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 이해동 제2부의장이 지난달 27일 집무실에 걸린 부산오페라하우스 조감도 앞에서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지금부터 착실히 준비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부산시의회 제공

- 유럽국가들 돌며 사례 연구
- 책자 내는 등 열성적 준비
- 북항에 특화 시립대 유치
- 오페라 과목 반영 계획도

부산시는 2년에 걸친 장기간의 국제공모 과정을 통해 마침내 지난해 10월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외형'(설계)을 확정지었다. 노르웨이 오슬로에 본사를 둔 스노헤타사(컨소시엄 참여-일신설계)가 설계한 부산오페라하우스는 북항재개발지구 내 2만8427㎡의 대지에 시설연면적 4만9000㎡ 규모로 들어선다. 1800석의 오페라하우스와 300석의 다목적실, 2600㎡의 전시실 등을 갖추게 될 부산오페라하우스는 2500억 원(추산)의 예산이 투입돼 오는 2018년께 문을 열게 된다. 이 가운데 1000억 원은 롯데그룹이 지원한다. 다소 과한 투자가 아니냐는 일부의 지적도 있으나 어쨌든 부산의 새로운 문화 랜드마크 구축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된 셈이다. 이제는 부산오페라하우스 시공과 함께 운영 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준비도 동시에 해나가야 할 때다.

이런 가운데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선 지역 정치인이 있어 눈길을 끈다. 이해동(59·연제2) 부산시의회 제2부의장이다. 거대한 부산시의 살림살이를 감시하는 시의회 부의장은 그야말로 눈코 뜰 새없이 바쁜 자리다. 그런 이 부의장이 요즘 의정 활동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고민하는 것이 바로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 사업이다. 지난달 27일 그의 집무실에 들어섰을 때도 맨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부산오페라하우스 설계 당선작이 담긴 대형 액자였다. 액자를 쳐다보는 기자에게 이 부의장은 '오페라하우스'라는 제목의 조그만 책자 한 권을 내밀었다. 2011년 유럽의 유명 오페라하우스를 둘러본 후 직접 만든 것이다. "건설교통위원으로 활동할 때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 안건이 처음 나왔고, 사업이 실제 추진되기 시작할 때는 행정문화위원회 소속이었죠. 자연스럽게 부산오페라하우스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공부하는 계기가 됐죠."

이 부의장은 부산오페라하우스와 관련된 평소의 소신을 거침없이 얘기했다. "예정대로 진행되면 2018년 완공되는데, 많지 않은 시간이지만 착실한 준비로 항만 위주의 부산 앞바다를 문화적으로 새롭게 정립하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이 부의장은 "담당 공무원의 역량 강화가 우선인데 부산오페라하우스 당선작 설계회사인 스노헤타사를 통해 노르웨이 오슬로 오페라하우스에 파견 근무를 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항재개발 단지에 특화된 시립대를 유치하고 커리큘럼에 오페라를 넣으면 인력 양성은 물론 다른 예술 영역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모전을 통해 지역특성에 맞는 명품 오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내놨다.

그는 "부산오페라하우스 예정지에는 호화 유람선이 드나들 텐데 이들을 겨냥한 상품이 필요하다"며 "내국인과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이용 시간대를 달리하는 등의 탄력적인 운용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부의장은 자신의 이 같은 구상이 의정 활동을 통해 시 정책에 적극 반영되도록 할 방침이다. 이 부의장은 일부의 오페라하우스 '시기상조론'에 대해 "그런 지적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면서도 "대형 국책사업 때마다 반대도 있었지만, 사업 이후에는 새롭게 평가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부산오페라하우스를 건립함으로써 지금의 문화 역량도 자연스럽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신중론자에 대한 설득도 열심히 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