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강사업 영향 때문이라는
- 환경단체 주장엔 일부 이견
- 녹조 발생 원인 매우 복합적
- 다양한 저감대책 추진 중

이경환(53) K-water(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공) 낙동강통합물관리센터장은 최근 오랜만에 태풍을 동반한 비가 영남지역에 내리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가 수장으로 있는 수공 통합물센터의 역할이 낙동강 하굿둑은 물론 함안보와 합천보 등의 관리·운영이기 때문이다. 집중호우 때는 보의 수문을 개방하고, 낙동강 변 침수피해 상황을 수시로 점검해야 하는 등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이 센터장은 "태풍 나크리로 부산·경남을 비롯한 낙동강변에 많은 비가 왔지만, 다행히 큰 피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4대강 사업을 통해 유량 저장 능력을 늘리는 등 침수피해 예방조처가 선행된 것이 적지 않게 이바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나름대로 원인을 분석했다.

수공이 요즘 직면한 가장 큰 애로는 낙동강 수계에서의 '큰빗이끼벌레' 출현에 따른 유해성 공방이다. 그는 수질 오염 등을 우려하는 환경단체의 지적은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이 센터장은 "이 벌레가 독성이 있다거나 생태계를 파괴하는 등의 피해사례는 아직 학계에 보고된 바 없다. 그런데도 마치 4대강 사업 때문으로 알려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이 벌레가 보 건설 전에 시행된 사후 환경영향평가(2009~2012년)에서도 낙동강 전역에서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는 학계의 자료를 근거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 수공은 사회 일각에서 일고 있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최근 함안·합천보 등을 중심으로 큰빗이끼벌레에 대한 실태조사까지 시행했다. 그 결과 남강댐 지류에서 30여 마리, 함안보와 합천보 상류 창녕 남지교 인근에서 2마리 정도를 발견했다. 센터 측은 개체 수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환경단체 등에서 나오는 우려를 고려해 큰빗이끼벌레의 서식현황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환경부도 이와 별개로 연구용역을 추진, 유해성 피해가 발생하면 즉각적인 조처가 가능하도록 대응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

낙동강의 녹조 문제도 센터로서는 늘 신경을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다. 이 센터장은 "녹조는 풍부한 영양염류와 이상고온, 가뭄, 질소나 인과 같은 오염물질 유입 등 복합적인 요인이 발생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확실한 근거 없이 대규모 보가 들어섰기 때문에 강물의 흐름이 정체, 녹조가 더욱 심해졌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좀 더 정밀한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이유야 어쨌든 녹조 발생에 대처하는 것은 수공의 업무 중 하나인 만큼 센터는 주민들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 다양한 저감대책을 추진 중이다. 질소와 인의 지천유입 방지를 위해 도랑 살리기 사업 등 지천 정화 활동을 환경부, 지자체, 지역주민과 함께 실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또 녹조가 생기면 해상 콤바인을 동원하거나 태양광 등 신기술을 통해 신속한 제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남 밀양이 고향인 이 센터장은 부산 중앙고와 부산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했다. 토목시공기술사 자격까지 갖춘 그는 국내의 댐 건설 분야에서 몇 안 되는 전문가로 손꼽힌다. 몇 년 전에는 캄보디아에 파견돼 우리나라의 선진 댐 건설기술을 수출하는 차관사업을 수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