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461> 봄날 좋은 기운을 읊은 고려시대 문사 민사평

맑고 따스한 바람은 집에 봄빛을 보내 주네(光風又送一家春·광풍우송일가춘)

  • 조해훈 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 원장
  •  |   입력 : 2025-04-15 18:33:33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따뜻한 햇볕은 온 산에 새로이 푸르름을 더하고(暖日新添萬无碧·난일신첨만무벽)/ 맑고 따스한 바람은 집에 봄빛을 보내 주네.(光風又送一家春·광풍우송일가춘)/ 세상사 구름처럼 변하는 것을 눈으로 바라보고(眼看世事如雲變·안간세사여운변)/ 예순여덟 해 동안 무사하게 산 사람일세(六十八年無事人·육십팔년무사인)

위 시는 고려시대 문사인 민사평(閔思平·1296~1359)의 ‘춘첩자’(春帖子)로, 그의 문집인 ‘급암집(及菴集)’ 권 2에 수록돼 있다. 시인은 봄을 맞아 ‘춘첩자’란 제목으로 2수를 읊었는데 그중 두 번째 시이다. 그는 환로(宦路)에 있으면서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을 것이다. 하지만 무사하게 벼슬살이를 마치고 이제는 물러나 한가롭게 지낸다. 따뜻한 봄 햇살을 매개로 시상을 전개했다.

시를 보겠다. 봄이 돼 온 산이 푸르름을 더하고 있다. 따뜻한 봄 햇볕 덕분이다. 봄비가 내리다 개니 따스한 바람이 집에 분다. 바람은 새로운 생명과 희망을 상징하는 봄빛을 보내준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온갖 일이 다 생길 수 있다. 세상일은 변화무상하다. 그렇지만 성품이 온화했던 그는 벼슬살이를 다 마치고 가족과 무탈하게 지낸다. 당시 68세면 엄청 고령이었다.

민사평이 같은 제목으로 읊은 첫 수도 보자. “내 자신 무슨 일을 하겠는가?(自家何事業·자가하사업)/ 좋은 기운이 집안에 가득하다네.(佳氣擁門閭·가기옹문려)/ 창에 햇살 비치는 아침 늦게 일어나(窓日朝慵起·창일조용기)/ 누운 채 아이가 책 읽는 소리를 듣네.(臥聞兒讀書·와문아독서)” 그의 성품이 원만하고 긍정적이었음을 읽을 수 있다. 가정 또한 화목했다.

목압서사가 있는 지리산 화개동(花開洞)은 예년 같으면 한참 찻잎을 딸 시기이다. 그렇지만 그동안 날씨가 추워 찻잎이 잘 올라오지 않았다. 고사리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 골짜기에는 고사리와 찻잎을 따 생계를 유지하는 집이 많다. 오늘부터 예년의 봄 날씨를 보여준다. 날씨가 따뜻해야 고사리와 찻잎이 많이 올라온다. 민사평의 첫 시 셋째 구 “좋은 기운이 집안에 가득하네”처럼 독자 여러분께서 도시에 사시든, 시골에 사시든 봄 햇살을 받아 가정마다 좋은 기운 가득하기를 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2. 2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3. 31244회 로또복권 1등 18명…당첨금 16억469만 원
  4. 4[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5. 5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6. 6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7. 7[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8. 8[속보] 영화 ‘암살자(들)’ 투자 외부 개입 논란에…국책은행 “사실무근”
  9. 9트럼프 “韓 알래스카 안 해도 괜찮다…더 청구하면 돼”
  10. 10"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1. 1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2. 2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3. 3李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는 글에 “괴롭힌 거 아냐”
  4. 4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5. 5靑, 北 탄도미사일 발사에 긴급회의…“안보리 위반, 즉각 중단 촉구”
  6. 6‘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7. 7[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8. 8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9. 9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10. 10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1. 11244회 로또복권 1등 18명…당첨금 16억469만 원
  2. 2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3. 3[속보] 영화 ‘암살자(들)’ 투자 외부 개입 논란에…국책은행 “사실무근”
  4. 4"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5. 5예가람저축은행 해킹 피해로 고객 4만명 정보 유출
  6. 6현대캐피탈도 해킹 피해…주택대출 모집인 146명 개인정보 유출
  7. 7당국, '해킹사고' 확산에 내일 금융업권 긴급소집
  8. 8“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9. 9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10. 10"건보료 재정누수 심각…1000만원 초과 고액체납 2배 급증"
  1. 1‘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2. 2[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3. 3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4. 4[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5. 5“바다로 안 돌아갈래”…‘부캉이’ 추가 구조 없이 당분간 움직임 주시
  6. 6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7. 7“택시부제 풀었더니 매출이 쑥”…밀양시, 시범운영 거쳐 전면 해제
  8. 8“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9. 9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10. 10김해시민 민생회복지원금, 2주 만에 지급률 80% 돌파
  1. 1[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2. 2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3. 3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4. 4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5. 5한국, AG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결승 한일전 1-0 승리
  6. 6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7. 7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8. 8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9. 9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10. 10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