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523> 거창 위천 계곡의 수송대를 수승대로 바꾼 퇴계 이황

봄 맞으면 경치 더욱 좋으리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 원장
  •  |   입력 : 2025-11-30 19:24:34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逢春景益佳·봉춘경익가

수승이라 이름 새로 바꾸어(搜勝名新煥·수승명신환) / 봄 맞으면 경치 더욱 좋으리.(逢春景益佳·봉춘경익가) / 먼 숲 꽃망울은 터지려 하고(遠林花欲動·원림화욕동) / 그늘진 골짜기는 눈에 묻혔네.(陰壑雪猶埋·음학설유매) / 좋은 경치와 좋은 사람 만나지 못해(未寓搜尋眼·미우수심안) / 가슴 속 회포만 더해 가네.(唯增想像懷·유증상상회) / 훗날 한 동이 술 안고 가(他年一尊酒·타년일준주) / 큰 붓으로 구름벼랑에 시 쓰리라.(巨筆寫雲崖·거필사운애)

위 시는 퇴계(退溪) 이황(李滉·1501~1570)의 ‘수승대라는 이름을 주며’(寄題搜勝臺·기제수승대)로, 그의 문집인 ‘퇴계집 별집’ 권 1에 들어 있다.

이황은 위 시에서 선비들을 만나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거창의 위천 가운데 우뚝한 거북 형상 바위 ‘수송대(愁送臺)’의 이름을 ‘수승대(搜勝臺)’로 고치면 좋겠다고 적었다. 이 바위가 있는 지역이 예전에 신라와 백제의 경계여서 서로의 사신을 아쉽게 보낸다고 하여 바위 이름이 ‘수송대(愁送臺)’였다.

1543년 연초에 이황은 수송대에서 멀지 않은 거창 마리면 영송(迎送)마을에 내려와 살고 있던 장인인 권질(權礩·1483~1545)의 집에 머물고 있었다. 권질은 1504년(연산군 10) 연산군의 실정(失政)을 폭로한 언문투서사건이 일어나자 거제도로 유배되었다가 1506년 중종반정이 성공한 뒤 풀려나 복권되어 현릉참봉 등을 역임했다.

그러나 1519년(중종 14) 기묘사화 이후 다시 경북 예안(禮安)으로 유배됐다가 17년 후 유배가 풀려 가족을 이끌고 처가 마을인 영승으로 옮겨 살고 있었다.

이 마을에 머무는데 위천 변에 구연서원과 요수정을 경영하던 황산마을 요수(樂水) 신권(1501~1573)의 초청을 받는다. 그리하여 이황은 1543년 1월 7일 거창 원학동 선비들과 만나기로 약속돼 있었다. 하지만 이황은 급한 용무로 상경해야 해서 약속을 못 지키고 ‘수송대’ 명칭을 ‘수승대’로 부르자고 운을 떼는 오언시만 건네주었다.

이 바위에 이황의 위 시와 다른 시인들의 시가 많이 적혀 있다. 필자는 엊그제 부산에서 오신 독자 두 분과 수승대를 둘러보았기에 위 시를 언급해 본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3. 3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4. 4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5. 5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6. 6부산국제영화제 11년 만에 ‘관객 20만’ 재돌파
  7. 7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8. 8[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9. 9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10. 10[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1. 1[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2. 2[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3. 3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4. 4李대통령 지지율 39%, 하락세 멈췄다…민주 36% 국힘 27%
  5. 5李대통령 “국무회의 비공개 동의못해…할말 못하는 국무위원 없다 확신”
  6. 6‘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7. 7강훈식 다음 수순은 서울시장 출마?(종합)
  8. 8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9. 9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10. 10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1. 1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2. 2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3. 3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4. 4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5. 5‘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6. 6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7. 7부산항에 석유 보세구역…북극항로 선박연료 생산·공급
  8. 8모건스탠리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한은 내달 금리 올릴 듯”
  9. 9AI 투자 회의론 고개…글로벌 반도체주 ‘먹구름’
  10. 10커피향 가득한 미래 작가들 ‘사랑방’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3. 3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4. 4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5. 5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6. 6“장림항 레저보트 철수명령 정당” 대법 확정
  7. 7예고 임용강사·학원장 겸직, 전국서 부산예고 가장 높아
  8. 8거짓자백 받았나…法, 17년전 ‘창원 택시기사 살인’ 재심청구 인용
  9. 9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 배재정 전 의원 실형 구형
  10. 10투표자수 허위 25곳 추가 확인…특검, 부산 선관위 등 7곳 압색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