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문행사 등 늘려 외연 확대

- 졸업생 사회진출 적극 지원 

- 임기 내 동문회관 건립 계획

- 멘토링·해외연수 프로그램도

2016년 10월 부산대 학생식당에 ‘1000원의 저녁식사’가 등장했다. 공부와 취업 준비로 하루하루 쫓기듯 지내는 학생들이 얇은 지갑 사정 때문에 끼니 때우기가 고민이라는 얘기를 듣고 ‘잘나가는’ 졸업 선배가 5000만 원의 통 큰 발전기금을 내준 덕분이다. 그는 직접 ‘학식’을 맛보러 온 자리에서 “내년에도 또 해달라”는 후배의 당찬 요구에 흔쾌히 “오케이” 하고 5000만 원을 추가로 내놓기도 했다.

후배에 남다른 애정을 보여준 이 선배는 바로 박종호 센텀병원장이다. 그가 이번에는 동문을 위해 일하겠다며 지난달 제39대 부산대 총동문회장에 올랐다. 임기는 2년. 앞으로 22만 명의 동문을 위해 어떤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지 지난달 31일 부산 수영구 센텀병원 원장실에서 만나 들어봤다.

그는 먼저 “지난해 말 10대 그룹 사장 승진자 가운데 서울대(41%) 다음으로 부산대(18%) 출신이 연세대와 함께 두 번째로 많다는 보도를 접했다”며 “정치 경제 사회 의료계 등 각 분야에서 활약하는 동문을 대표하게 돼 영광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학생, 교수와 함께 명문대를 만드는 한 축으로서 총동문회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다짐했다.

“명품은 단순히 좋은 재료로 멋진 물건을 만들었다고 붙여지는 이름이 아닙니다. 그에 못지않게 사후관리도 중요하죠. 명문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산대에 들어온 우수 인재를 학교에서 훌륭하게 키워내면, 우리 동문회는 이들이 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돕겠습니다.”

그는 총동문회장에 취임하면서 ‘동문 간 소통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부산대는 유독 동문의식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오고 있다. 박 회장은 “졸업생이 울산 창원 구미 등지의 기업 전선으로 많이 빠져나가면서 교류가 적은 탓이 크다고 본다”며 “온·오프라인 회보를 발행하거나 SNS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소통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며 공감했다. 또한 학부생뿐 아니라 석박사, 단기연수과정 등으로 대학과 인연을 맺은 모든 이들을 동문으로 확보하고, 음악회나 전시회 등을 통한 동문 행사를 늘려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임기 내 동문회관을 짓겠다는 얘기도 나왔다. 총동문회뿐 아니라 단대 동문회 사무실을 한곳으로 모아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남는 공간을 활용해 임대 수익금을 남겨 동문 사업이나 장학금으로 사용한다는 구상이다. 멘토링 사업이나 해외 연수 프로그램도 진행할 생각이다. 이때 박 회장은 동문회관을 ‘부산대스럽게’ 짓겠다는 표현을 썼다. 동문회관이라는 이름으로 크고 화려하게 세우기보다는 동문 간 소통의 장이라는 기능에 집중할 수 있도록 소담하게 짓겠다는 설명이다. 

동문들의 적극적인 동문회 참여를 독려하는 그는 “지방분권 시대에 거점대학인 부산대가 성장해야 부울경 지역도 함께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많은 동문의 지원과 관심을 바란다”며 “후배들은 훌륭하고 든든한 선배가 많으니까 열심히 공부하고 자긍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1981년 부산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박종호 총동문회장은 1989년 부산백병원에서 정형외과 전공의 및 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2년부터 현재까지 부산센텀병원 병원장을 맡고 있으며, 대한정형외과학회 부울경지회장 및 대학정형외과학회 이사, 부산동부지검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5년에는 ‘제12회 자랑스러운 부산대인’을 수상했다.  

최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