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간 행사 안전 최우선
- 최근 학교 요트부 창단 등
- 요트 학습 열기 뜨거워
- 알뜰 요트 체험 교실도 운영

봄을 체감할 수 있는 볕이 내리쬐는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요트경기장. 커다란 크레인이 요트를 매단 채 분주하게 움직인다. 계류장에 들어온 요트를 뭍으로 옮기는 크레인 옆을 지나자 행사를 알리는 큼지막한 현수막이 눈에 띈다. 1회 대회를 맞는 '2017 아시아세일링위크'의 하영재 조직위원장은 "3개월간 계획을 수립하고 안전관리에 신경을 많이 써서 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7 아시아세일링위크 하영재 조직위원장은 "이번 대회 내내 사진 콘테스트, SNS 이벤트 등을 통해 요트문화 홍보에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빈 기자

아시아 세일링위크에서 28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열흘에 걸쳐 잇달아 3개 대회가 열린다. 제12회 부산슈퍼컵 국제요트대회를 시작으로 23회째를 맞는 한일 친선 아리랑 요트 레이스에 이어 제18회 부산시장배 전국요트대회를 마지막으로 일정을 마무리한다. 메인 대회로 치러지는 부산슈퍼컵 대회에는 50척 이상의 크루저요트가 형형색색의 세일(돛)을 뽐내며 레이스를 펼칠 예정이다.

격년제로 열리는 아리랑 요트 레이스는 부산에서 출발해 일본 후쿠오카까지 바람의 힘으로만 이동하기 때문에 요트계의 마라톤으로 불린다. 대미를 장식하는 부산시장배 대회는 초등학생부터 일반부까지 16개 종목 100여 명의 국내 선수가 참가한다. 하 위원장은 "이전까지 따로 진행된 3개 대회를 함께 개최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대회 기간에는 시민을 대상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받아 무료 관람정을 운영하고, 사진 콘테스트 SNS 이벤트 등을 통해 요트의 매력도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

하 위원장은 부산세일링연맹에서 진행하는 요트학교 교장도 맡고 있다. 1986년부터 시작한 요트 교육·체험 프로그램인 요트학교는 2008년 4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국제세일링스쿨협회(ISSA)의 정식멤버로 가입해 국제 기준의 교육과정과 강사진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기준 3800여 명이 교육을 받았고 신청자를 다 못 받을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초급자부터 레벨별로 클래스를 구성했고 하루 1인당 1만 원의 비용으로 요트 체험을 할 수 있다. "저도 2002년 요트학교에서 요트를 처음 접한 후 좋아하던 다른 운동을 그만두고 요트에 흠뻑 빠졌습니다."

부산에서 나고 자라 자동차 부품회사를 운영 중인 하 위원장은 4년 전 요트학교에서 맺은 인연을 이어가 현재 연맹 수석부회장으로 요트의 매력을 알리고 부산 요트의 발전을 위해 뛰고 있다. "대부분의 운동이 서 있는 상태로 하는데 요트는 돛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누운 채로 힘을 쓰기에 다른 스포츠와 쓰는 근육이 차이납니다. 파도를 가르면서 자연과 가까워지는 느낌도 받을 수 있는 매력이 많은 운동입니다."

연맹 사무실이 있는 건물 입구의 빽빽하게 진열된 트로피는 부산 요트의 실력을 증명한다. 전국체전에서 10회 이상 종합 우승을 차지했고, 국가대표팀과 전국 각지의 요트팀 감독·코치 등 지도자도 부산 출신이 많다. 인근 학교에서 관심이 많아 학생 선수 수급도 원활하다. 하 위원장은 "요트경기장과 근접한 학교에서 요트부를 많이 창단하고, 학생들이 오전 수업을 마치고 오후에 훈련하러 이곳을 찾는다. 취미 삼아 주말반에서 운동하는 학생도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조건이지만 한국 해양레저산업이 발전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조건이 많다. 대표적으로 요트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일반적인 생각도 한몫한다. 하 위원장은 "고급스럽고 돈이 많이 들 것이라는 편견도 있는데, 이번 세일링위크를 보고 요트학교에서 하루 1만 원만 들여 배워보면 생각이 바뀔 것"이라고 자신했다.

1년 중 가장 큰 행사를 앞둔 하 위원장의 꿈은 아시아 세일링위크를 세계적인 대회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그는 1882년부터 시작돼 세계에서 가장 큰 참가 규모를 자랑하는 독일의 '킬위크'를 예로 들며 각오를 다졌다. "아시아 세일링위크를 요트인들이 나가보고 싶은 대회,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인 대회로 꼭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