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이사장은 "보통 파티플래너나 웨딩플래너, 이벤트 진행자들은 혼자서 일하는 사람이다. 이런 분들이 함께 일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아 지난해 4월에 부산파티웨딩문화협동조합을 설립했다"며 조합을 만들게 된 취지부터 풀어냈다. 당시는 정 이사장까지 5명으로 시작했다. 그는 "2007년 돌잔치 플래너로 일을 시작하기 전 9년간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일했다. 휴대전화, 전자제품 매장 등을 주로 담당했다"고 했다. 이렇게 매장을 새로 열게 되면 이벤트도 같이 많이 진행한다. 그때 디스플레이 업무를 하면서 이벤트 기획에도 눈을 뜨게 된 셈이다. 정 이사장은 "성격이 활달하고 사교적인 편이다. 거기다 행사를 진행하면서 느꼈던 기분 좋은 긴장감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아예 파티기획과 웨딩 플래너 등을 더 공부해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합이 이번에 진행한 부산드림결혼식은 팀당 200만 원 정도를 부산시가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부산에 사는 40세 이하의 예비 부부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정 이사장은 "부산시 여성가족국 출산보육과에서 출산 지원책의 하나로 마련한 사업이다. 오는 12월 13일까지 총 34쌍이 더 지원받을 수 있다"고 했다. 지원 내용은 신부 드레스, 신랑 턱시도, 헤어·메이크업, 사진 촬영, 예식장 조성까지 결혼식 본식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그는 "600만 원 이하의 결혼식을 스몰웨딩이라고 한다. 결혼식장 대관에 100만 원, 본식 진행에 200만 원, 100명 기준으로 식사에 350만 원, 신혼여행비 100만~ 200만 원하면 벌써 700만~800만 원으로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중에 본식 진행을 완전히 지원받을 수 있으니 예비부부들에겐 큰 혜택"이라며 많은 참여를 부탁했다. 참가 방법은 부산시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정 이사장은 "예비부부가 사연을 올리면 내용을 보고 결정한다. 향후 지원자가 많아지면 클릭 수도 선정 조건에 포함할 예정"이라며 "참가 마감을 9월 30일로 예정하고 있다. 결혼식 준비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래야 12월 13일까지 예식이 가능할 것"이라고 팁을 줬다.

정 이사장은 "지난 3월 시에서 시행자 공모가 발표되고 우리 조합이 선정된 후에 선정 이유를 시에 물어봤다. 그랬더니 결혼과 관련된 사람들이 한데 모여 있는 조합이라는 점이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하더라"며 조합 설립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그는 "웨딩홀에서 치러지는 결혼이 아니라 부산의 명소나 공공기관에서 열리는 결혼식이다. 그래서 선정되신 분들을 만나 이런 형식의 결혼식에 동의한다는 서약서를 받는다"고 알려줬다. 아직 한국에서 결혼식은 양가 부모의 행사라 생각하는 부분이 있어 문제의 소지를 미리 방지하는 셈이다. 그러면서 "이런 기회를 더욱 많은 분이 누렸으면 한다. 그러면 이렇게 탄생한 부부들에게서 더 많은 아이가 태어날 테니 모두가 윈윈하는 프로젝트"라며 활발한 참여를 부탁했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