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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량왜관은 한일교류 역사의 중요한 흔적”

부산초량왜관연구회 강석환 회장

  •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
  •  |   입력 : 2018-08-01 20:06:02
  •  |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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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발족해 130명 활동
- 왜관 관광개발 추진되면서
- 민간 역사문화단체로 주목
- 세미나·답사·간행물 발행 등
- 재미·실속 갖춰 꾸준히 성장

“색안경 끼고 보는 사람, 비판하는 사람이 많았죠. 지금도 많아요. 일제강점기를 겪은 우리나라가 ‘왜(倭)’ 자 들어가는 모든 활동을 싫어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죠. 1876년 강화도 조약으로 초량왜관이 일본인 전관거류지로 바뀌어 일제강점의 전초기지가 돼 버렸지만, 원래 왜관은 270년 한일 교류 역사의 중요한 흔적입니다. 결국은 함께 가야 할 양국이 교린의 역사를 기억하는 것은 미래세대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산초량왜관연구회 강석환 회장은 “한일 양국이 교린의 역사를 기억하는 것은 미래세대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고 강조했다. 서순용 선임기자
강석환 회장이 이끄는 부산초량왜관연구회는 초량왜관을 중심으로 지역사를 공부하는 민간 연구단체다. 최근 부산시가 의뢰한 ‘초량왜관 관광자원화’ 연구용역 보고회가 열리면서 초량왜관을 복원하고 관광지로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자, 초량왜관을 오랫동안 공부해 온 이 단체가 주목받고 있다.

조선 시대 일본인 거주 지역이었던 초량왜관은 중구 신창동, 중앙동, 광복동, 남포동, 대청동 일대 10만 평에 자리 잡고 있었다. 조선 전기 부산포 왜관, 임진왜란 직후 설치된 절영도 왜관, 1607년(선조 40년) 열린 두모포 왜관에 이은 네 번째 왜관으로, 1678년(숙종 4년) 설치돼 1878년까지 200년이나 존속했다. 조선과 일본 간 무역이 성행했을 뿐 아니라, 양국 문인이 만나 필담창화(筆談唱和)를 통해 대화하고 미술품 등을 거래하는 문화 교류가 이뤄진 장소이기도 했다. 연구회는 거의 사라진 초량왜관의 흔적을 더듬으며 의미를 되살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2010년 2월 발족했어요. 발기인이 4명이었고 회원이 열 너덧 명이었는데 지금은 회원 수 130여 명, 연회비를 내는 적극적인 회원이 85명입니다. 전문 연구자부터 사업가, 문화해설사, 여행사 직원, 교사, 주부 등 면면도 다양해요.” 회원 수만 늘어난 게 아니다. 일 년에 두 번 내는 간행물 ‘새띠벌 메아리’를 훑어보면 탄탄히 다져온 내실을 엿볼 수 있다. 올여름에 11호를 냈는데, 초량왜관에 관한 현재까지의 연구가 이 11권에 담겨 있다.

민간 역사문화단체가 이처럼 회원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유지되고 성장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관심 갖기 쉽지 않은 지역사를 다룬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비결요? 우리끼리 늘 하는 말인데 우리 연구회는 놀면서 공부하고 공부하면서 놉니다. 만나서 공부도 하고 일본 대마도, 나가사키 데지마 등 국제교류의 자취를 찾아 답사도 가니까 실속도 있고 재미도 있죠. 한 번 와서 재미있다, 알차다 생각되면 다른 친구도 데려오고. 그렇게 회원이 조금씩 늘어났죠. 대부분 아마추어 연구자지만 공부할 땐 치열하게 합니다. 월 1회 세미나를 하는데 특별강사를 초빙하기도 하고, 회원들이 공부해서 강사로 나서기도 합니다. 이게 회원들에게 큰 자극이 되는 것 같습니다. 고령화시대 은퇴자들의 문화 욕구가 폭발한 것도 회원 증가의 요인 아닌가 싶어요.”

초량왜관만 공부하는 건 아니다. “지역사 연구모임이라고 해야 더 정확할 겁니다. 우리 회원 가운데는 전문적인 초량왜관 연구자 외에 향토사학자들도 있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우리 역사는 모두 중앙이 중심이죠. 지역민을 중심에 둔 역사는 찾을 수가 없어요. 초량왜관이라는 공간을 통해 부산은 조선 시대에 최소 270년 동안 국제교류지였어요. 서울만 쳐다보는 역사에서는 이런 의미를 하찮게 여기죠(당시에도 한양 중심 양반사회는 중대한 외교적 필요에 따라 왜관을 설치했음에도 그 공간을 천시하고, 왜관과 교류하던 지역민을 멸시하는 풍조를 보였다). 지역을 중심에 놓고 역사를 다시 생각하는 것은 지역만이 할 수 있는 작업입니다. 공간 특수성이 있는 부산은 특히 ‘국제교류’라는 중요한 역사를 품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회는 거기에 초점을 맞춰 지역사를 연구하려 노력합니다.”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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