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정 요인 성찰·분석 최우선
- 구성원들 함께 개혁 고심해
- 권위 벗고 수평적 조직 지향
- 김해 의생명단지 적극 동참
- 지역 돕고 취업률도 높일 것”

6개월째 계속된 총장 공백사태를 마감하고 지난 10일 제7대 김성수(59) 인제대 총장이 취임했다. 그를 만나 인제대의 현재와 미래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인제대 김성수 총장이 18일 사랑과 신뢰를 받는 지역선도대학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그간의 총장 부재 기간을 거치면서 생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현안이 무엇인지부터 물었다. 김 총장은 “교육부의 2주기 대학평가에서 역량강화대학으로 지정됐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정확한 성찰과 분석을 우선 해야한다”며 현재 인제대의 상황을 가감 없이 이야기했다. 역량강화대학으로 지정되면 학생 입학정원을 7~10% 감축해야 하는데 인제대는 2021년까지 153명을 줄여야 한다. 김 총장은 “각 학과의 미래발전 가능성, 학과의 역량, 교수와 학생의 의견을 청취해 구조개혁안을 만들어나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개교 이후 처음 받은 평가이기에 학교 안팎으로 충격파가 꽤 컸다. 김 총장은 “총장 선거를 준비하면서 교직원, 학생 등 학내 구성원 100명을 만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었다. 인제대가 나아가야 할 길,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갈 미래가 어떤 것인지 이야기를 들으면서 대학평가 이후를 어떻게 수습할지 큰 그림도 그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학이 권위적 조직이어서는 안 된다. 모두가 함께 서로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하고 협의, 조정을 거쳐 새로운 대안을 만들 수 있는 수평구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경남 김해시가 추진 중인 의생명특화단지에도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인제대는 의생명 분야에 강점이 있고 연구역량도 뛰어나다. 김해시가 주촌면에 조성을 계획 중인 의생명공학센터는 의료, 전자, 공학 기술이 같이 만나야 제대로 만들어질 수 있다”면서 “우리가 가진 인프라로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니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생명특화단지가 활성화하면 인제대 학생의 취업률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 연구 부문의 활성화를 위해 연구비 유치를 확대할 계획도 밝혔다. 김 총장은 “해운대와 개금 백병원에서 연구성과가 뛰어난 교수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들을 더 지원하고 제휴연구를 통해 강점을 가진 항노화와 피부 건강 쪽 프로젝트를 확대하거나 해운대지역의 특성을 살려 국제 의료관광까지 확대할 방안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대학에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강사법에 대한 묘안이 있을까. 김 총장은 “우리 대학뿐 아니라 다른 곳도 대처 방안이 비슷하다. 전임교원이 수업을 더 맡고 수강인원이 소수인 강의와 시간강사 수를 줄이되 강사의 질은 보장돼야 하므로 강사추천제도를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최근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인제대 교수평의회는 김 총장의 자기 표절 논문 중복 게재와 연구비 부당 수령에 대해 성명서를 발표했다. 김 총장은 “자기 표절에 대한 개념이나 지침이 생기기 이전의 일이고 당시 관행이었으며, 총장 후보 당시 자진해서 후보추천위원회에 내용을 제출했다”면서 “추천위의 엄격한 검증을 통과했으므로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김 총장은 낮은 자세로 학교의 심부름꾼이 돼 학교를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는 2029년이면 개교 50주년이 됩니다. 사랑과 신뢰를 받는 지역선도대학으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입니다. 대학의 가장 큰 심부름꾼으로서 다양한 의견을 듣고 같은 곳을 보면서 구성원과 함께 가는 총장이 되겠습니다.” 김 총장은 대구 출신으로 인제대 기획홍보처장, 대외교류처장을 거쳐 대통령 직속 원자력안전위원회위원, 인제대 인문사회과학대 학장을 역임했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