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마토축제 내달 8,9일 개최
- 요리 경연 등 프로그램 마련
- 에코델타시티 개발 부지 내
- 농가 360곳 중 100곳 편입 돼
- 이주 농민위한 대책 절실

'정열의 나라' 스페인을 이야기할 때 부뇰 토마토 축제를 빼놓을 수 없다. '라 토마티나'라고 불리는 이 축제는 에스파냐 발렌시아 지방 소도시 부뇰에서 매년 8월 마지막 주 수요일 열린다. 이 토마토 축제를 즐기기 위해 전 세계 관광객들이 부뇰을 방문한다. 우리나라에는 연 10만 명이 찾는 강서구 대저농업협동조합이 여는 '토마토축제'가 있다. 올해로 17회를 맞이하는 대저토마토 축제는 예년보다 시기를 늦추고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갖춰 진행된다. 강서토마토 축제의 탄생에 앞장섰고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최계조(71) 대저농업협동조합장을 만나 올해 행사 준비 상황을 알아봤다.

최계조 대저농협조합장은 "다음 달 8, 9일 열리는 대저토마토 축제는 체험프로그램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대저토마토축제는 해마다 4월 첫 주말에 여는 데 통상 강서구 벚꽃 축제와 같이 열게 돼 교통체증이 심각했습니다. 올해는 강서구 벚꽃 축제(오는 31일~4월 2일)가 끝난 다음 달 8, 9일 강서체육공원에서 열게 됩니다. 행사 준비 기간이 길어진 만큼 한층 색다르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됩니다."

최 조합장은 대저토마토축제는 행정기관에서 여는 축제와 달리 대저농협에서 지역에서 생산되는 토마토를 홍보하고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연다고 설명했다. 그는 19년째 대저농협을 이끌며 토마토 축제를 기획하고 발전시켰다.

"17년 전 유통센터 준공을 기념해 축제를 기획했는데 농가들의 반응이 탐탁잖았습니다. 하지만 일일이 농가를 방문해 설득해 축제를 열게 됐고 해를 거듭하면서 규모가 커져 전국적으로 명성있는 축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올해 축제는 체험형 프로그램이 늘어난 게 특징이다. 토마토생산 농가를 방문해 토마토 재배환경을 보고 수확도 해볼 수 있는 생태탐방 걷기대회, 풍년기원제, 토마토를 이용한 대형스파게티 만들기, 대저토마토 무료시식회 등을 연다.

"요리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올해는 토마토를 활용한 요리경연대회를 처음으로 개최하게 됐습니다. 토마토를 재료로 맛있는 요리를 개발한 참가자에게 상을 주고 요리법을 가정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해 토마토 소비를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는 토마토축제의 성공비결로 대저토마토의 맛과 품질을 꼽았다. 달면서도 짭짤한 '짭짤이 토마토'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대저에서만 맛볼 수 있다.

"대저지역은 삼각주 들녘의 비옥한 토질과 풍부한 일조량과 더불어 우수한 재배기술로 육즙이 단단하고 과즙이 풍부한 토마토를 생산해낼 수 있습니다. 대저토마토는 맛뿐 아니라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고 당도도 높아 전국적으로 찾는 이들이 많습니다."

최 조합장은 대저농협에서는 2012년 미생물제조공장을 건립해 토마토와 엽채류 생산농가에 친환경 액비(물거름)를 공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저토마토가 전국적인 명성을 떨치면서 생산지를 속여 파는 이들이 생기자 대저농협은 2012년 지리적표시제 인증등록을 받아냈다.

"대저토마토가 지리적표시제 인증이 되면서 소비자들이 믿고 구입하고 농민들도 고부가가치 고품질 농식품을 생산해야한다는 의무감이 생기면서 품질 수준이 계속 향상되고 있습니다."

대저토마토 축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소비가 늘고 있지만 생산농가들의 마음은 밝지만 않다. 대저토마토 생산면적은 261만1570㎡인데 에코델타시티 개발에 편입되는 면적이 89만2561㎡에 달하기 때문이다.

"토마토생산농가 360곳 중 100여 곳이 편입되면서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됩니다. 대저 지역을 떠나면 지리적표시제 인증이 되지 않습니다. 강서지역 토지 소유자 대부분이 외지인으로 이들 농가는 대체 농지를 구입하기 힘들어 평생을 토마토농사를 짓던 이들이 삶의 터전을 잃게 됩니다. 대저토마토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부산시의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동아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최 조합장은 ㈔한국토마토생산자협의회 회장을 맡아 토마토 맛과 품질 향상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농림부장관상, 기획재정부장관상 등을 받았다.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