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년 전 장애인 권익 보호위해
- 복지tv 시작, 공익채널 선정
- 안정적인 수익원 필요해
- 연설문 서비스 사이트 개설
- 장애인 평생교육대학 설립 꿈

12월도 며칠 남지 않았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송년회 건배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많다. 자기 PR(홍보)이 대세인 시대이지만 ‘하고 싶은 말을, 똑 부러지게, 잘 전달’하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각종 행사 전 입맛에 맞는 인사말, 연설문 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면 대중 앞에 섰을 때의 부담감은 한결 줄어들 것이다.

복지 tv 부울경 방송 김명수 대표는 “배움에 열정을 가진 장애인들이 무료로 교육받을 수 있는 대학을 설립해 자립의지를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서순용 선임기자

‘복지 tv 부산 울산 경남 방송’ 김명수 대표가 최근 마이콘텐츠닷컴을 만들었다. 동창회, 향우회, 이사회 등등에 활용할 수 있는 수만 건의 연설문을 다운로드 할 수 있는 이 사이트는 다양한 구독자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다.

12일 부산 동구 초량동 방송국에서 만난 김 대표는 “20년 전 ‘김명수의 발표력 교실’이라는 스피치 프랜차이즈 학원을 부산 경남 울산에서 운영했다. 이후 인터넷 교육 방송국을 경영한 노하우를 담아냈다”며 “연설문을 작성하는 분 중 IT(정보통신)에 취약한 사람이 많고, 반대로 IT 전문가는 연설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아 둘의 약점을 보완하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2008년 부울경에서 방송을 시작한 복지 tv는 장애인 권익 보호 방송이다. 청각 장애인을 위한 24시간 수화자막 방송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 방송 등이 주요 내용으로, 전체 방송분량의 51%가 장애인을 위한 내용이다. 또 장애인 리더십 교육,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문화공연 등 다양한 활동이 바탕이 돼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공익채널로 선정됐다. 이 같은 복지 tv의 방향성과 연설문 사이트 개설이 선뜻 연결되지 않았다.

김 대표는 “방송국을 운영하는 게 만만치 않다. 각종 기업의 홍보 동영상 제작, 축제 기획 및 영도다리 가요제 주최 및 행사 중계방송 등이 주요 수익사업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장애인을 위한 고품격의 방송을 지속적으로 제작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익원이 필요하다. 오랜 고민 끝에 정치인 스피치 강사로 활동한 경력과 전공(디지털미디어)을 살렸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1992년 대선은 물론 2000년 총선 당시 출마자들의 정책기획 및 자문 등을 맡아 연설문을 작성하거나 이벤트 등을 기획했다. 막힘 없는 유려한 말솜씨를 가진 그가 정치와 더 어울리는 것 같다고 하자 “정치하는 사람들이 말 그대로 정치에만 관심이 있고 정책에는 무관심한 모습을 보여 실망한 적이 많다. 현재로서는 별 관심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방송국을 운영하면서 장애인의 인권과 권익 실현을 위해 노력하게 됐다는 그는 인터뷰 내내 ‘문화복지’를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사회복지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장애인들의 문화복지는 갈 길이 멀어요. 영화관이나 공연장 등에 장애인을 위한 공간은 없거나 시늉뿐입니다. 복지에 문화의 옷을 입히는 문화복지가 실현돼야 합니다.”

‘장애인 평생 교육대학’ 설립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힌 김 대표는 “배움에 대한 열정과 희망이 있는 장애인들이 무료로 교육받을 수 있는 대학을 설립하고 싶다. 경증 장애인을 전문화시켜 이들이 중증 장애인을 교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그들의 자립의지와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부경대를 졸업하고 동의대 대학원에서 공학(디지털미디어) 박사 학위를 취득한 김 대표는 부산 정보산업진흥원 이사, 부산 교통공사 비상임 이사, 한국문화복지진흥협회 회장, 희망복지영남방송㈜ 대표 등을 두루 맡았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