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개 광역시·도 중 유일 운영
- 위원 3분의 2가 청년세대
- 시민 정책 제안 시책에 반영
- 부산형 시민공론화위 열 것

오거돈 부산시장이 이끄는 민선 7기 부산시정이 가장 강조하는 지점은 ‘시민’이다. 공식 슬로건도 ‘시민이 행복한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이다. 시민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민선 7기 부산시정은 매우 독특한 조직을 가동하고 있다. 부산시장직 시민소통위원회다. 보통 당선부터 취임까지 인수위원회만 가동하는데 시민소통위라는 별도의 조직을 둔 것이다.

전재수 부산시장직 시민소통위원장은 17일 “시민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박수현 선임기자 parksh@kookje.co.kr

현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북강서갑)인 전재수(47) 시민소통위원장은 “시민과의 소통이 전제되지 않으면 부산시가 지향하는 시민 행복은 불가능하다는 취지에서 17개 광역시·도 중에서는 유일하게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모든 시정의 핵심, 출발점이자 결론은 소통이어야 한다는 게 오 시장의 시정철학”이라며 운영 배경을 설명했다.

인수 과정에서 만들어진 시민소통위는 오 시장 취임 이후에도 계속 활동 중이다. 부산시청 1층에 사무실을 꾸리고 시민소통버스를 운행해 부산시 곳곳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한편, ‘OK 1번가’(www.busan.go.kr/ok1st) 사이트를 운영해 시민이 직접 제안하는 정책을 신청받고 있다. 지난달 22일 출범한 시민소통위는 100일간 가동될 예정이다. 전 위원장은 “석 달여간 활동을 마치고 평가한 뒤 시 조직 내 어떤 형태로든 존치할 계획”이라며 “시장 직속 기구로 시민 소통을 전담하는 ‘(가칭)시민행복추진본부’가 꾸려지는데 이곳에 소통위원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80명 정도인 시민소통위원의 3분의 2 정도가 ‘2030’ 청년세대인 것이 독특하다. 청년 소통위원은 국밥집 사장부터 거리문화 예술인, 영화인, 취업준비생, 변호사 등 계층이 다양하다. 전 위원장은 “부산은 언제부터인가 젊은이가 빠져나가는 도시가 됐다. 서울에서는 부산을 ‘노인과 바다’에 비유한다. 젊은 사람이 남는, 미래지향적이고 활기찬 도시를 만들기 위해 청년들이 직접 부산을 디자인하자는 취지로 참여시켰다”며 “이들은 ‘부산시가 우리 말을 안 들어준다. 청년이 이야기할 곳이 없다’고 푸념하더라. 청년들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듣는 것은 물론 청년이 시민의 이야기를 오 시장에 직접 전달하게 된다. 무엇보다 젊은 세대가 소통을 익히도록 해 부산의 미래로 키워내겠다는 의지가 담겼다”고 강조했다.

진정한 소통이란 갈등을 조정하고, 절차에서의 민주성을 회복하는 데 있는데 지금까지 민선 7기 부산시정의 소통 과정을 보면 시민의 요구사항을 듣는 것에만 지나치게 집중한다는 부정적 시각도 있는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전 위원장은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조직도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탓”이라며 “첨예한 이해관계로 갈등을 유발하는 사안을 중심으로는 시민공론화위원회를 열어 지혜를 모으고, 협치기구인 ‘(가칭)부산시민협의회’를 개최해 정책 결정에서부터 집행 과정을 시민과 함께할 것이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다만 시민공론화위는 정부가 가동하는 형태와 다른, 시행착오를 최소화한 ‘부산형 모델’로 운영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전재수 시민소통위원장은 부산 구덕고와 동국대 역사교육학과, 동국대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석사를 졸업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정책보좌관,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실 행정관 및 제2부속실장을 거쳤으며,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를 지냈다.

이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