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7년 호텔신라 입사·근무
- 일본 대학 들어가 경영 공부
- 웨스틴조선 총지배인 또 맡아
- 부산 이미지 높일 혁신 준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말은 새로운 시작을 위해 새 사람을 기용할 때 흔히 쓰는 말이다. 하지만 어떤 때는 ‘구관이 명관’이라며 지난 사람이 더 나았다는 얘기도 한다.

노상덕 총지배인이 총지배인이 가져야 할 덕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최근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의 총지배인이 바뀌었는데 이미 그 자리를 경험했던 이가 다시 왔다. 한 번 해본 일이니 업무의 연속성이나 숙련도는 걱정할 게 없지만 새로운 분위기를 불어넣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같은 자리에서 두 번째로 일하게 된 노상덕(56) 총지배인을 만나 앞으로 호텔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노 총지배인은 “송별회 자리에서 제가 ‘I will be back’이라고 했는데 정말 말이 씨가 되었는지 다시 돌아왔다”라며 웃었다. 그는 2013년부터 2년간 부산 웨스틴조선호텔 총지배인으로 근무했다. “지금은 그때와 환경이 또 많이 달라졌다. 비즈니스호텔을 비롯해 새 호텔이 생기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분명히 공급이 수요를 끌어내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 있어 했다.

그는 1987년 호텔신라에 입사하면서 총지배인이라는 직책을 알았다고 했다. “호텔 업계에선 GM(General Manager)이라고 짧게 줄여서 부르는데 입사 후 나도 GM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가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남 산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처음 취업하면서 가졌던 그 포부를 이루려고 일본의 대학에서 경영학으로 학위를 받고 다시 호텔업계로 돌아왔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노 총지배인은 “가끔 호텔경영학과 학생들에게 특강을 가면 이 이야기를 빼놓지 않고 한다. 자신이 무엇이 되어야겠다는 목표를 가지라고. 그게 있어야 자신도 모르게 거기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게 된다”고 했다.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은 오는 6월이면 창립 40주년이 된다. 리노베이션에 관한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그는 “리노베이션에 관해 아직은 확정된 부분이 없어 많은 말씀을 드릴 수가 없어 아쉽다”며 조심스러워 했다.

그는 “하지만 우리 호텔이 부산의 마이스 산업이나 관광에 큰 역할을 하고 있고 앞으로 이 역할이 확대되리라는 것은 확신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특급호텔의 추세는 데스티네이션 호텔이다. 그 지역에 방문해 숙소가 필요하므로 어떤 호텔에 묵을까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호텔에 머무르고 싶어 그 지역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개념으로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분위기가 있다. 노 총지배인은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서 계획이 구체화되면 알려드릴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기자에게 총지배인이 어떤 일을 하는 자리일 것 같냐고 되레 질문했다. 그러더니 “총지배인은 첫째는 직원들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두 번째가 고객이고 세 번째가 돈을 벌어다 주는 일”이라고 했다. 노 총지배인은 “호텔업계는 아직 노동집약적인 산업이다. 일하는 사람이 행복해야 고객에게 감동과 행복을 주는 서비스를 할 수 있다. 그게 진짜 서비스이지 입에 발린 미소만 짓는다고 되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고객 감동은 호텔리어로서 가져야 할 사명이고 수익을 내는 것은 경영하는 사람의 책임이라고 했다.

노 총지배인은 “서울, 미국, 일본 등지에서 생활해 봤지만 부산만 한 곳이 없었다. 부산의 관광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되는 호텔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