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승그룹 고영립(사진) 회장이 불보사찰인 영축총림 통도사 신도회 총회장으로 19일 취임한다.

고 회장은 그동안 많은 단체장직을 거절해왔지만 독실한 불자라 통도사 측의 제의만은 수락했다

고 회장은 "업무로 늘 바쁘게 살아가지만 신심 있는 불제자로서 의무를 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신도회장을 맡게 됐다"며 "신도 교육과 수행 프로그램을 내실화해 불교 포교를 위해 봉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 회장은 현재 양산 통도사 인근 전원마을에 주택을 신축하고 있어 신도 회장으로서 역할을 더욱 활발하게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통도사 신도회는 서울 조계사와 함께 전국 최대 규모의 불교 신도회로 이름나 있다. 통도사 신도회는 10개 단체로 구성돼 있으며, 등록회원이 1000명이 넘는다. 임원만 50명이다.

고 회장은 1976년 화승그룹 공채 1기로 입사해 30여년 만에 전문경영인 출신으로 그룹 회장에 오르기까지 숱한 위기를 극복했다. 그는 IMF외환위기 충격으로 그룹의 주력 계열사가 부도를 맞은 2004년 당시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으로 3개월밖에 살 수 없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불심과 긍정의 의지로 암을 이겨낸 것은 물론 회사까지 정상화시켰다. 시련에 굴하지 않고 전진해 온 경영자를 닮아 화승그룹은 국내외에 26개의 계열사를 갖춘 글로벌 중견그룹으로 성장했다.

그는 "사사로운 욕심을 버리고 주위 사람이 잘되도록 도우면서 큰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신도회장직이 불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라는 점을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통도사 신도회 총회장 취임법회는 19일 오전 11시 통도사 설법전에서 열린다. 고 총회장의 임기는 2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