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457> 진달래꽃을 통한의 핏물로 묘사한 조선 중기 권호문

울음 그치니 통한의 핏물 가지에 가득하네(啼破幽血寃滿枝·제파유혈원만지)

  • 조해훈 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5-04-01 18:34:24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봄밤 온 산에 두견새 울다가(一聲春夜萬山啼·일성춘야만산제)/ 울음 그치니 통한의 핏물 가지에 가득하네.(啼破幽血寃滿枝·제파유혈원만지)/ 천년 망국의 한을 알고자 한다면(欲識千年亡國恨·욕식천년망국한)/ 저녁바람 보슬비에 붉게 지는 꽃 보시게.(冒風微雨落紅時·모풍미우낙홍시)

위 시는 송암(松巖) 권호문(權好文·1532~1587)의 ‘두견화를 보고 고시에 차운하여’(杜鵑花次古韻·두견화차고운)로, 그의 문집인 ‘송암집(松巖集)’ 권 2에 들어있다. 그는 이황의 문하로 같은 문하생인 유성룡 김성일 등과 교분이 두터웠다. 시인은 위 시에서 진달래꽃 붉은색을 망국의 한이 서린 통한의 핏물로 묘사한다. 둘째 구의 ‘울음 그치니 통한의 핏물 가지에 가득하네’란 표현은 중국 촉나라 망제(望帝) 두우(杜宇)에 얽힌 고사를 알면 수긍이 갈 것이다. 이름이 두우(杜宇), 제호(帝號)가 망제(望帝)인 촉나라 왕이 있었다. 어느 날 물에 떠내려온 별령(鱉靈)을 하늘이 내린 사람으로 생각하고 그를 정승으로 삼아 나라의 모든 일을 맡겼다. 별령은 권력을 휘두르며 스스로 왕이 돼 망제를 촉나라에서 쫓아냈다. 망제는 나라를 빼앗기고 쫓겨나 그 원통함을 참을 수 없었다. 죽은 후 그의 넋이 두견이라는 새가 되어 밤마다 불여귀(不如歸)를 부르짖으며 목구멍에서 피가 나도록 울었다.

두견새는 울 때마다 피를 토하는데, 그 피가 꽃잎에 묻어 붉게 물든 것이 진달래꽃이라고 한다. 어제 서울과 경기도에서 문학답사를 온 황용섭 등 3명의 시인과 경남 사천의 신애리 시인 및 5명이 사천 다솔사에서 만나 만해 한용운과 다솔사에서 소설 ‘등신불’을 썼다는 김동리, 독립운동가·정치인이자 차인(茶人)이기도 했던 최범술 스님의 흔적을 더듬어 봤다.

이들 시인은 전날 통영에 머물며 통영 출신 문학인인 유치환 김춘수 박경리 김상옥 등의 흔적도 찾아다녔다. 다솔사에서 함께 전남 광양으로 가 윤동주 시인의 유고를 보관했던 국문학자 정병욱 선생의 가옥에 들러 윤동주의 시가 어떻게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그런 다음 그 앞에 다리로 연결된 배알도(拜謁島)로 갔다. 배알도를 둘러보는데 유난히 섬진강 변으로 진달래꽃이 많이 피어 있는 모습을 보았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2. 2[속보] 대통령비서실, 30억 들여 월평균 11회 여론조사…내용은 비공개
  3. 3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4. 4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5. 5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6. 6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7. 7“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8. 8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9. 9[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10. 10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1. 1[속보] 대통령비서실, 30억 들여 월평균 11회 여론조사…내용은 비공개
  2. 2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3. 3조현, 한미관계 난기류 우려에 “벨트 단단히 매면 돼”
  4. 4민주 “조희대 국정조사 실시”…국힘 “탄핵보다 더 비열”
  5. 5[뭐라노] 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6. 6국힘 “공소취소 특검 전에 3+1 조작 특검 국조부터”
  7. 7"악의적 가짜뉴스" 민주당, ‘김혜경 여사 골프 의혹제기’ 주진우 고발
  8. 8박수영 의원, 민원해결 창구 6년간 300회 운영
  9. 9인권위, 김병기 전 보좌관 제기 '국수본 수사 지연으로 인권침해' 진정 각하
  10. 10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1. 1“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2. 2애플 ‘아이폰듀오’ 화면 결함 인정, 무상 교체 방침(종합)
  3. 3SK하이닉스, 2026년 3분기 경영실적 발표…매출 104조, 영업이익83조
  4. 4한신공영, 가덕도신공항 접근도로 건설 사업자로 사실상 낙점돼
  5. 5올해 1~9월 부산 순유출 인구 5800명…2년새 절반 축소
  6. 6부산국제금융진흥원장 최병호
  7. 7SK하이닉스 메모리 위기론 일축…“2029년까지 D램·HBM 완판”
  8. 8부산시 벤처펀드 받은 유망기업 ‘쑥쑥’…IPO 도전
  9. 9이형일 "2028년 100인 이상 사업장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
  10. 10내년 상반기 재가동…한빛 등 7기도 연장 속도(종합)
  1. 1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2. 2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3. 3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4. 4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5. 5[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6. 6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7. 7[한 손 뉴스] 변호사 업무 재개한 홍준표, 대선 경선 관계자 변호 맡아(종합)
  8. 8제17회 부산고등어축제, 10월 30일 송도해수욕장에서 개막
  9. 9동부산 시민 만난 전재수 “산은 유치·동남투자공사 동시 추진”
  10. 10“국제신문 회생 더이상 미룰 수 없어”…전재수 시장, 지광에 공식서한 보내
  1. 1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2. 2‘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3. 3‘은퇴 기로’ 손아섭, 2년 만에 NC로…3000고지 향한 행진 계속
  4. 4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5. 5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6. 6김해FC, 제6대 사령탑에 설기현 감독 선임
  7. 7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8. 8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9. 9똑똑한 ‘데이터 야구’와 수비 강화…개혁의 칼 뽑은 롯데
  10. 10차준환 계보 잇는 피겨 왕자 서민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