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울경 지진관측소 확충
- 조기경보 발표 시간 단축
- 부산 영향예보 서비스로
- 자연재해 피해 감소 기대

“날씨 예보에 있어 불확실성은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끊임없이 예보의 정확도를 높이고 수정예보를 제공해 오차를 줄이는 등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정준석 부산기상청장은 “지진조기경보를 위해 현재 20곳인 부울경지역의 지진관측소가 내년에는 32곳으로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순용 선임기자

최근 부산기상청장에 임용된 정준석 신임 청장을 부산 동래구 청장실에서 지난 17일 만났다. 미국 예보관련 연구소에서의 연구경력을 비롯해 기상청 내 예보관측 분야에서의 오랜 경험을 쌓은 만큼 기상예보에 큰 애착을 드러냈다.

날씨 오보에 대한 비난은 계속 있어 왔지만 최근 국지적 집중호우 등과 같은 과거에 없었던 기상 현상이 빈번해지면서 오보가 이어지자 또다시 시민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에 정 청장은 “최근 여름철 국지적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하면서 예보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예보 기간이 길어질수록 정확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어 끊임없이 수정예보를 제공해 오차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중요행사나 일정이 있다면 수시로 발표되는 예보를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오후 경북 포항에서 역대 두 번째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해 9월 경주 지진 등 잇단 지진으로 전국에 조기경보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다. 정 청장은 “지난해 경주 지진을 계기로 내년까지 지진 관측소가 현재 206개에서 314개소로 확충될 계획이다. 부산기상청이 관할하는 부산 울산 경남지역에는 현재 20개에서 12개가 추가 설치돼 내년 초부터는 총 32개의 관측소로부터 자료를 수신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지진 발생 후 9분이 지난 뒤에야 긴급재난문자가 전송됐으나 올해는 지진 발생과 거의 동시에 이뤄졌다. 그는 “기상청에서 지진 감지 후 이를 국민안전처에 전달해 다시 검증을 받고 국민에게 긴급안내문자를 보내는 이중 체계로 인해 시간이 많이 걸렸다”며 “이를 보완하려고 관할 업무를 기존 국민안전처에서 기상청으로 단순화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뿌듯해했다.

지진 규모가 리히터 5 이상으로 판단될 때 지진 조기경보가 발령되는데 지난 7월부터 지진 조기경보 발표 시간이 관측 후 기존 50초에서 15~25초로 단축됐다. 전국 지진관측망이 확충되는 내년 말에는 7~25초로 단축될 전망이다.

정 청장은 본청 내 예보 연구 및 실무 분야에서 주로 근무한 까닭에 지역 청장으로 업무를 보는 것은 처음이다. 그는 “부산은 남해와 동해가 접해 있어 다양한 해양산업이 발달한 도시다. 이에 맞춰 1990년대 중반 본청에도 없는 해양기상과가 부산기상청에 신설됐으며 특화된 항만기상정보를 전국 최초로 시행, 운영해오고 있기도 하다”며 부산의 기상예보 특성을 소개했다. 부산에서 출발한 항만기상정보 제공은 지난 8월부터 전국 53개 항으로 확대 시행되고 있다.

그는 “부산은 지형적, 대도시적 특성을 모두 갖고 있어 집중호우나 폭염이 발생하면 타 지역에 비해 피해가 큰 편”이라며 “2020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영향예보의 시범서비스가 올해부터 부산지역의 호우 및 폭염의 맞춤형으로 실시되고 있어 향후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정 청장은 “한계가 있는 정보라도 가공력과 예보빈도를 높이면 예보의 활용도는 높아지고 오차도는 떨어진다”며 “지역 주민의 시각에서 정보를 해석하고 제공하는 지역 맞춤형 서비스로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이 고향인 정 청장은 부산고, 서울대 대기과학과를 졸업했으며 기상청 예보국장, 기후과학국장, 총괄예보관 등 핵심보직을 거쳤다. 2008년 국무총리 표창과 2014년 녹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조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