. 7롯데, 영도대교 복원 인연 축제로 잇는다
  8. 8AI드론으로 참치 찾는 선박 부산 출항
  9. 9가계대출 금리 5% 턱밑…고정형 주담대 사상 첫 5% 뚫어
  10. 10‘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3. 3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4. 4“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5. 5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6. 6본사 비대위·퇴직자, 지광 고소…실질경영자에 ‘체불 책임’ 추궁
  7. 7“대화 거부한 건 대주주…당당하면 왜 국회서 소명 안 했나”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30일
  9. 9기말고사에 EBS 유사 문항, 처음 아니었다
  10. 10검증 체계 없는 유가보조금…줄줄 샌다
  1. 1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2. 2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3. 3“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4. 4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7. 7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8. 8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9. 9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10. 10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