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초로 발포제 국산화
- 직접 발로 뛰며 거래처 확보
- 취임 후 매출 1687억 달성
- 사람 중심 신규채용 적극적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으로 화학전문 100년 기업을 만들겠습니다.”

류광지 ㈜금양 대표는“우수한 직원들과 함께 끊임없는 혁신과 개혁으로 화학제품 제조업계의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고 말했다. 서정빈 기자

부산 사상구에 있는 화학제품 제조업체 ㈜금양을 이끄는 류광지(53) 대표는 자신감에 찬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사드 여파로 어려움을 겪은 중국의 국영기업 ‘청해염호공업유한회사’와 맺은 합작투자가 정상 궤도에 올라서면서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류 대표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졌다. 류 대표는 중국과 미국 등지로 1년 중 200여 일을 해외시장 개척에 나설 정도로 열정이 넘친다.

1955년 금북화학공업㈜으로 시작한 금양은 회사 설립 이후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사카린을 국내 처음으로 국산화한 데 이어 국내 최초로 발포제 국산화에 성공해 발포제 관련 산업에 핵심 역할을 했다. 금양의 발포제는 합성수지 또는 고무 등과 같은 고분자 재료에 배합해 열분해로 가스를 발생시켜 스펀지 제품을 제조하기 위해 첨가하는 화공약품이다. 자동차의 도어 패널과 신발 밑창, 층간소음재 등에 사용된다.

그러나 IMF사태 등 대내외 여파로 발포제 시장이 침체하면서 회사 매출이 급감했다. 대표는 경영난 극복을 위해 IT기업 인수 등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지만, 2000년대 초반 IT버블 붕괴 등 악재가 겹치면서 350명에 달하던 직원 수가 80명으로 줄어들 정도로 회사 사정은 더욱 어려워졌다.

2001년 만신창이가 된 금양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류 대표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해외 거래처를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류 대표는 곧장 유럽과 미국으로 날아갔다. 취임 첫해 류 대표가 찾아간 국가는 50개국이 넘는다. 류 대표의 배짱과 금양의 기술력은 78개국 1980개 거래처 확보로 이어졌다. 취임 당시 300억 원가량이던 매출은 2016년 1687억 원으로 5배가 넘게 급증했다.

류 대표는 “거래처 중 유럽의 거래처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회사가 많다”며 “이런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장인정신과 기술력 확보, 시장개척이라는 노력과 도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매년, 매일 이런 노력과 도전을 하기가 쉽지만은 않았다”며 “회사를 생각하는 직원들의 헌신, 그들과의 팀플레이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류 대표의 가시적인 목표는 2020년 매출 1조 원을 달성해 부산을 대표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금양은 지난해 중국 칭하이성에 있는 국영기업과의 합작 사업을 통해 세계 시장 공략을 추진했지만, 사드 여파로 한중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자금 확보를 위해 올해 초 중국 쿤밍시의 개발 사업 부지를 매각할 정도로 뚝심 있게 중국 사업을 추진해 지금은 발포제 분야 세계 1등 기업이 되기 위한 원동력을 마련하는 성과를 이뤘다. 그는 “중국은 세계 발포제 원료의 90%를 생산하는 자원 대국으로 중국 국영회사와 합작 사업이 완료되면 전 세계 발포제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는 세계 1위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 대표는 긴축 경영으로 신규 채용을 줄이는 다른 기업과 달리 연구 인력 등 신규 채용에 적극적이다. 발포제 분야 세계 1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핵심기술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류 대표는 “기술도 사람이 만들고, 그 기술이 기업의 미래를 만든다”며 “우수한 직원들과 함께 끊임없는 혁신과 개혁으로 화학제품 제조업계의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고 말했다. 1966년 경북 군위에서 태어난 류 대표는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