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안화 거래 허브 전략 활용
- 한중 온라인거래 플랫폼 구축
- 금융인프라 제반요소 확충
- 국제금융중심지 실현 앞장

"부산이 명실상부한 국제금융중심지로 나아가기 위해 싱크탱크로서 역량을 갖추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추진하겠습니다." 지난 2월 취임한 박영호(55) 신임 부산국제금융도시추진센터장은 24일 이렇게 포부를 밝혔다. 한국예탁결제원 출신인 박 센터장은 그동안 쌓은 인맥과 노하우를 활용해 부산의 국제금융중심지 도약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부산국제금융도시추진센터 박영호 센터장은 "해외 금융기관 유치를 추진하고 부산의 금융중심지 도약을 위해 노력하겠다 "고 밝혔다. 김성효 기자

먼저,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입주기관인 한국예탁결제원과 공동으로 위안화 역외거래 허브 전략을 활용한 국제금융거래 활성화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연구용역은 앞서 추진해 온 부산과 중국 칭다오 시 간 공동펀드 조성이나 위안화 채권발행과는 별개로 '한중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부산지역에 한중합작중개회사를 설립한 후 블록체인(blockchain) 등 핀테크를 활용해 온라인거래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한중 간 크라우딩펀드 투자나 지분거래가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범적인 국제거래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박 센터장은 "중국의 주식시장 대외개방에 따라 구축된 후강퉁(逅港通·상해거래소와 홍콩거래소 간 연계)에 비견한다면 '중주퉁(衆籌通·한중 간 크라우드펀딩플랫폼 연계)'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안화 허브 전략을 활용한 한중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구축도 지역 금융거래 활성화와 금융서비스 확대를 위한 노력 중 하나이다. 해외금융자산확대 등 국경 간 거래를 확대해 자연스럽게 금융기관이 집적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의미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부산·칭다오 공동포럼을 중국의 사회과학원 및 한국예탁결제원과 함께 부산에서 개최해 크라우드펀딩플랫폼 연구용역에 따른 후속 조치를 논의할 계획이다.

부산을 금융중심지로 만들기 위한 노력에도 박차를 가한다. 2014년 말 완공된 BIFC에 30여 개 금융기관이 입주했다. 약 37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해양선박금융과 관련해 해양금융종합센터, 해양보증보험, 한국선박해양 등 해양 관련 기관들이 BIFC로 모여들었다.

박 센터장은 "이런 물리적 클러스터에 상응하는 금융서비스의 범위·폭의 확대, 직항로 증설 등 연결성을 제고하고 외국금융기관 유치를 위한 정주환경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금융중심지를 넘어 국제금융센터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영어 상용화 등 영업환경과 금융 인프라, 전문인력, 대외 인지도 등 여러 요소가 골고루 국제기준에 부합돼야 한다. 특히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나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금융회사 유치, 지역금융거래 활성화, 전문인력 양성에 주력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금융인프라 등 제반 요소의 확충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 전문인력양성과 관련해서는 내년 BIFC 내에 금융전문대학원 설립이 확정돼 있다.

부산 시민을 위한 다양한 금융강좌도 마련했다. 그는 "매주 수요일 2시 'BIFC 금융강좌'를 개설해 금융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의 강의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만큼 부산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문현금융단지와 부산북항을 연결하는 국제비즈니스타운 및 해양금융특구 조성, 해운거래소 설립,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해양ICT융합 등 부산의 국제금융중심지 청사진을 실현하기 위한 계획에 힘을 보태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박 센터장은 건국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국제금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7년 한국예탁결제원에 입사해 국제업무팀장, 경영전략부장, 국제펀드본부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 2월부터 부산경제진흥원 산하 부산국제금융도시추진센터장을 맡고 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